저는 96년 1월부터 98년 3월까지 6사단 전차대에서 조종수로 근무한 사람입니다.
탈영병 얘기가 나와 좀 놀랐어요...대충 기억나는게 97년 10월쯤으로 기억하는데
전차훈련(TCQC)때문에 부대가 좀 바빴습니다.
신병 조종수들 조종교육시키느라 주행교장 먼지 뿔뿔날리고
추워지는 날씨에 전차 엔진내려 손에 오일 묻히면서 정비하느라 입에 씨발씨발을 달고 살고...
어느날 대충 점심때로 기억하는데 점심먹고 정비계속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md500인지 뭔지 잠자리 같이 생긴 헬기가 하얀 연기를 뿜으면서 우리 중대(3중대)연병장으로 불시착 했어요.
부대원들은 다들 놀라서 헬기 구경하러 모여들고
조종사로 보이는 소령은 놀라고 열받고 아주 흥분상태로 행정반에 들어와서 전화 걸고...
부사관들이 그 분한테 경례해도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아예 눈에 초점이 없었고.
아무튼 바로 옆 전투 지원중대 이등병인가 일병인가가 탈영했다고 들었는데 출신지가 부산인가?
헬기로 그놈 엄마와 애인을 데려와서 한명씩 태우고는 "아들아 빨리 돌아와라 다 용서해 준다 안카나..."이런 방송을 해댔는데 좀 웃겼음.
그놈이 k2한정하고 아예 탄통을 가지고 탈영했다는 소리를 듣고 우리 중대도 중대장이 비상명령 내려서 나중에 잠도 못자고 좀 고생했었습니다.
다음날인가? 하루 지나고 잡혔던 것으로 대충 기억하는데 식량이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뭐 건빵봉지를 미끼로 떨어뜨려 놨는데 그놈이 건빵을 가져가는 바람에 위치가 노출되어 잡혔음.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 중대가 나 말년에 구타 사건때문에 일이 터져 일병 군기 선임과 상병 선임 이렇게 5명 영창갔는데 거기서 재판 대기 하고 있던 그놈을 만났다는 것임.
같은 영창방? 을 쓰고 있던 우리 일병 선임놈이 물어봤다고 함. 어떻게 헬기를 맞췄냐고...
당시 그놈은 짱방이라고 해서 나름대로 대우받고 있었는데 그놈이 하는말이 "맞출려고 맞춘게 아니라 하도 헬기에서 지랄하기에 그냥 하늘에 대고 3방정도 쐈는데 그게 맞았다고 자신도 좀 억울하다고..."ㅋㅋㅋ

애인이 변심한것도 아니고 집안도 부산에서 꽤 잘살던 놈인데 그런 이상한짓을 한것 보면 군대가 멀쩡한 사람도 이상하게 만드는 곳 같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