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군단 예하 공병부대에서 군복무를 마친 05군번 배병장입니다.
안 힘든 군생활한 예비역이 어디있겠냐만은 군생활이란 저에게 매우 힘든기간이였습니다.
입대전에 군대란 전투기를 몰며 멋지게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철책을 쓰다듬으며 해지는 노을을 보는 멋진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군생활을 해보니 내가 군역을 하고 있는지
고구려시대 노역을 하고있는건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그 피토하는 많은 작업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군단본청에 노후화된 배관을 교체하는 작업이였습니다.
본청 지하실 밑에는 pt실이라고 있는데 이곳은
사람이 다니는 곳이 아니라 배관을 위한 공간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다니기에는 협소하였습니다.
외부업체 아저씨들이 배관을 짤라놓았습니다.
배관안에 있던 모든 똥물들이 바닥에서 유리솜과 함께 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유리솜은 동파를 방지하기위한 보온솜인데 인체에 닿으면 암을 유발하는 물질입니다.
닿으면 따갑기도 무척따갑고 유리가 피부안에 박히는 그런 물질입니다.)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좁아서 전우들과 함께 오리걸음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양수기는 쓰지도 않고 눈삽으로 똥물을 외부로 퍼나르고
무거운 관을 밖으로 빼내었습니다.
10여일간에 작업끝에 남은건 온몸에 생긴 딱지뿐이였습니다.
유리솜 해체 작업은 노가다 아저씨들도 일당 20준다해도 거절하는
그런 작업입니다. 그걸 저와 전우들은 최저시급보다 안되는 일당을 받고
10여일간은 온몸에 상처를 남기면 한것입니다.
작업 7일정도에 시궁창물에 젖은 생쥐마냥 밖으로 나와 숨을 돌리고 있을때
저멀리서 소령한분이 다가오셔서 뭐하냐고 물어보시길래
이러저러한 작업중이라고 대답해드렸습니다.
그 소령님은 혀를 쯧쯧차시더니 구수한 사투리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쯧쯧 , 총질하라고 뽑은 장병들을 개처럼 부려먹으면 쓰나. 빌어먹을 놈에 군대일세
옛다 이거 뭐 별로 안되지만 담배한갑씩 사서 피고 맛난거 사무라.\'
하시면서 수중에 오만원을 저희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어찌나 고맙던지 눈물이 날 지경이였습니다.
간부는 다 나쁜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장병들의 노고를 알아주는 분이 있다니 정말 감사한 분이였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계신지는 알수 없지만
정말로 하시는 모든일이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