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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7장: X. 질투는 음부같이 잔혹하며...(8-9화)

Heil(77.182) 2020.05.18 06: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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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X. 질투는 음부같이 잔혹하며 불같이 일어나니.(8-9) 


이 글을 유심히 보던 분들은 필자가 붙여놓은 각 글의 제목에서(제목 앞의 저 A, B, C 와 이 글이 X라는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걸 통해서.) 어떤 암시를 느꼈을 것이다. 이제 이 드라마의 전체구조를 제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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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드라마 전체가 동심원 구조로 나타난다. 우리는 이제까지 A부터 C까지의 대략을 다루었는데, 동심원 구조에서 X는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모티프들이 나타나는 곳이며 전체 이야기의 반환점이기도 하다. 전반부에서 ()해영과 그녀의 죽음의 문제가 도경과의 만남을 통해 해결의 열쇠를 찾게 되었다.(B) 그러나 ()해영의 등장을 통해 삼각관계의 갈등이 나타나기 시작했고(C), 지난 7화의 암시대로 8화부터는 ()해영의 옛 약혼녀인 한태진까지 이야기의 중심부에 들어와 인물간의 삼각관계 갈등이 가장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X) 특히 앞에서 필자는 초반부에 해영의 문제가 자세히 다루어진 반면, 도경의 문제에 대해서는 작가가 극의 중반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을 은폐해 두고 있다고 하였다. 7화부터 조금씩 도경의 진짜 문제가 암시되기 시작했는데 극의 초반에 부각된 해영의 죽음의 문제와 대응되는 데칼코마니 구도로 도경의 죽음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 의도적인 균형을 설정해 놓은 것이다.

이제 드라마의 중심부, 유튜브 조회수 100만 위엄의 벽드씬 장면이 있는(9) 8-10화에 다다랐다. 8-10화 역시 지금까지처럼 8, 9+10화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8-9 5-7화처럼 다소 복잡한 선형 교차 구조와 동심원 구조가 복합되어 있다. 먼저 동심원 구조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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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특기할 수 있는 것은 이 교차 구조에 다양한 인물들개입되어 있다. 도경과 ()해영 그리고 ()해영 뿐 아니라 한태진이 중심 인물로 드러나기 시작했고 심지어 B B’를 통해 이제까지는 개그캐 속성에 관계가 애매했던 수경과 진상의 이야기도 본격적인 진전을 맞는다.

A A’의 대응을 통해 8-9화에서 사실상 ()해영-박도경-()해영의 삼각관계의 갈등 종결된다. 탁구를 치며 관계를 다시 정리하자 제안한 ()해영의 말처럼, 도경은 ()해영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그 말대로 그녀와의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하는데, 과거 도경이 ()해영에게 청혼의 소원을 말하기 위해 탁구를 연습하여 승리했던 모습을 생각하면, (10화에서 희란의 말대로 도경의 성격다운 깔끔한 관계정리를 위해) 그가 굳이 ()해영을 찾아가 탁구를 치고, 승리한 모습은 그가 ()해영과 함께하고자 하는 소원을 피력한 것과 다를 바 없다.(심지어 그는 앞서 ()해영에게 변태 같지 않아? 우리 둘이 탁구 치는 거. 오바야라고 거절 의사를 표현한 바 있다.) 또한 C-X-C’에 이르는 내용을 통해 박도경-()해영-한태진의 새로운 삼각관계의 갈등구도시작된다. 도경과 해영의 일화를 계속해서 마주보기 구도로 제시하는 이 드라마의 기본 전략에 따라, 8화의 초반부에 도경은 ()해영과, ()해영은 태진과 각각 조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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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삼각 관계의 갈등   


7화에서 도경은 금해영의 파혼 사건의 진실에 허지야가 개입되어 있음과 ()해영이 그녀에 대한 자신의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견딜 수 없어서 자신을 떠났음을 알았다. 도경은 그녀를 만났고, 그 측은지심이 그녀에 대한 사랑이었음을 말했다. 그러나 금해영은 불쌍히 여겨지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그렇게 보는 건 더 싫다고 대답했으며, 서로를 생각할 때 더 이상 화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마지막을 다시 만들자 제안한다. 과거의 추억을 함께 만들었던 탁구를 치면서.


