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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2222 이거 다음 전개가 안생각남

비냉(211.226) 2017.01.08 0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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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손목에 감긴 팔찌가 물살에 흔들렸다. 돌이 깔린 바닥에 대비되어 갈록빛이 청명하다. 가락마다 끼어진 반지도 빛을 냈다.
 
진은 개울에 손을 담그고 있었다. 물고기가 폐사된 냇가를 좀 더 올라온 장소였다.
 
손바닥을 간지럽히는 것이 기분좋았다. 물살에 손을 맡겼다. 흘러내린 머리칼이 젖는 줄 모르고 물장난을 쳤다.

 "
, 찾았어?"
 "
, ..?"

 
수풀 너머에서 수현의 목소리가 넘어왔다. 어물쩍거리는 그녀 모습에 그는 체념하고 다가섰다. 진은 팔뚝이 잠기도록 개울 바닥을 짚고 주술을 시동했다. 돌무더기 사이로 페리도트가 선명하게 타올랐다.

 "
금방 할 수 있어.."
 "
그래, 그래."

 
무안해진 표정으로 진이 술법에 집중할 동안 수현은 생각에 잠겼다. 
 
무히브인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본래 그들은 삼인이었다. 그들이 밟고 있는 칸국은 삼국과 분쟁 중인 나라였다. 외지고 한적한 국경 근처의 분쟁과는 상관없는 작은 도시였다.
 
언젠가부터, 삼국의 변두리 쪽으로 분쟁 전력이 손실되는 사건들이 생겼다. 
 
처음에는 도시 자체의 고질적인 문제라 내부적으로 해결을 보려 했지만 근접한 적국도시의 술법이 원인으로 언급됐고, 잠행이 필요해졌다.
 
그들의 사정은 꽤 살벌한 것이다.

 '
참 속편해, 물놀이나 하고 말이지.'

"
찾았다." 진이 젖은 팔을 털며  무릎을 폈다. "술법 흔적이 남아 있네. . 금방 찾았지?"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빛은 우쭐함을 담고 있었다. 수현은 건성으로 끄덕였다. "우리가 찾는 거 맞나?""모르지. 근데 그 것밖에 더 있겠어?"
 
도시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이유가 필요했고 법사를 필요로 하는 상황과 운이 좋게 닿았다.
 
그러나 도시에 들어선 직후 수현은 예감했다. 도깨비를 끌어모으는 정체가 그들의 목적과 관계있다는 것을. 물고기들의 영문모를 폐사, 그리고 순리에 어긋났기에 떠다니는 망령들은 우연같은 게 아니었다.
 "
다른데도 살펴보자." 그들은 수풀을 헤치고 사이사이 바위를 밟고 빠져나가며 개울과 멀어졌다. 사람들이 오고 가며 밟아 놓은 흙길이 나왔다.

 "
설마, 올라가?"
 "
왔던 길만 아니면 되는데, 산길 한번 옆으로 개척해볼래?"

 
그들은 그대로 길을 올랐다. 숲 속이라 어둠이 빠르게 찾아오는 탓에 벌써 시야가 흐릿했다. 별 다른 소득없이 산을 오르며 시간이 흘렀다.
 
옅은 빛이 간신히 머물러 있을 때쯤 맞은편에서 사람이 걸어 내려왔다. 차림새가 가벼운 것이 이 동네 사람으로 보였다. 그가 먼저 말을 붙였다.

 "
금방 폐쇄될 시간인데, 별 일 있습니까?"

 
수현과 진의 눈이 맞았다. 진이 입을 열었다.

 "
저희는 도깨비 출현 때문에 파견된 용병이에요."
 "
아아, 그런 일이 있었죠."
 "
, 헤헤."

 
진은 애교있는 목소리로 친근하게 말을 했다. 투명한 살결에 큰 눈망울의 그녀는 초면에도 타인의 호감을 사기 쉬웠다. 고양이 눈매와 풍성한 속눈썹 덕에 차갑고 도도한 인상은 아이같이 앳된 목소리에 금방 무너졌다.

 "
산 위쪽에 뭐가 있어요?"
 "
. 부대에 일이 있어서 가는 줄로 알았어요. 여기가 군부대로 가는 길이라.."
 "
, 군인이신거에요?"
 "
하하. 아뇨, 저는.."

 
그녀의 순진하고 적극적인 태도에 그는 거리낌없이 떠들었다. 예쁜 여성과 대화하는데 거북할 남성은 보기 드물 것이다. 사사로운 말은 차치하고, 그에 따르면 지금 부대는 개방시간이 끝났다 했다.
 
남자와 멀어질때까지 그들은 느릿하게 길을 올랐다. 별 다른 기척이 없을 즈음 걸음을 멈췄다. 사방이 깜깜했다. 
 
