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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열심히 쳐도 작곡 실력이 제자리 걸음이라면?

암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15 02:06:40
조회 1704 추천 19 댓글 5



1


이번 글은 어제 썼던 글의 연장선이야


중3 지망생 읽으라고 쓴 글 - 작곡 갤러리 (dcinside.com)



피아노는 잘 치는데


작곡 실력은 제자리 걸음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지.



작곡을 하는 데 있어서 피아노는 필수지만,


피아노를 친다고 해서 작곡 실력이 늘어나는 건 아니야.



피아노를 잘치기 위한 피아노 연습과


작곡을 잘 하기 위한 피아노 연습은 다르거든



먼저, 피아노를 치기 위한 피아노 연습이란


어떤 걸 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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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짤은 박숙련의 알고치는 체르니의 52페이지에 등재되어 있는


체르니 100의 24번 곡이야



스타카토와 장식음이 번갈아 나오거나, 섞여있기도 하여


언젠가 이런 패턴의 곡을 치게 됐을 때 실수하지 않도록 미리 단련시켜주는 연습곡이지.



이런 곡을 치는 걸 '테크닉을 단련한다'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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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개쩌는 피아니스트였던 죠르지 샨도르의 명저


ON PIANO PLAYING의 38페이지야.



24


책 제목이 '피아노를 칠 때는'이라니!


동네 피아노 선생이 자신을 찾아온 학생에게


처음으로 꺼낼 듯한 소박한 문구이면서도,


피아노의 모든 게 담겨있을 것 같은 심오한 제목...!



실제로도 피아노의 바이블과도 같은 책이지.



발췌한 부분을 자세히 읽어보면,


큰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건반을 세게 누를 게 아니라


더 높은 곳에서 손가락을 떨어트려야 한다고 쓰여져있어.



손가락 근육이 아니라 팔 근육을 써서 타건*하라는 소리야.


타건: 건반을 때림 (打鍵)



18 : 당연히 그렇게 쳐야하는 거 아닌가요?



피아노를 취미로 치는 사람들의 영상을 찾아봐.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확한 음을 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함에


건반에 미리 손가락을 올려놓고 있지. (물론 나도...)



그 상태에서 타건하면 손가락에 과도한 힘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


작은 근육만 쓰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빠르게 치기도 어렵고 부상의 위험도 높지.



그러지 말고 큰 근육을 써야한다.


이것이 죠르지 산도르의 충고야.



그의 말에 의하면 팔 근육 사용법은 피아니스트라면 반드시 익혀야 할 테크닉이라고 해.


온 플레잉 피아노는 이런 내용들로 240페이지를 꽉꽉 채운 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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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피아니스트가 되려면 익혀야 할 지식만 이정도고


매일 같이 하농치면서 체르니 수백곡, 인벤션 수십곡을 쳐야 해



48: 힘들어...!



이처럼 피아노를 배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야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원에서는


피아노 치러 온 사람에게 다른 불필요한 것들을 가르치지 않아


피아노를 익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 테니까.



그렇다보니 테크닉만 좋


코드나 진행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양산 되어


???: 어? 피아노 배워도 쓸모 없는 거 아니야?


이런 소리가 나오게 하는, 소위 '피아노 무용론'의 슈퍼 전파자가 되고 있는 형편이지.




맞아. 그게 나야...


6



나처럼 되고 싶지 않다면?


피아노를 칠 때 이렇게 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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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를 받았을 때 이대로 바로 칠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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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로마자 분석을 하고 쳐야해.



피아노를 많이 쳐봤다면 Em7 A7 Dm7 진행을 치자마자


이게 2-5-1의 움직이라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거야. <-- 작곡가가 피아노를 배워야 하는 이유



llm7의 보이싱*이 1,3,5,7일 때


V7으로 진행할 땐 5,7음만 움직이고


V7에서 IM7로 갈 땐 1,3음만 움직이니 말이지



보이싱 : 음의 배치법. C코드는 도미솔로 칠 수 있지만, 미솔도로 칠 수도 있다. 이것을 결정하는 것이 보이싱.