회사에서 ()해영은 또 다시 ()해영과 비교 당하며 수경에게 갈굼을 당했으며 ()해영으로부터 정리할 것이 남아 있어서 당분간 도경과 좀 만나려 한다는 말을 듣는다. 이미 도경에게 자신이 결혼할 뻔한 ()해영과 더럽게 깊게 얽힌 여자라는 이유로 면전에서 까인데다 ()해영으로부터 도경과 만나고 들어온 걸 듣게 된 ()해영의 입장에선 이제 도경의 마음이 다시 ()해영에게 돌아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 와중 그녀는 버스정류장에서 태진을 만나게 된다. 7화의, 진상의 사주로 공기태 변호사가 해영을 헌팅한 장면과 대응을 이루는 부분이다.(배경이 둘 다 버스 정류장이다.) 배경의 결혼해.’ 라고 씌여진 결혼 정보회사 광고 연출은 해영과의 결혼을 일방적으로 파혼한 태진이 그녀와 재회하는 장면을 더욱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게 만들며, 어색한 기류 속에 인사를 나누다가 습관적으로 튀어나온, 언제 한번 밥 먹자는 말을 즉시 얼버무리는 해영이지만, 태진은 전화할테니 그러자며 자리를 떴다. 그리고 그 순간 태진의 차에 있던 여비서가 고개를 내밀어 자신을 바라보며 빵긋 웃는다. 여전히 해영은 태진이 왜 자신과의 결혼을 파혼했는지 진짜 이유를 모르는 상태다. 2화에서 동일하게 버스 정류장 앞에서 만났던 태진의 친구 이찬수는 태진이 잘 지내고 있다 말했었다. 그리고 5화에서 1급수, 3급수 물고기 운운하며 태진 역시 결국 그도 자기 급수의 여자를 찾아갔던 걸까?” 했던 자신의 말을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지금 태진 옆에는 왠 여자가 앉아 있다. 결혼 전 날 자신을 찬 남자는 다시 불행해진 자기와는 달리 새로운 여자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는 듯하다. 더구나 앞서 회사에서 있었던 프레젠테이션에서 ()해영과의 비교 가운데 느꼈던, 한식을 좋아하는 자신의 주장이 평가절하 당했다는 비참함은 이 남자가 말했던, (한식을 좋아하는) 자신이 밥 먹는게 꼴배기 싫어졌다는 과거의 말과 맞물려 자신을 더더욱 가치 없는 사람처럼 느끼게 만든다.


홀로 남겨져 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는 현재, 그녀는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 술을 찾는다. 그리고 정신줄을 완전히 놓은 상태에서 또 다시 삶의 의지를 잃어버린채 무단 횡단을 하게 된다. 환시를 통해 해영이 있는 장소를 찾아낸 도경은 그녀를 발견하고 작중 처음으로 오해영의 이름을 힘껏 부르지만 ()해영은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마치 학창 시절에 친구들이 불러주었던 오해영의 이름이 열에 아홉은 자신을 부르는 것이 아니었듯이. 지금 ()해영은 도경이 부르는 오해영이 자신이 아닌 ()해영이며, 이제 그의 마음 속엔 ()해영이 들어와 있다고, 또다시 학창 시절처럼 자신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날 밤, 폭식 후 먹은 것을 토해내며 잠자리에 누운 해영은 이제 도경이 자신의 삶의 등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듯 스탠드를 꺼버렸다. 여전히 약을 챙겨주는 도경이었지만. 도경은 그녀가 그날 태진을 만나 받은 상처보다, 자신을 거절하고 ()해영을 만나기 시작한 도경에게 더 큰 상처를 받았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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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음부같이 잔혹하며 불같이 일어나니


