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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추가 되는 양산형 회귀물 0~0.5편

야흐오(59.4) 2016.12.10 19:22:32
조회 41 추천 0 댓글 0

회색 군주 : The Veil of Darkness




0.



밤이 세상을 뒤덮었다. 새하얀 달이 광기에 찬 시선을 대지를 향해 던지고, 형체를 찾을 수 없는 빛의 시체를 밟고 어둠이 도래했다. 그러나 '검은 성'은 이름과 달리 여전히 환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검은 성은 불길에 휩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성의 내부, 가장 깊은 곳, 화려한 대좌의 위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대좌와 마찬가지로 화려하기 짝이 없는 검은 망토, 검은 의복차림의 남자. 특이하게도 그의 눈동자는 짙은 잿빛이었다. 삼라만상 그 어떤 것도 그 너머를 볼 수 없을 것같은 부동의 시선이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가."


남자는 나즈막한 음성을 내뱉으며 고개를 들었다. 내부를 가득 태운 화마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 있었다.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살아남은 자들의 비명이 가득 차 있었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들려오지 않았다. 불꽃만이 아니라, 죽음마저 성을 뒤덮은게 틀림 없었다.


남자. 눈동자와 마찬가지로 짙은 잿빛의 머리를 지닌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나는 도망가지 않는다. 그러니 숨을 필요 없다. 너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성을 불태우는게 아닐 터다."


타닥타닥, 대들보에 걸려 있던 검은 성의 엠블렘이 그려진 깃대가 불타며 쓰러졌다. 그뒤로,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보이지 않던 무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녀가 섞인, 각기 다른 행색의 무리였다. 그들의 선두에는 백은색의 갑옷 차림의 젊은 남자가 서있었다. 그는 대좌에서 일어난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로크, 은의 용사여. 십년을 겨루었던 우리의 싸움도 오늘로서 끝나겠구나."


남자는 고개를 틀어 올리며 오만하게 외쳤다.

로크라고 불린, 백은색 갑옷의 남자는 곁에 있던 일행에게 손을 내밀며 외쳤다.


"유진현, 흑왕이여. 아직도 그 오만한 생각을 접지 못했구나.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는가? 단순히 싸움만이 끝난 것 같은가?"


로크는 일행에게 받은 무언가를 던졌다.

철퍽.

적염의 불꽃사이로 둥그런 것이 날아와 유진현의 발 앞에 떨어졌다. 그는 시선을 내려 떨어진 것을 바라보았다. 한때, 그가 밤의 달처럼 아름답다고 칭찬 했던, 긴 은발 머리의 엘프 여성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긴 은발 머리를 가졌던 엘프 여성의 목이었다.


"아이샤."


유진현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목을 들어 올렸다. 

그 행동을 바라보던 로크가 다시 외쳤다.


"이제 알겠는가? 이제 너를 따르는 무리는 아무도 없다. 싸움? 성? 아니지, 오늘 너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스릉.

로크가 검을 뽑아듦과 동시에, 그를 따르던 일행들도 각자의 무기를 뽑아들었다.


"너의 모든 것이 부정당할 것이다."


화르르륵. 타오르는 불꽃이 내려다보는 사람과, 올려다보는 이들의 사이를 메웠다. 

유진현은 손을 들어 올렸다. 로크는 이 세계 최고의 검사. 단신으로 용을 쓰러트린 초전사. 그뿐만이 아니라 그의 뒤에 도열해 있는 이들도 모두가 이름 있는 자들이었다.

승산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오만한 시선으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그 부동의 표정너머로, 나즈막히 말했다.


"오라."



1.


전후좌우 어디를 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또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은 깊은 바다속처럼 빛 한점 없었다. 오직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이 그곳에 있다는 것뿐, 그러나 그마저도 먹먹한 답답함을 가져다줄 뿐이었다. 

그는 캄캄한 어둠속을 끝없이 부유했다. 그러다 저 멀리서 섬광이 날아드는게 보였다. 끝이 뾰족한 빛이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섬광이 날아들어 그의 가슴을 가격했다.

