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져먼윙즈 라는 독일 저가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로마에 갔던적이 있어.
그런데 기내에 박혀있는 루프트한자 마크들...-_- 낡은 항공기를 인수해서 쓴 거더라. 조금 미심쩍었지만.... 그게 복선이었지.
아무튼 갈때는 괜찮았어, 일기가 좋아서 알프스의 전 모습을 창문밖으로 볼수 있었어.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순항고도에 올라도 골짜기 밑에 마을까지 다 보이더라. 착륙전 공항위에서 3바퀴를 선회 했지만... 문제는 돌아올때였어. 밤중에 알프스 산맥을 진입하는데, 대략 15분간 터뷸런스가 몇시간인거처럼 기억돼.

처음에 비행기가 조금씩 흔들리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애기들이 울더라.. 그런데 그 폭이 점점 커져서 30-50센치씩 1초에 네다섯번 진동하기 시작하니까 기내가 조용해지는 거야. 놀이기구를 타는 것과 비슷하게, 스스로의 몸을 가눈다기 보다는 운동에너지와 관성에 가득찬 몸뚱아리를 기구에 맞긴다는 기분이 들더라.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직감하고 공포에 압도당해있었어.... 호랑이가 물어간다면 울던 아이들도 울음을 뚝 그친다더니.... 아이들도 더이상 울지 않았고.

모니터를 보니 비행기의 고도는 계속 올라가고 비행기는 여전히 요동치는데 기장이 방송을 하더라. 단순 터뷸런스니 흥분하지 말고 자리에 가만히 않으시라는데 흥분된 목소리가 덜덜 떨리더군. 정말 공포스러웠어.
알프스에 쳐박히면 뼈도 못추릴 거라는 생각... 비행기가 낡어서 공중분해되지는 않을까.. 옆에 같이갔던 선배는 \'사고나야 죽기밖에 더 하겠어... 맘 편하게 먹자\'며 뻘소리 하고 -_-

아무튼 독일 공항에 도착할때까지 사람들은 마음을 놓지 못했어. 공항에 무사히 착륙하자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며 만세를 불렀어. 비행장엔 소방차와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었지

그 이후로 약 3년째 비행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비행기 이륙하고 나서 와인과 독주를 이빠이 마셔야 좀 진정이 돼. 그때 비행기 A319이었는데, 이후로는 737 같은 중거리용 여객기만 타면 겁이나. 점보나 a340쯤을 타야 마음이 푸근해진달까... 암튼 터뷸런스 심하게 겪어보면 비행공포증라는게 머리의 문제가 아니라 심장의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