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짧게 자른 머리탓일까.

3월초인데도 그는 유난히 추운날씨라고 느껴졌다. 

머리탓인지 기분탓인지 모를 쌀쌀함에 그는 지긋히 눈을 감았다.

그의 집 바로 앞에는 오래된 중학교가 있었다.

바로 집앞이라 어릴 적 부터 수없이 들려오는 괴담들과 흉흉한 소문들이 무성하였던 학교.

사람들은 멀리서도 그 학교 학생만 보이면 봉변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회하여 이동하곤 하였다.

'다른사람은 다 가도 나는 설마 저학교에 가게되진않겠지.'

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며 보낸지도 수어년.

어느새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입기만 하면 거지같고 불량해보인다는 그 마법의 슈트를 입고 지금 거울앞에 서 있었다.

옆 통로에 살던 동갑내기 친구는 이미 주소지를 옳겨 성주중으로 토낀지 오래였다.

부러움을 뒤로한체 그는 이내 실내화 가방을 들고 떠날 채비를 하였다.

그는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묶었다.

그의 이름은 삼미잡. 1997년, 그때 그의 나이 14세 부천중학교의 신입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