그는 신음했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비탄에 빠진 사람처럼 고통속에서, 어둠속에서 몸부림쳤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렸다.


2.


유진현은 눈을 떴다. 그를 반기는 것은 그림처럼 푸른 하늘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맑고, 드넓은 푸르름이 그를 맞이했다.


'어떻게 된거지?'


바닥에 누운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분명히 죽었을 텐데.'


그랬다. 로크가 지닌 성검이 그의 가슴을 관통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유진현은 '흑왕'이라 불리우며 아크랜드에 악명을 널리 떨쳤다. 그러나 그 역시 인간에 불과했다. 마력의 원전을 모두 잃은 상태로 심장을 찔린 이상 결코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자신의 콧잔등을 스쳐지나가는 따뜻한 미풍은, 폐부 이곳 저곳을 간지럽히는 상쾌한 공기는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유진현은 손을 움직여보았다. 감각은 다소 무뎠지만, 이는 오랜 시간 혼절해 있어서 그런듯 했다. 자신의 몸은 분명히 움직였다.

부드러운 키작은 풀이 푹신하게 깔려 있는 푸른 땅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건....'


주변을 바라본 유진현의 눈이 동그래졌다. 인간으로써 겪을만한 경험은 대부분 해본 그였다. 어지간한 일이라면 결코 놀라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이름 모를 숲속이었다. 울창한 관목림의 사이사이로 거인을 연상케하는 키다리 나무가 듬성듬성 엿보였다. 이름 모를 잡초가 무성한 바닥에는 수십명도 넘을 법한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이곳은 어디인가. 이 사람들은 왜 여기에 쓰러져 있는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가장 먼저 이 두가지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진현이 궁금한 것은 이 두가지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곳이 어디이며, 또한 이들이 왜 이곳에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소환의 숲. 원래의 세계에서, 이곳 아크랜드로 강제 소환된 이들이 가장 처음 소환되는 장소였다.


어째서 유진현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인가? 이유는 간단했다. 유진현이 아크 랜드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랬다. 그가 이곳에 소환된 것은 자그마치 20년도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광경은....'


유진현의 시야가 흔들렸다. 너무도 믿을 수 없는 경험은 강철과도 같은 부동심을 지닌 그라고 할지라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그 때, 사람들이 점차 정신을 차렸다.


'뭐, 뭐야. 어떻게 된거지?!'

"뭐, 뭐야. 어떻게 된거지?!"

'오빠, 일어나봐. 오빠!'

"오빠, 일어나봐. 오빠!"

'여기가 어디야? 당신들 누구야!'

"여기가 어디야? 당신들 누구야!"


유진현이 머릿속에서 떠올리는 생각대로 사람들이 지껄였다.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십년도 전에 들은 말 소리였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일들이었다. 아크랜드에 소환되었을 무렵의 일들은 아직도 기억의 잔재속에 부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도... 안돼...."


그가 조용히 뇌까렸다. 


'상태창.'


유진현은 마음속으로 상태창을 불렀다. 

띠링!

알림음과 함께 반투명한 창 하나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이름 : 유진현]

[레벨 : 1] [나이 : 21] [성별 : 남성] [칭호 : 없음]

[종족 : 인간 : Normal] [직업 : 소환자 : Normal] [성향 : 중립 혼돈 : Natural Chaos]

[근력 : 11] [손재주 : 12] [체력 : 9] [연산력 : 11] [수용력 : 10] [행운 : 10]

[미개방 : X] [미개방 : X] [미개방 : X] [미개방 : X] [미개방 : X] [미개방 : X]

[고유 능력 : 냉정함(A).]

[보유 스킬 : 없음.]


[이름 : 냉정함] [등급 : A] [타입/분류 : 패시브/성격] [범위 : 개인/자기자신] [소모값 : 없음]

[그 마음은 얼어붙은 극의 얼음과 같이, 그 마음은 오랜 시간 머문 호수와 같이, 그 마음은 천년을 지탱해온 나무와 같이.]

[효능/효과 : 전투시 명중률/회피률에 큰 보정을 받는다. 정신 계통 공격에 높은 저항 보정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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