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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 박심현의 당직-1앱에서 작성

플라디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0.14 08:35:43
조회 1587 추천 2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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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습니다!"
"드디어 휴가다!"

스태프 일동과 특경대원 일부. 그리고 자신과 탐사팀원들까지. 다들 즐거운 표정으로 휴가! 를 외치고 있었다.

플레인 게이트 탐사팀은 기본적으로 한달에 한번. 그리고 일요일은 쉴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이상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때 이야기.

메피스토에 의한 사람들의 정신지배, 특경대의 경솔함에 의한 바이테스의 각성 등,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마다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뒤처리를 하느라 휴가는 물론 일요일까지 반납해야 했다는 점. 물론 숙소부터 시작해서 각종 편의시설까지 주변으로 끌고 온 상황이다보니 여건은 나쁘지 않았다. 포장마차가 들어와 있을 정도면 말 다했지.

하지만 사람 감정이라는게 어디 그렇게 단순한가? 직장에 매여있다보니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그저 집이 그립고, 놀러나가고싶은게 인지상정이다.

"그나마 마음의 안식처였던 영화랑 애니감상도 오세린씨한테 자리를 뺏겼다는..."

지난번 평범한 상어영화를 시작으로 메카상어, 삼두상어등 별별 희한한 상어영화를 들고와서는 재밌다고 보는데 어휴... 사람을 삼키는 집채만한 생물이 나오는 걸 뭐가 그리 재밌다고 그러는지...

하여간 여차저차 뒷처리가 끝나고 금요일을 끼워 3일간의 연휴를 가지게 된 것이 바로 내일부터.
금토일을 내리 쉰다지만 그렇다고 현재 유일한 외부차원으로의 문인 플레인게이트를 내버려 둘 수도 없다.

"그건 그렇고 모레 당직이라니.. 우울하다는..."

그래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로서 당직을 잡게 되었고 첫날은 팀장인 최보나가. 마지막날은 정도연 박사가 자원해서 당직을 서기로 했다.

또한 이틀째의 당직은
'박심현씨?'
'에? 아, 나 말이에요?'
'어짜피 그날 할 일 없죠?'
.
.
.

대략 저렇게 되었다고 한다.

"인간적으로 너무한 거 아님? 할 일이 없다니! 밀린 가면클로저도 봐야하고 그동안 못만들었던 위상합체 끌-로담도 제작해야하는데!"

분통을 터트리며 귀갓길에서의 채팅에 열을 올려 봤지만 매정한 현대사회의 누리꾼들은 그저 '로동아재 ㅅㄱ' 같은 글만 올라올 뿐이었다.



뿪꾹! 뿩꾺!

뻐꾸기 시계소리에 놀라 잠이 깬다. 시계를 확인하니- 9시?!

"무, 무슨! 이 황금같은 휴가시간을 낭비하다니!"

어제 새벽 5시까지는 기억이 난다. 밀린 특촬물과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겠다고 에너지드링크까지 마시면서 재밌게 시청하다가...

"잤다는..."

자버렸다.휴가 첫날의 4시간을 도둑맞은 기분이었지만 의외로 몸은 상쾌했다.

"음. 역시 사람은 잠을 자야되는군. 상쾌한 기분이라는!"

태세변환도 빠르다. 하여간 상쾌한 기분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니 뱃속에서 벌레가 날뛴다. 식충이가.

"배고프니 뭐라도 사러 나갈까."

익숙하게 점퍼를 걸치고 안경을 고쳐 쓴 다음 나가려다- 깨달았다.

"이거 요원복이잖음!"

몸이 기억하고있다 이건가. 하지만 귀찮으니 그냥 나가기로 했다.



밤. 고요하고 거룩하지는 않은 밤. 새벽 5시에 자서 아침 9시에 깬 줄 알았던 심현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아니 이게 무슨소리냐는... 내가 폭면이라니..."

뱃속을 16시간이나 비워뒀으니 속이 쓰릴만도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휴가를 자는데 죄다 써버렸다는 허탈감에 더더욱 속이 쓰린 심현이었다.

게다가 입고있는 옷도 출근용 요원복.. 어제 챗에서 들었던 로동아재라는 말이 떠올라 기분도 우울해졌다. 그리고, 사람이란 우울함이나 나쁜 기분을 먹을것으로 푸는 성향이 있다.

팀장인 최보나가 포장마차 음식을 좋아하는 탓에 그걸로 끼니를 때운 적이 많아 제대로 된 식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나왔지만, 분노에 찬 푸드파이터가 된 심현은 대충 보이는 분식집에 들어왔다.

"곧 문 닫는데 총각?"
"얼른 먹고 갈게요.쫄면 하나 김밥 두줄요. 시락국 많이 주세요."

밥을 시키고 갈 데 없는 분노를 온라인에 풀기 위해 핸드폰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려고 했던 그의 눈에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찰랑찰랑 웨이브 진 머리카락. 들어갈 곳과 나올 곳이 확실한 몸매. 무엇보다 앙칼진 목소리는 자신이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유... 하나 양?"


다음편에 계속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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