이 소제목은 구약성서의 남녀간의 사랑노래인 아가서의 유명한 구절이다… 8-9화 또한 다소 복잡한 선형 교차 구조와 동심원 구조가 복합되어 있다고 말했는데 서로의 연적과의 적대적인 만남으로 시작하는 8, 9화의 선형 교차 구조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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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과 관련된 시나리오 1화에서 암시된 ()해영의 파혼 사건의 진실이 점점 더 높은 단계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크레센도 형식으로 전개된다. 이에 따라 8화와 9화 앞 부분엔 서로 연적의 위치에 있는 도경이 태진에게, ()해영이 ()해영에게 정당성 없는 가해를 시도하는 것과 함께(A b-A’ b) 해영의 부모가 그녀의 파혼과 관련한 2단계(6화에서 해영의 작은 엄마의 말을 통해 암시되었듯이, 실은 해영이 아니라 태진이 결혼을 파토낸 거였고 해영은 자신의 창피함을 감추기 위해 사실을 은폐한 거였다.) 진실을 알게 될 뿐 아니라, 태진을 통해 해영과 그녀의 부모 모두 3단계(태진이 해영과의 결혼을 파토낸 이유는 해영이 싫어져서가 아니라 자신의 사업이 망한 상태에서 구속될 위기에 처했었기 때문이다.)의 진실을 알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A a-A’ a) 또한 도경으로부터 마음을 거절당한 해영은 이제 도경과 마주한 공간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이로써 도경은 ()해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며(B-B’)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의 버려짐이 곧 사망 선고라는 이 드라마의 모티프에 따라 자신의 교통사고의 환시와 충격을 보기 시작한다. 이 교통사고의 환시의 의미를 알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중, 도경은 해영과의 벽 키스의 환시(그리고 현실화)를 보게 된다.(C-C’)


알려지는 2,3단계의 진실.

이제 비로소 극의 갈등을 심화시킬 한태진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 구치소에서 이렇게 빨리 나올 줄 알았으면 해영씨에게 좀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어도 됐겠다고 이찬수는 말했다. 그는 엎지러진 물을 주워 담아 해영과 재결합을 시도하고자 노력한다.

한태진의 캐릭터 분석은 이후 추가로 다룰 계획이지만,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해영과의 거울 구도를 살펴보자. ()해영의 캐릭터 분석 때 말했듯이 그녀는 태진과 사귀던 당시 자신을 1급수인 그에게 맞추기 위해 연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고, 태진이 파혼했을 때, 자기가 못나서 차였다는 창피함을 견딜 수 없어 사실을 은폐하였다. 즉 해영 편에서는 그의 앞에 솔직한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이것은 한태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의 사업이 망해 구속될 위험해 처했기 때문에, 역시 창피함을 견딜 수가 없어 결혼식 하루 전날 ()해영을 차 버렸다. 먹는 게 꼴 배기 싫어졌다는 되도 않는 말과 함께.

해영의 말대로 그는 해영보다 자기 자신의 자존심이 더 중요한 남자였으며(9) 이 둘의 관계는 솔직하지 못함으로 서로간의 진심을 들을 수 없었던 관계였던 셈이다. 해영이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부모에게도 파혼사건의 진실을 은폐해 버렸듯이, 태진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의 엄마는 태진이 파혼 당해 다친 감정을 추스리고자 여행을 다녀온 줄 알고 있었다. .

이러한 왜곡된 사실 인식은 진실과는 달리 해영의 부모를 가해자의 편으로 태진의 엄마를 피해자의 편으로 만들어 놓았다. 태진의 엄마는 태진과 해영의 결혼을 다시 성사시키려 해영 엄마에게 전화를 하였고 해영을 불러 그녀의 의사를 묻는 해영의 부모는 더 이상 서러움을 감출 수 없었던 해영으로부터 그녀의 파혼사건의 진실(해영이 찬 것이 아니라 차인 것이라는)을 알게 되었다. 이를 알게 된 태진은 그녀의 회사에 찾아가 자신을 밀어내는 해영에게 이제까지 그녀가 알지 못했던 3단계의 진실, 그가 해영과의 결혼을 파토 낸 이유를 밝힌다. 자신의 사업이 망한 상태에서 구속될 위기 가운데 해영이 자신을 기다리다 지칠까봐 그녀를 차고 간 것이며, 오래 있을 줄 알았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말하면서. 이전에 ()해영이 도경에게 그와의 결혼을 파토 낸 이해할만한 사정이 있었던 것을 알렸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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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6화에서 그녀 자신의 입을 통해 밝혀지듯, 해영에게는 자신이 그렇게 허름한 여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구원받는 듯한 느낌을 갖는 순간이다. 해영은 집에 돌아와 이 사실을 부모에게 털어놓으며 오열하였다. 결혼 전날 차인데다, 선을 봐도 여기저기 치이기 일쑤고 심지어 기대를 품었던 옆집 남자(도경)에게까지 까인 (그러나 왜 그렇게 남자들에게 소박맞고 다니는지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는) 딸이 부모 입장에서 그 동안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 진실은 11-12화에서 더 높은 단계로 폭로되며 극의 긴장을 점점 크레센도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당성 없는 가해

