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닥터스> 갤러들
나는 무려 3년 뒤에야 <닥터스>를 정주행한 늦덕 뉴비야... 보고 나서 끄적인 리뷰글 생각나서 살짝 던져놓고 갈게
어느 날 ㅇㅌㅂ에서 <닥터스> 메이킹과 지혜커플 명장면 영상을 보다가 어느새 <닥터스> 1회를 보고 있는 날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지혜커플 명장면 영상에서 "결혼했니? 애인있어? 됐다 그럼." 장면에 나온 ost가 너무 취적이었던 터라 여기저기 찾아보다 ㅈㅇ의 "그 애(愛)"라는 노래라는 걸 알게 되고 들었는데 마구 설레고 그래서 <닥터스>를 보기로 마음 먹게 된것 같다.
사실 20부작 드라마라 꽤나 길고 시간이 많은 편도 아니라 정주행을 결정할때 걱정이 많았다. 무슨 요일에 몇편씩 봐야지하고 계획도 세워봤는데 보다보니 세상 달달하고 간질거리는 로맨스에 매료되어서 무려 열흘만에 정주행을 완료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ㅋㅋㅋㅋㅋㅋ! 여름 내음도 낭낭하니 달달하고 설레는 이 로맨스가 얼마만인지 반갑고도 좋았다. 정말 각본, 연출, 배우님들 연기와 케미까지 미쳐버리는 드라마 <닥터스>...
물론 로맨스만으로 좋다고 하는 건 아니다. 드라마가 전하려는 이야기도 뚜렷하고 에피소드에 잘 녹아들어가 있으며 메세지 자체도 마음에 들고 공감된다.
"진정한 만남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닥터스>에서 지홍쌤과 혜정이, 서우, 윤도 모두 사람을 만남으로써 변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례로 혜정이는 엄마를 잃고 반항적인 사춘기 시절을 보내지만, 우연히 만나게 된 지홍쌤으로 인해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13년 뒤 의사가 되어 지홍쌤과 재회하게 된다.
지홍쌤도 혼자가 익숙했고 남에게 자신의 삶을 내어주지 않던 사람이지만, 혜정이와의 만남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삶에 들어오는 것, 그리고 자신 또한 다른 사람의 삶에 다가가는 것을 시작하게 된다.
서우가 진 원장에게 했던 대사에서도 이러한 메세지를 찾을 수 있다. 진 원장은 딸인 서우에게서 "혜정이 할머니 의료사고 때 사과를 왜 하지 않았냐"고, "할머니의 인생을 존중해주는 태도만 보였어도 혜정이는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세상에 그런 방식으로 돈 뜯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말하자, 서우는 "아빠는 왜 그렇게 살아? 그런 사람들밖에 못 만나봤어? 세상 사람들이 왜 다 그런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하냐고. 왜 그렇게만 세상을 대하냐고!"라고 말한다.
진정한 만남. 어쩌면 자신의 삶을 바꿔놓을, 더 성장시켜줄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일지도 모른다.
또 한편으로는, 내 곁에 있는 인연들이 그런 행운인 인연이 될 수 있게 알아보는 능력 또한 감사한 것이 아닐까.
아무리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연이라도, 내가 못 알아보면 그만이다.
그런 점에서, 혜정이와 지홍쌤이 서로를 만나고, 알아보고, 함께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엄청난 행운이지만 또한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혜정이 대사 중에서도 이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좋은 인연이든 악연이든 처음 당신을 찾아 올 땐 어떤 얼굴로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2회)
"우연에서 시작해 필연이 되었고, 우린 운명이 되었다." (20회)
우연으로 스쳐지나갈 수도 있었던 만남이, 온전히 두 사람에 의해 필연이 되고,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서로가 아니면 안되는 운명이 되었던 것이다.
<닥터스>에서 주는 또다른 메세지 하나를 더 찾아보자면, 복수로 인생을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진 원장은 의료사고로 할머니를 잃은 혜정이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되려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며, 잘못이 없다며 당당하게 말했고, 국밥집을 차려 할머니를 호강시켜 드리는게 꿈이었던 혜정이는 그 길로 "복수"를 위해 13년간 이를 악물고 의사가 되어 국일병원에 온 것이다. 그땐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힘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힘을 길러 다시 찾아온 때에는 시간이 발목을 잡았다. 공소시효가 모두 지나버린 것이다. 그래도 진심어린 사과를 받길 원했다. 그러나 진 원장은 변함없이 자신에겐 잘못이 없다고 말했고, 혜정이는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에 죽일거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런 혜정이를 보듬어준 건 다름 아닌 지홍쌤이다.
"네가 찾는게 진실이라면, 그 진실이 널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내가 널 도와줄게."
라며 혜정이를 도와주기도 했고
"복수, 파멸, 응징. 이런 것들에 인생을 쓰지 않아. 오늘 내가 사랑하는 것들만 하고 살기에도 모자라. 내일은 없으니까. 나한테는."
혜정이가 오늘의 행복을 놓치지 않게 붙잡아 주기도 했다.
정주행을 하며 어렴풋이 기억에 있던 장면들이 있었다. 주변에 물어보니 역시나 본방하던 시기에 내가 <닥터스>를 본적이 있다고.
근데 그때는 왜 좋아하지 않다가 왜 3년이 지난 지금에야 정주행을 하고 후기를 쓰고 있는 걸까. ((그때 이렇게 좋아했으면 혜자 블딥 살수도 있었을 텐데!!!))
그치만 지금이 적기였다고 생각한다. 이제서야 <닥터스>를 만나게 된 이유가 있겠지. 아마 그때의 내가 <닥터스>를 봤어도 이렇게까지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지금의 나와는 조금 달랐으니까. 그 사이에 나도 내 삶에 행운인 사람을 만났고 변했고 달라졌으니까.
아무렴 지금에서라도 <닥터스>를 알게 되고 정주행하고 지혜커플 보면서 설레고 또 그 속의 의미를 생각하며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래서 늦게나마 후기를 올려본다.
<닥터스>야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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