진은 허리춤 가방 속에서 우유빛의 구슬을 꺼내 들어 올렸다.  그녀가 들이키던 숨을 멈추자 구슬이 환해졌다.

 

 -?

리우.”

 

 정령을 부리는 그들의 유능한 동료와 연결이 되었다. 물리력이나 주술력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데 긴요했다.

 수현은 상황을 전했다. 물고기의 죽음에 주술이 교란한 증거를 잡았고 군부대 아래에 위치했다는 것. 셋의 의견은 빠르게 일치됐다.

 

-부대 가까이는 내가 관측할게. 좌표나 줘.

~, 리우.”

리나랑 도아, 합류는 작전개시에?”

-그럴 듯. 관측하고 다시 연결하자.

고생해,”

수고.”

 

 

 

 

 

 목욕탕에 돌아 온 수현과 진은 근처 모텔로 안내받았다. 주인은 일행을 정성으로 대하느라 간만에 손님을 맞느라 분주해진 은주도 가게에서 빼서 잠시 붙여주었다. 수현은 그녀에게 내일 살풀이의 끝을 볼거라 전했다.

 수현은 방으로 들어와 짐을 내려놓았다. 은주가 진의 방으로 함께 들어가 떠드는 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들어왔다. 자정이 되어가는데 음식 얘기로 꽃을 피우는 듯 했다. 소파에 몸을 기대고 힘을 뺐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열려있어, 들어와.” 수현은 웬일로 진이 노크를 하는 지 싶었지만 멍 떄리며 앉아있는데 은주가 빼꼼 몸을 내밀었다. 수현은 조금 당황하는 마음으로 상체를 당겨 앉았다.

 

헤헤, 실례할게요.”

아니에요, 말씀하세요.”

네에, 그게, 진씨하고 얘기가 나왔는데, 제가 아는 맛집에 한 잔 하러 가려고요.”

 

그 녀석은 뭘 하려는 생각이 없구나, 그는 피식 웃었다. 은주는 영문모를 웃음이지만 그저 그의 웃음이 좋아서 따라 웃었다.

 

헤에, 그럼 수현씨도, 혹시…”

아아, 저는 빠질게요. 살풀이를 아침에 할까해서, 자야겠어요.”

 “네에…”

 

 시무룩하게 방을 뜨는 은주 뒤를 따라 수현은 몸을 일으켰다. 동생이 앞뒤생각없이 술자리를 잡은 모양이라 통신구슬을 건네받고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이제 시작이었다. 리우가 관측을 제대로 해냈을거라 믿으며 수현은 목욕물을 받았다. 욕조에서 피로를 풀 생각이었다. 밤이 길어져 이불 속에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길이 나지 않은 숲 속이었다. 군부대로 가는 길에서 떨어진 장소였다. 자정이 넘어 빛이 하나 없는 어둠 뿐이었고, 수현은 꼼짝없이 서 있었다.

 어느 순간 그의 곁에 소년이 나타났다. 한밤중 산 속에서 부자연스러운 짧은 반바지 차림과 종아리를 덮는 옅은 초록빛 머리칼은 현실감이 없었다. 소년이 수현의 등에 몸을 포개었다.

                    

 “언제봐도 탐나는 몸이야, 수현.”

 

 소년의 몸에서 어둠을 걷어내는 초록빛이 일었다. 빛 알갱이는 수현의 등을 타고올랐지만 그의 손짓에 손쉽게 밀려나갔다. “하지말라했지.””아아아…” 소년은 앓는 소리를 내며 거리를 벌렸다. 아쉬운 듯 한숨을 뱉으며 마주 섰다.

 

 “애들은 모여있어. 수현을 안내하게 돼서 영광이야.”

 “단념해주라.”

 “너의 몸을 눈 앞에 두고 마음을 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건 찾았어?”

 “, 주술진이었어. 영력이 응집된 게 수명이 한참 남았더라고. 따라와.”

 

 소년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푸른 빛에 의지하며 수현은 발을 떼었다. 사방에서 뻗어오는이파리가 몸을 간지럽혔다. 그들은 점점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수풀이 우거진

방향으로 나아갔다.

 영감이 높은 육은 귀신이나 정령과 교감하는데 원활하지만 그렇기에 사냥감이 되기도 했다. 이승에서 몸을 갖지 못하는 혼들은 동기화하기 좋은 육을 탐했고 수현의 몸은 그 대상이었다. 수현은 스스로 그에 저항할 힘이 있었지만 육신을 지배당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소년은 정령이었다. 저승에서 넘쳐 이승으로 흘러들어온 혼이고, 이름을 부여받아 이승에 존재할 수 있고, 이승에 완전히 머무를 육신을 원하는 정령이다. 정령으로서 수현의 몸을 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행 만나는 신을 써야할까


머라고 쓰지


계속 숲속에서 돌아다니는거 지겨운데


정령이랑 더 만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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