해영이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녀가 걱정되었던 도경은 해영의 집 앞에서 서성이다 한태진이 해영의 집 앞에 나타난 것을 발견한다. 자리를 떠난 태진의 차를 추격하던 도경은 태진의 말에 괴로워하던 해영의 모습을 떠올리며, 의도적으로 그의 차를 들이받아 추돌사고를 일으킨다. “그 때 망하게 했던 건 실수였고, 지금 이건 고의였고. 고소하려면 고소해.”라는 희대의 드립을 날리면서.

태진 입장에서는 정말로 황당한 시츄에이션이다. 자신과 엮인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원한 관계를 찾을래야 찾을 수 없는 놈 때문에 사업이 망했고 얼마 전까지 구치소에서 살다 나왔다. 그 일이 실수였다면 와서 용서를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이제는 막 출소한 자신을 엿 먹이기라도 하듯이 의도적인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고소하려면 고소하라고 도발한다. 당연히 비 오는 날 개패듯이 패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미친놈이 한술 더 떠 10, 100대라도 쳐 맞아 줄 테니 한대만 때리자 한다. 길거리에서 만나면 무조건 피해야 할 소름 끼치는 정신병자다. 기가 찬 태진 앞에 도경은 일갈한다. “아무리 망했어도 새끼야!! 어떻게 그렇게 말해 어떻게 그렇게 말해!!”

물론 당췌 이게 무슨 소리인지 태진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뿐이다. 아니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변호를 해줄 수가 없는 장면이다. 해영의 파혼의 원인은 도경 자신이 제공한 셈이니 아무리 태진이 잘못을 했기로서니 그에겐 (해영의 원한을 갚아주겠답시고) 그런 행동을 할 정당성이 없다. 더구나 얼마 전 진실을 감추고 태진처럼 해영을 밀어내 그녀에게 상처를 입힌 당사자가 그 자신이다. 아니, 태진이 입힌 상처보다 더 큰 상처는 도경 자신이 입히지 않았던가? 사회적 통념에도 어긋나고, 명분도 없이 그저 자기 감정에 휘둘려 일을 벌인, 초딩스러운 유치함마저 느껴지는 행동이다. 1화에서 도경의 엄마 허지야가 도경에게 했던, 나쁜 놈, 너 언젠가 사람 말로 죽일거야.”라는 대사를 기억해 보자. 도경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던 해영을 모진 말로 밀어낸 일은(7) 한태진이 밥 먹는게 꼴보기 싫어졌다는 말로 해영에게 사망선고 내렸던 사실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행동이었다. 자신의 진심을 속인채 밥 먹는 게 꼴보기 싫다고 차놓고, 출소하자마자 해영의 집 앞을 서성거리는 태진의 모습, 자신의 진심을 속인채 모진 말로 해영을 밀어냈으면서 마찬가지로 그녀의 집 앞에서 서성거리는 도경 자신의 모습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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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상황은 9화에서 마주보기 구도로 해영에게도 나타난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행동으로는 계속해서 마음이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 도경의 낌새를 놓칠 리 없는 해영에겐 도경이 ()해영과 자신 사이에 재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도경이 자신의 파혼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을 모르는 상황에서 그녀에겐 그가 자신을 밀어내고 있는 원인이 정말로 ()해영의 귀환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태진이 자신에게 그랬듯 지금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인 도경에게 일방적으로 사망 선고를 내렸던, 자신이 끔찍이 싫어하는 여자가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염치도 없이 나타나 자신과 도경의 사이를 침범하고 있다.

그 동안 쌓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찰나,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건강검진 결과 신체 나이대로 금일 회식 때 야자 타임을 한다는 소식이다. 직장상사로서 자신을 끊임없이 갈궜던 수경은 몰라도 ()해영은 확실히 밟을 수 있다.

