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때 전자 기타로 밴드 생활하면서 음악을 시작하고 고2 때부터 작곡 공부했는데, 아직까지도 곡 하나 발표 못 하고 있습니다.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말씀으로는 제가 사운드 배치와 밸런스를 맞추는 감각은 이제 충분한데, 음감이 매우 떨어지고 기계적인 곡 밖에 만들지 못 한다고 평가합니다.

저도 제 문제를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는 있었고, 재능이 없더라도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어서 억지를 좀 부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언젠가는 나도 할 수 있겠지, 언젠가는 나도 뭔가 되겠지 하면서 꾸역꾸역 3학년까지는 관련 학과에서 재학하고 있네요.

이래저래 고군분투 하면서 3학년 2학기까지 왔는데, 슬슬 군대를 가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공부한 것 마저 잊어버릴 것 같다는 불안감보다,그래도 졸업반 ( 4학년 ) 이 되기 전에는 군대를 다녀오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입대 신청을 해 얼마 전, 영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처음 생각은 그냥 남들도 다 가는거니까라고 생각하면서 덤덤하게 다녀와야지 였지만, 막상 날짜가 다가오니까 불안감에 온 몸을 적시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무 것도 못 해놓은 상태에서 군대를 다녀올 수는 없다'라는 불안한 일념이 생기더군요.

결국 1주일 만에 급하게 곡을 쓰고 가이드 멜로디를 녹음하고, 사운드적인 부분도 완성을 시켰는데...

안 그래도 없는 재능, 없는 시간을 들여 곡을 만들다보니까 킬링 파트도 어정쩡, 드랍도 어정쩡, 멜로디도 어정쩡하네요...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참 고민입니다.

흑역사가 될지도 모르는 어중간한 노래, 발표를 하고 군대를 다녀오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그냥 묻어두고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뜯어고친 뒤 발표를 하는게 좋을까요?

정말 고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