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를 하자면

25년 모쏠 인생.

초등학교 6학년 체육 시간

포크댄스를 배울 적에 경험한

여자와의 피부 마찰이

내 인생 마지막 이성과의 스킨십이었어

그리고 아직 아득한 기억 저편에 아련히 남아있지

그 시절 행복반 꽃소녀 김다윤과 나는

체육교사 주도의 랜덤매칭으로 맺어졌어

김다윤은 자신의 의지를 배반한 채

춤 연습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진

의무교육 시스템에 어쩔 수 없이

복종할 수밖에 없었고

포크댄스라는 체육과목의 교과 과정을

거스를 수 없었던 13세 어린 소녀는

매주 2시간, 나와 손깍지를 끼고 춤을 췄어

김다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했던가.

항상 촉촉해서 곧 울 것만 같은

우수에 찬 눈으로 날 쳐다봐주고

내가 실수하면 웃어주기도 하는

마음마저 눈을 닮아 아리따운 소녀였어

반 아이들이 모여있을 때

내가 다가가면 그 무리는 갑자기

개인 단위로 쪼개지고,

나와 몸이 닿은 아이는

"전달~"이라 말하면서

나라는 존재의 더러움을

다른 아이의 옷에 묻히고는 했던

나의 초등학교 인생에서

날 피하지도 않고

나와 눈이 마주치면 웃어주는

그녀는 나의 빛이었지

적어도 체육시간만큼은

내 마음이 편할 수 있었어

그렇게 약 2달, 내 인생에

한줌의 빛이 있었던

찰나의 추억이 있어서

아직도 내가 죽지 않고 살아가나 봐 ㅋㅋ

요약)

찐따가 여자랑 손 잡은 기억을 13년 동안 간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