이날 ()해영은 술 기운을 의지해 남자 직원들에게 둘러싸인 ()해영에게 꼬장을 부리기 시작했고 그녀와 친했던 직장 동료들까지도 오늘 그녀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다. 그 동안 쌓인 것을 폭발시키는 ()해영은, 마주 앉은 ()해영에게 이름 바꾸라며 마치 일진이 선량한 학생 갈구듯 갈구었다. 결혼 직전 파트너를 차 놓고 아무 때나 돌아와 그 때의 파트너가 당연히 자기를 받아줄거라 생각하는 행색이, 마치 자신에게 사망선고를 내리고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타난 한태진을 연상시킨 탓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앞서 도경이 태진을 들이받는 장면이 변호를 해줄 만한 여지가 없는 장면이었듯이 이 장면 역시 그렇다. 아무리 야자타임이라지만, 엄연히 ()해영은 ()해영보다 직급이 더 높은 윗사람이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존재한다. ()해영의 성격상 모두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것이 셋팅되어 있기에 그저 표정이 떨리는 정도로만 묘사되었지만, 이어지는 장면, 도경이 (까마득한 어른인) 임하룡의 영화 후시 녹음을 계속해서 갈구는 장면을 배치함을 통해 ()해영이 느꼈을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나 정말 이런 대접 받아도 되는거야? 내 임마 애초부터 이 영화 안 찍는다고 그랬잖아?” – 4화에서 독일에서 안 들어온다 한 ()해영을 어마어마한 딜을 해서 모셔왔다고 한 여직원 대사 참고) 

()해영은 또한 ()해영이 도경과 자신의 사이에 침입한 사실에 분노를 표출한다. 자신의 상처의 원인이 전부 ()해영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그녀가 마치 착한 여자, 비련의 여주인공인 것 마냥 늘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더욱더 맘에 들지 않는다. 이윽고 ()해영은 ()해영의 파혼 이유까지 캐물으며 시비를 걸었다. 당연히 그녀는 가해자였던 ()해영의 파혼 사연에 담긴 상처를 알 리가 없다. 자신의 상처 역시 건드림을 당한 ()해영도 ()해영의 파혼 사연을 들어 이유를 물으며 맞받아쳤다. ()해영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다. 파혼의 진실은 여전히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은폐되어야 했으므로. 결국 이 날 이들은 결코 서로에게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함으로써 서로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화장실에서 ()해영은 도경에게 전화를 하다 야자타임 중 ()해영이 질투심으로 자신에게 분풀이를 하고 있음을 밝히며 그녀의 신체나이까지(41) 일러바쳤다. 쪽팔림을 견디지 못하는 ()해영의 입장에서 자신의 신체나이는 도경의 귀에는 들어가서는 안 되는 사실이다. 이를 엿듣고 분노가 폭발한 그녀는 회식자리로 돌아와 소리를 지르며, ()해영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끼어든 수경의 박치기에 기절해 나가 떨어진다.

앞서 8화에서 도경이 태진에게 시비를 걸고 얻어 맞게 되는 장면이나 ()해영이 ()해영에게 시비를 걸고 수경에게 맞아 나가떨어지는 장면이나 흥미로운 대비로 가득하다. 둘 다 3자 입장에서는 변호해 줄 수 없는 도의적으로 불편한 모습으로, 현재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망선고를 내린 연적에게 먼저 가해를 시작했다. 그리고 둘 다 비슷한 대사를 했다. 도경의 경우에는 딱 한대만 때리자.’ 했고, ()해영은 한번만 밟자.’라고 말했다. 둘 다 때리기 보다는 얻어 맞았고 얼굴에 멍이 들었다. ()해영이 도경에게 ()해영을 만나지 말라면서 했던 말 난 그 쪽이 싫어해주는 사람 같이 싫어해줄 거야. 엄청 증오해 줄거야좋아하면 그러는 거야.” 라는 말에 대해(7) 당시 도경은, “뭐하러? 누가 그래 달래?”라고 반응했지만, (그리고 해영은 이 일을 알지 못했지만) 해영에게 비수로 꽂힌 말을 내뱉은 태진을 공격함으로, 역설적으로 그는 해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더 이상 감출 수 없음을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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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함의 댓가 1

도경이 태진을 테러 했던 날 밤, 해영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도경은 돌아오지 않는 그녀의 빈자리를 의식했다. 6화에서 해영은 자신의 진심이 거절당한 이후에도 단지 들어오라는 도경의 문자에 신이 나서 집에 들어왔지만, 2차 거절 후에는 왜 집에 들어오지 않느냐는 도경의 전화에 보고 싶다고 말하면 들어가겠다고 강경하게 말한다.

