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나 좀 두는 바둑과 달리 체스는 전세계적으로 볼 때 훨씬 관심도가 높지

그럼 체스 두는 사람들은 얼마나 돈을 벌까?

대충 이 글을 참고하자면 탑 3가 1년에 10억, 탑 10이 2억, 탑 50이 1억 정도라고 한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그 아래쪽은 어떠냐 하면, 체스를 가르치거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아니면 책을 쓰는 등으로 부수익을 얻게 되고.

그럼 2019년 한국 기사들 상금을 보자.

박정환이 10억을 벌고, 10위인 강동윤이 1억 3천을 벌었다. 2020년 1월 1일의 강동윤 고레이팅이 30위였음을 볼 때, 전세계 50위쯤 되어도 대충 억대 비슷하게 벌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음(정확한 통계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따지고 보면 전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체스랑 동양에서만 두는 바둑이랑 크게 벌이가 차이나는 것도 아니지 않을까?

오히려 감소 추세인 바둑 인구와 홍보에 관심없는 한국기원, 스폰서 홍보 부족 등을 감안하면 이상하게 잘 벌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상황에서 프로 자격을 얻었다고 바둑만 열심히 둬서 먹고살 수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고 봐야 되는 거 아냐?

400명이 아직 안 됐는지 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람들이 다 상금이나 대국료로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애초에 비정상이라고 본다. 대다수는 당연히 교육도 하고 유튜브도 하고 보급도 하고 하면서 먹고사는 게 정상이고, 그게 안 되면 당연히 부업을 하는 거고.

나아가 누차 말한 얘기지만 프로가 자격 제도라는 게 모든 문제의 근원임. 내가 프로 "자격"을 땄으니까 바둑 둬서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상위권한테서 삥뜯는 이상한 결과를 낳는 거고. 상금으로 먹고살 수 있어야 프로인데 그게 거꾸로 되는 게 이상하지. 따지고 보면 일본에서 바둑 두는 4가문이 봉록 받던 게 일본 프로 제도를 거쳐 한국 프로 제도로 이어진 건데 이게 400명 되는 상황에서 굴러가리라 기대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 거임.

거기다 프로 "자격"을 얻는 데 목매게 되니까 입단 인원수가 어쩌니 하는 온갖 병폐가 생기고 도장들도 거기에 붙어서 꿀빨게 되는 거잖아

한창 바둑계 잘나갈 때 프로 제도 자체를 없애고 아마/프로 경계도 없애고 동네 기원부터 시작해서 레이팅 제도 정비하고 했어야 한다고 보지만 뭐 지금이나 그때나 그렇게 하자면 쌍수 들고 반대할 사람 많을 테니까 가망 없는 얘기다

다 레이팅으로 잘랐으면 입단이 어쩌고 미생이 어쩌고 하는 얘기도 안 나오고 보급에도 더 신경썼을 거고 시니어 대국료 어쩌고 하는 소리도 안 나왔을 텐데 말야

지금은 다 늦었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