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좀 게으르고 뭐든지 실제로 부딪혀가며 배우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화성학 책을 파기보다는

여러 노래를 들어보고 카피도 해보고 혼자 진행이나 솔로도 짜보고 하면서 음악을 배웠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지만 악상이 떠오르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작품을 하나 써내는 것에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는 되고,

미디 쓸때도 3~4개 악기 정도는 각자가 어떤 원리에 의해 제 역할을 하고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도 

그동안 배웠던 감으로 알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할 수 있음. 

작곡한 결과물이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준에 도달하게 할 수 있느냐는 화성학의 숙지 여부에 달린게 아니라, 일정 수준으로 음을 다룰 줄 안다면

타고난 재능과 장르 등 작곡가로서의 기초적인 기량을 넘어서는 더 높은 차원의 영역에서 결정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화성학을 학습하고서 그걸 작곡에 써먹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안 드는게, 

내가 뭔지도 모르고서 그냥 경험을 통해 떠오르는대로 작곡에 활용해왔던 것들이 나중에 심심해서 화성학 책 한번 들여다보면 거기 그 내용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