도경은 그 떄 강력한 브레이크 제동음과 함께 큰 충격을 느꼈다. 도경의 기억에 해영은 고통스러울 때마다 술에 취해 함부로 무단횡단을 했었다. 이 자동차 사고 소리가 해영과 관련된 것이라고 여긴 도경은 급히 해영을 찾아 한강 선착장으로 가 그녀를 발견하고 그녀에게로 달려간다. 그러나 그 순간 떼지어 지나가는 자전거들에 의해 그는 해영이 있는 곳까지 나아가지 못했고, 도경은 이 자전거들이 모두 지나간 이후에도 해영과의 간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걸었다. 사랑에 따르는 위협을 무릅쓰지 않고, 계속해서 거리를 재는 도경의 모습을 보여주는 묘사이다. 이 거리가 자신을 향한 그의 마음의 거리이기도 하다는 것을 아는 해영은 더 이상 바보 같은 짝사랑을 할 수 없다며 진심을 말해달라는 요구를 간접적으로 그에게 전한다.

집에 다 말했어요. 결혼 전날 내가 차인 거라고. 그래서 지금 우리 집 완전 초상집이야. 근데 또 그쪽한테 목매는 거 알면난 바보 같아서, 어디 있냐고 물어만 봐도 설레고 가자는 말에도 설레. 근데 진짜 바보 되는 것 같아서 더 이상은 못해먹겠어. 그래서 그만 하려고. 할말 없나?” 

그러나 도경은 차 조심하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제 해영도 그의 공간을 떠날 것이다. 교통사고의 환시는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처음에 해영과 관련된 것 인줄 알았는데 느껴지는 소리와 충격으로 봐서 자신과 관련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중심 모티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때 그것이 곧 사망선고와 같다는 모티프는 이제 도경에게 적용되어 이제 그는 곧 홀로 자신의 마음의 공간에 남아 아무도 그 소리를 들어주는 이 없이 쓸쓸하게 죽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도경도 이미 그것을 예감하기 시작했다. 그는 병원에서 순택에게 조용히 읊조린다. “언젠가는 꼭 그 여자가 하는 말처럼 될 것 같아요.” ”그 여자가 무슨 말을 했는데…?” (회상: “언젠가 나 때문에 울거야.”)


비겁함의 댓가 2

()해영이 회사 야자타임을 이용해 ()해영에게 깽판을 친 날 그녀는 수경에게 얻어 맞고 나가 떨어졌다. 그리고 그녀가 어디 사는지 모르는 수경은, 이전에 해영을 집에 바래다 준 적이 있는(4) 도경을 불렀다. 집에 그녀를 데려가기 위해 ()해영을 차에 태우려는 도경이었지만, 만취 상태로 해영은 도경에게 반항했다. 아이씨~ 나 여기 안산다구! 엄마가 집에 들어오랬단 말이야!” 코믹하게 연출되었지만, 도경에게 상처 받은 해영은 이제 그와 마주 붙어 사는 공간을 떠나기로 결심한 상태. 심지어 자신을 차에 태우려는 그의 손을 깨물고 도망가는데 이것은 도경이 이제 해영에게 있어서 큰 애증의 대상이 되어 버렸음을 암시한다. (9화 첫 장면에서 해영과 태진의 결혼을 재개하려 전화한 태진 엄마에게 해영 엄마가 했던 말을 기억해보자. 해영 엄마는 태진 엄마에게 아들 간수 똑바로 하라고 일갈하며, 한태진은 나한테 물려 죽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자기에겐 틀니 하나 없다고 덧붙이면서. ()해영이 도경을 깨무는 장면은 9화 마지막의 벽키스 신 때 다시 한번 반복된다.)

물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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