46 : 잠깐만요. 이 곡은 F키인데 어째서 Dm을 1도 화음이라고 하는 거죠? 이새끼 완전 돌팔이 아니야?


3 : 기, 기다리세요. 금방 분석해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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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키의 E와 A를 루트로 가진 3화음은 각각 Edim, Am인데


Em7 - A7는 대체 어떤 맥락에서 등장한 걸까?



타겟코드인 Dm을 1로 보면 간단해


F키와 관계조*에 있는 Dm키의 251인 거지



관계조: 조표상 공통점이 있는 키.

Dm키와 F키는 좌측에 플랫이 하나만 붙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예시로, Fm는 F키와 토날 센터가 같다는 공통점이 있다.




25 : 어떻습니까?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18 : 왜 이런 짓을? 어째서? Dm키의 251을 가져온 건가요? 평범하게 F키의 251을 하면 안됐던 건가요?



F메이저 키인데도 D마이너 키의 251을 쓰면 토날센터*와 퀼리티*를 흔들 수 있어



토날센터: Tonality의 Center, 즉 조성의 중심음을 일컫는다.

퀼리티: 코드의 질감. 주로 마이너냐 메이저냐를 일컫는 표현이다.



사람에게는 본능적으로 토날 센터를 알아차리는 능력이 있는데 그걸 흔들면?


곡이 뭔가... 헷갈리면서도 모호하게 느껴지지.



17 : 아니, 김광진 씨는 어째서 곡을 모호하게 만든 거죠?


40 : 시원한 건지 씁쓸한 건지 알 수 없는 시원씁쓰레함... 그것이 이별이니까



만약 분석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메이저와 마이너를 흔들었을 때의 맛이나


토날센터를 흔들었을 때의 맛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넘어가게 됐겠지.



26 : 저는 배우지 않고도 원하는 악상을 곧바로 쓸 수 있는 천재인데요?


7 : 거인의 어깨 위에 설 수 있는데도 올라타지 않는 사람이 천재...? 멍청이겠죠.



침물 : 좋은 교재나 강의는 없나요?

11 : 안타깝게도 이런 건 선생들이 잘 안 가르쳐려고 해요




왜냐고?


음악이란 게 근본 없는 학문이라 그래




1 : 토날 센터가 흔들려서 모호해?? ㅋㅋㄹㅃㅂ 그건 니 뇌피셜이고~ 이건 그냥 베이스를 하행하면서도 4도 상행하기 위한 진행이라고!


32 : ......



여기에 명쾌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어떤 소리가 왜 그렇게 들리냐는 뇌과학의 영역이고, 인류는 아직 뇌를 정복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과학적 방법론을 떠올려봐


F키에서 Dm의 251을 했을 때의 모호한 느낌이


토날센터가 흔들려서가 아닐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기억하기 편하고


그로 인해 생겨난 느낌을 내 곡에 적용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그냥 그렇게 생각해도 무방한 거지.


만약 네 음악적 감각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날 센터의 흔들림 = 모호함이란 등식이 그대로 성립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여긴다면?


반례, 반증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냥 그게 맞는 거야




40 : 한 마디로, 반복된 실험을 통해 재현성이 확보되어 충분히 입증된 가설은 이론 체계 속에 포함시켜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지...



하지만 이런 설명도, 학생이 듣기에는 변명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에...


어물쩍 넘어가거나 원론적인 설명으로 때우는 경우가 잦아


옛날에는 그랬고, 작갤에 올라오는 고민글들을 보면 요즘에도 마찬가지인 듯 해.



사리지 않고 잘 가르쳐줄 선생을 구한다면 그게 베스트겠지만


모두에게 그럴 돈과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지...


슬픈 일이지만 자력갱생할 수 밖에 없어





3줄 요약


1. 피아노는 잘 치는데 작곡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 분석하면서 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 먼저 곡 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이론체계를 구축하고

3. 자주 쓰면서 체화해야 한다.



모두 읽어줘서 고맙고


십덕콘은 내면의 스노비즘을 분리해내기 위한 필요악이니까 모쪼록 이해해주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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