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 3수할까
 
캘거리·솔트레이크시티도 2전3기

5일 현재 강원도 평창이 동계올림픽에 다시 도전하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망과 충격과 허탈감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 4년간 동계올림픽을 향한 강원도민들의 기대와 열망 역시 허탈감 이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동계올림픽이 존재하는 한 올림픽을 향한 꿈은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과테말라에 있는 김진선 강원지사는 3번째 도전 의사를 묻자 “지금 시점에서는 전혀 생각하거나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상황도 그리 호의적이진 않다. 일본은 2016년 하계올림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도 2008년 하계올림픽 후 동계올림픽을 노린다는 외신 보도가 있다. 이번 유치전에서 대구와 인천이 잇달아 국제대회 개최권을 따낸 것이 불리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김 지사는 “절대적인 원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IOC 위원의 절반을 유럽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의 한 표는 매우 소중하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중국이 올림픽 유치에 나선다는 건 평창에 결코 순풍이 아니다.

그러나 평창처럼 2차례씩 고배를 맛보면서도 계속 도전한 도시는 많다. 캐나다의 캘거리는 64년, 68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모두 2위를 했다가, 88년 마침내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도 72년 유치전에서 4도시 중 꼴찌, 98년 대회는 나가노에 패배 등 고전을 거듭했지만, 2002년 대회 유치에 성공하는 ‘2전3기’를 이뤘다.

스웨덴의 외스테르순드는 비교적 최근인 94년 대회(2위), 98년 대회(3위), 2002년 대회(2위) 등 3차례 유치전에 나서 모두 실패했다. 핀란드 라티와 스위스 시옹도 세 차례 도전에 모두 실패한 케이스. 일본 삿포로는 68년 대회 도전에서 4위를 한 뒤, 72년 대회에서 캐나다의 밴프를 따돌리고 유치에 성공했다. 삿포로는 그 후 84년 대회도 신청을 해 1차 투표에서는 1위를 했으나 2차 투표에서 사라예보(유고)에게 역전당했다. 98년 대회를 개최한 나가노는 첫 도전에서 4차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한 드문 경우다.

이탈리아의 코르티나담페초는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5차례 유치전에 나서 두 차례(1944년·1956년 대회)는 성공하고, 세 차례(1952년·1988년·1992년 대회)는 고배를 마셨다. 미국 앵커리지와 캐나다 몬트리올은 두 차례 도전 모두 실패했다.
 

김 지사도 이날 “언젠가는 한국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남은 임기가 3년에 불과해 김 지사 시절 재도전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불굴의 도전 의지 끝에 성공을 거둔 다른 도시들의 ‘재수 삼수의 역사’, 그리고 올림픽을 향한 강원도민의 열기를 생각하면 삼수 도전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