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 TV의 <가십 걸>
CW TV의 <가십 걸>은 뉴욕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 명문사립학교를 다니는 부유한 집안의 청소년들을 다룬 시리즈로 세실리 본 지게사의 동명 소설 시리즈를 바탕으로 했다.<가십 걸>을 보고 있자니 에드 앨드리지 감독의 동성애 청소년 성장드라마인 <탠 라인즈 (Tan Lines)>라는 호주영화가 생각났다. 하우스 파티 장면이 나오는데, ‘궁 궁’ 거리는 음악도 없이 틴에이저들이 춤을 추고 있다. 자세히 봤더니 다들 이어폰을 꼽고 자신들 만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자신만의 사운드트랙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런 요즘 청소년들이 이해되기보다는 그들 사이의 근본적인 단절현상이 걱정됐다. 아니 섬뜩하기까지 했다.
<H3>연애조차도 부모의 사업과 뗄 수 없는 아이들</H3>
| 단짝친구였던 블레어와 세레나(사진왼쪽), 블레어와 네이트 커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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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십 걸> 역시 부유한 부모들 밑에서 자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바깥 세상과는 단절시킨채 거대한 버블 속에 넣어 보여준다. 이들은 나름대로 다른 청소년도 겪음직한 고민들도 많다. 남자, 여자친구 문제, 마약과 알코올 중독 문제, 미래 진로에 대한 문제, 파티에 무엇을 입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등. 하지만 이들의 고민은 스케일 자체가 틀리다. 부모들이 뉴욕은 물론 미국 전역에서 알아 줄만한 부호이기 때문에 이들이 유명 호텔바에서 마티니를 들이킨다 해도 뭐라 야단치는 어른 하나 없다.
남녀관계는 또 어떤가. 청소년들 사이에 흔히 볼 수 있는 풋풋한 사랑 보다는 부모들의 이윤관계가 얽혀진 경우도 많다. 시리즈의 주인공 세레나 밴 더 우슨 (블레이크 라이블리)은 가장 친한 친구인 블레어 월도프 (레이튼 미스터)에게 조차 연락을 끊고 1년 전 홀연히 뉴욕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 ‘퀸 비’(Queen Bee)로 꼽혔던 세레나의 타이틀은 이미 블레어에게 넘어간 상태로, 세레나에 밀려 빛을 못보던 블레어는 세레나가 돌아온 것에 심한 반감을 느낀다. 그러나 세레나가 뉴욕을 떠났던 이유는 블레어의 어릴 적부터 남자친구인 네이트 아치볼드 (체이스 크로포드)와 세레나 사이에 ‘썸싱’이 있었기 때문. 네이트는 세레나를 잊지 못하지만, 아직도 블레어 곁에 남아있다. 이유인 즉, 아버지의 회사에서 블레어 어머니의 패션 디자인 회사를 고객으로 맡기 원하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아들과 아침에 센트럴파크에서 조깅하면서 아들이 블레어와 결혼해 막강한 비즈니스 제국을 만드는 계획을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H3>집 벽지가 맘에 안 들어, 호텔에서 자야지</H3>
| 이 아이들이 교복을 입지 않았다면 고등학생이란 걸 내내 잊어버리게 되는 <가십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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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의 O.C.’로 불리는 이 시리즈는 <O.C.>의 제작자인 조시 슈와츠와 스테파니 새비지가 제작과 각본을 담당한 시리즈다. <O.C.>처럼 틴 소프오페라 기질이 다분한 <가십 걸>은 정체불명의 블로거 ‘가십 걸’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된다. 나레이터를 맡은 크리스틴 벨은 지난시즌 종영된 <베로니카 마스>의 주인공. ‘가십 걸’은 돌아온 퀸 세레나와 새로운 퀸 블레어 사이의 전쟁은 물론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현대 청소년들에게서는 빼놓을 수 없는 휴대폰 문자와 사진, 비디오 등의 문화를 총동원해 블로그에 올린다.
등장 인물로는 세레나와 블레어, 네이트 외에도 과거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는 세레나에게 사랑 고백을 한 댄 험프리(펜 배드글리), 블레어의 ‘서클 오브 프렌즈’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댄의 여동생 제니 험프리 (테일러 멈센), 네이트와 블레어의 친구이자 가장 문제가 다분한 배드보이 척 베스(에드 웨스트윅) 등이 있다. 여기에 과거 연인 사이였던 댄과 제니의 아버지 루퍼스 험프리(매튜 세틀)와 세레나의 어머니 릴리안 밴 더 우슨 (켈리 러더포드)이 합세한다.리무진을 타고 등교하고, 집에 벽지가 마음에 안 든다고 일류 호텔에서 살고, 배신한 친구와 절교하기 보다는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명문대 진학기회를 없애버리는 맨해튼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상류층 자제들을 보면서, 뭐랄까… 다른 프로그램처럼 재미있게 보긴 했어도, 뒤에 남는 씁쓸한 맛을 지울 수 없었다.
<H3>‘아이튠’을 파일 판매량이 조기종영을 막았다</H3>
| 의상 디자인을 맡은 에릭 대맨(사진왼쪽)과 그의 옷을 입은 세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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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CW TV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가십 걸>은 <베로니카 마스>의 여주인공이 나레이션을 맡은 것은 물론 같은 시리즈의 마크 피크나스키가 파일럿 에피소드의 연출을 맡았다. 100% 뉴욕에서 촬영되고 있다는 이 시리즈는 패션이 큰 몫을 차지하는데, 과거 <섹스&시티>의 의상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의 어시스턴스였던 에릭 대맨이 의상 디자인을 맡아 화려하며 참신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가십 걸>의 특이한 사항으로는 CW 측에서 타깃 관객을 18-30세 까지의 여성으로 했으나, 정작 실제 관객들은 초중고생 여학생이라는 것. 매주 수요일에 방영되고 있는 이 시리즈는 동일 방영되는 시리즈 중 최하위의 시청률을 올리는 등 저조한 시청률을 계속 보여주고 있으나, 이미 시즌 전체 방송 분인 22회 에피소드가 방송되기로 확정된 상태다. 이유인 즉, 본 방송이 아닌 ‘아이튠’을 통한 파일 판매량이 엄청났기 때문이라고. 아이튠 판매량으로 시즌 전체 계약이 성립된 것은 아마 이 시리즈가 처음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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