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사랑 따윈 필요 없어>처럼 인기 드라마가 영화화되는 건 일본만의 유행이 아닌 듯하다. 한국에서는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가 얼마 전 영화로 개봉되었고, 미국에서도 <섹스 앤 더 시티>의 영화화 작업에 시동이 걸렸다. 헐리웃에서는 한발 더 나가 영화의 드라마화 작업도 활발하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가 열연했던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가 ABC에 의해 한 시간 분량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2005년 북미에서만 1억 8600만 달러의 수입을 거둬들이면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는 배우들의 스캔들로도 유명하다. 세계 최고의 섹시한 남녀 두 명이 출연했으니 불꽃이 튀기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했을 법. 영화 촬영 후 피트는 부인 제니퍼 애니스톤과 이혼하고 졸리와 결혼해 '브란젤리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피트도 없고, 졸리도 없고, 액션도 없다?! 안타깝게도 이 부부는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다 영화의 각본을 맡았던 사이먼 킨버그가 파일럿 프로그램에서도 펜을 잡는다. 사이먼 킨버그는 <트리플 X>와 <엑스맨 3>을 썼던 블록버스터 각본가. 그는 이 프로젝트를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차도 바꾸고 총도 새로 장만하는 부부의 이야기”라고 묘사했다. 드라마의 내용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킬러 부부의 이야기. 치열하게 장미의 전쟁을 했던 스미스 부부는 교외에 새 집을 사고 그들만의 사업을 시작하는 등 새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일상의 권태로움을 느끼고 다시 부부문제에 봉착한다. 액션장면에 일가견을 보여 2006 MTV영화제에서 ‘최고의 (부부)싸움상’을 받기도 했던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의 감독 덕 리만(그는 이미 <본 아이덴티티>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이 마찬가지로 감독을 맡는다. 이 작품에 대한 초미의 관심사는 피트와 졸리의 출연 여부. 브란젤리나 팬들에게는 안타깝겠지만 이 두 배우는 드라마에는 출연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영화와 같은 멋진 액션 대신 드라마틱한 요소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킨버그에 따르면 파일럿 프로그램에서는 영화의 액션보다는 부부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 같다. “어떤 면에서 이 드라마는 결혼에 관한 거다. 프로페셔널 킬러 부부의 일상사도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찾으려 노력하는 보통 부부의 이야기와 다를 바 없으니까.”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없이 덕 리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TV판 <미스터&미세스 스미스>는 ABC에서 2007년 가을시즌에 방영될 예정이다. (글) 이지원 smila@cine21.com (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