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방은 적절히 재활용을 해 봅니다 https://gall.dcinside.com/list.php?id=arm&no=44346) 사진 자체는 경장갑차량용으로 나온 물건으로 세라믹이나 방탄섬유를 적층한 물건이고, 소재 자체를 놓고보면 현용 자주포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방호력 부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사례인지라 첨부를 하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먼저 짤방에 대한 내용을 풀고 들어가도록 합니다. 윗쪽의 시편은 .30구경대 AP을 방호하도록 제작되었으며 20mm FSP를 기준으로 800m/s 수준을 견뎌 낼 수 있습니다. 아랫쪽의 시편은 14.5mm API와 20mm FSP를 기준으로 1,500m/s까지 견디도록 만들어 졌습니다. 20mm FSP는 152/155mm 고폭탄의 파편을 모사하는 역할을 하며 속도는 장갑재와의 충돌속도를 의미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더 높은 속도 대역에서 견뎌내는 쪽이 더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

2차 대전 당시까지는 대부분의 자주포들이 오픈탑식의 조촐한 전투실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자주포는 자주곡사포를 말하며 같은 자주포라도 대전차포를 싣고 다니는 물건들은 동시기 전차들과 비슷한 수준의 맷집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2차 대전 이후 자주곡사포들은 선회식 포탑과 함께 클로즈드탑 형태를 띄게 됩니다. (적어도 햇치만 닫고 있다면 눈비 맞을 일은 없죠)


차량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당시의 자주곡사포들은 비슷한 시기의 병력수송장갑차와 비슷한 수준의 장갑방호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52/155mm급 고폭탄과 .30구경대 탄환을 방호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짤방 1보다 약간 처지는 정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보병들의 소화기 사격 정도는 견딜 수 있지만 중기관총이나 본격적인 대전차화기의 공격을 받으면 답이 없습니다. (애초에 전차와 비교하기 힘든 상황)

포탄 파편의 경우도 비교적 대구경의 화포나 거리가 가까운 경우 생존을 보장하기가 다소 어렵습니다. (직격은 전차도 견디기 어려우니 패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포탄이 폭발한다거나 하는게 아닌 이상 그럭저럭 괜찮은 방호력을 보여주며 적어도 자주곡사포가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충분히 통용되는 방호력을 가졌습니다. (M109 계열이 딱 이 정도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패턴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지금은 DP-ICM 같은 물건들이 존재하지만 과거에는 고폭탄으로 승부를 봐야 했고, 공중폭발을 동원해 공격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152mm/155mm급 고폭탄의 경우 7.62~15.2m 정도에서 폭발할 때 가장 쓸만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고 통상 10m 정도의 고도에서 폭발시킵니다. 그리고 당시의 자주곡사포나 병력수송장갑차들의 경우 이런 식의 공격을 버티기에는 무리가 따랐습니다. 고폭탄의 파편을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거리만 된다면 (정확히는 속도가 된다면) 병력수송장갑차나 자주곡사포들의 장갑을 관통해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자주곡사포 쪽에서도 장갑을 강화하기 시작합니다. 덕분에 탄도한계도 상향조정됩니다. 탄환의 경우 .30구경대에서 14.5mm급으로 높아지고 파편에 대한 방어도 충돌속도를 높게 잡습니다. (짤방 2가 이 정도 수준) 이전의 2배 수준으로 올려잡으면서 공중폭발한 고폭탄이나 중기관총탄에 대해 내탄성을 보장받습니다. (K9과 PZH2000이 여기에 해당)


현재는 DP-ICM같은 물건들이 흔해졌고 자주곡사포에도 상면에 한해서이지만 반응장갑과 같은 부가장갑을 적용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EFP가 적용된 지능탄들이 등장하면서 전차들도 얻어맞으면 답이 없는 상황이 가까워지면서 다시 우울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축축 처지는 느낌이 드는데 간단하게 정리를 하고 끝냅니다.

1. 현재 흔히 돌아다니는 자주곡사포들의 경우 .30구경대 위협체와 152/155mm급 고폭탄 파편을 견디도록 만들어졌습니다.
2. 근래에 등장한 자주곡사포들은 14.5mm급 위협체와 152mm/155mm 급 고폭탄의 파편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1.과 2. 모두 152/155mm 급 고폭탄 파편이라는 공통부분이 있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충돌속도 면에서 거의 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며 전자의 경우 적당한 고도에서 폭발한 고폭탄의 파편이라면 큰 손상을 가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DP-ICM 같은 물건이 아니라면 공중폭발한 고폭탄 파편까지는 어찌 해볼 수 있습니다.

3. 곧 등장하게 될 자주곡사포들의 경우 DP-ICM에 대한 방호력을 가지도록 만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반응장갑을 부착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고, 세라믹이나 적층한 방탄섬유를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비교적 싸게 가는 방법은 고경도강과 적층한 방탄섬유를 주장갑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배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4. EFP에 대해서는 아직 답이 없습니다. (상대가 쓰지 않기를 바랄 뿐)
5. 기관포탄이나 전차포탄 혹은 본격적인 대전차화기 앞에서는 기도 외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반응장갑의 적용은 대포병사격에 대응하기 위해 포탑상면에 부착하는 정도이고 그 외의 부위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이야기가 없습니다. (자주곡사포가 RPG 얻어맞을 상황이면 이미 해당 포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


PS : 계속해서 느끼는 거지만 글을 안 쓰면 머리 속에 있는 거 그대로 꺼내 글로 옮기는 것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