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왕국' MBC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단지 시청률 부진의 문제만은 아니다.

MBC는 창사 46주년 특별기획 '이산' 후속작으로 지난 23일 첫 선을 보인
김선아 이동건 주연의 월화미니시리즈 '밤이면 밤마다'(극본 윤은경, 연출 손형석)가
예상외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소위 대박 드라마 부재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현재 MBC에서는 '밤이면 밤마다' 외에 수목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
일일드라마 ''춘자네 경사났네', 아침드라마 '흔들리지마', 주말드라마 '<U>천하일색 박정금</U>',
주말 특별기획 '달콤한 인생', 시즌드라마 '라이프 특별조사팀' 등이 방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말드라마 '천하일색 박정금'을 제외한 나머지 드라마들은
시청률 면에서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
과거 호황기 때 얻은 '드라마 왕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다.

그러나 MBC의 고민은 한 단계 더 깊숙이 들어가 있다.
MBC 드라마국 고위관계자는 최근 "한국 드라마 산업이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 변화의 시점에 MBC가 앞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며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MBC가
드라마의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그러나 그 때는 드라마의 내용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제작비 고민이 본질이 돼버렸다"면서
"이처럼 형식에 대한 고민이 앞서다보니 지금과 같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 것"이라고 부진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총체적인 난관을 뚫을 수 있는 모델이 될 만한 큰 작품이 나와야 한다"면서
"지금은 체력을 튼튼히 하기 위한 기초 작업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방송사 별로 시청률에 대한 희비는 언제나 엇갈리기 마련이므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과 함께 오히려 열악해진 드라마 제작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의 다름 아니다.
또한 남다른 기획으로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어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MBC가 이번을 기회로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지
새삼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