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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마지막 여행 - 6화모바일에서 작성

새벽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03 00:44:44
조회 709 추천 33 댓글 7


프롤로그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1211172





1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1222417





2화 : https://m.dcinside.com/view.php?id=frozen&no=1233944





3화 : https://m.dcinside.com/view.php?id=frozen&no=1251810





4화 :  https://m.dcinside.com/view.php?id=frozen&no=1275954





5화 : https://m.dcinside.com/view.php?id=frozen&no=1314943









서걱서걱, 톱질하고


이영차, 끌어 올리고..


- 하압!


두동강을 낸다. 얼음 덩어리는 보기도 좋고 옮기기도 편한 작은 조각들이 되었다.


나는 잠시 얼음 조각의 절단면을 바라본다.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날이 서있는 광택에 취한다. 내가 얼음쟝수 일을 시작한건 고아 입장에서 바로 시작할수 있는게 이것 뿐이였다는 생계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가장 큰건 얼음들이 내게 주는 이 매력들 때문이다. 얼음엔 고된 일도 힘들지 않게 해주는 신비한 마법이 깃들여져 있다. 말 그대로, 얼음은 내 인생인 셈이다.


- 후우.. 잠시 쉴까..


새벽 일찍 출발해서 얼음을 캐기 시작한지 약 4시간. 대략 50개정도는 캐낸것 같다.  얼음을 캐다보니 내 마음속에 있던 이유없는 뷸안들이 차츰 가라앉았다.


역시 우울하거나 불안할땐 몸을 움직이는게 최고다.


후.. 슬슬 시장기도 올라오니 식사를 해야겠다. 스벤도 내가 당근을 주기만을 아까전부터 기다리고 있었겠지.


- 자 스벤, 이제 점심 시간..


갑자기 저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온다. 이 외진 곳을 왕래하는 사람이 있기라도 한걸까. 내가 알기론 여기를 돌아다니는건 나정도 뿐인데


게다가 멀리서 보이는 형체들의 이동방향을 보니 곧장 나를 향해 달려오는듯하다.


점점 가까워진다. 양옆에는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고.. 가운데엔....


이마에서 금빛 티아라가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휘날리는 보랏빛 망토. 나는 얼른 그 자리에서 부복했다.


무슨일이지? 갑자기 이 시간에 엘사가 왜 나를 찾아온걸까? 요새 엄청 바쁜걸로 알고 있는데..


여러가지 생각해봤지만 그럴듯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사이에 엘사와 군인들은 어느새 내 앞에 도착했다.


- 여왕님을 뵙습니다.


- 어...음..그러니까.. 병사들! 잠시  여기서 물러나도록.


풉, 언제나 당황하는건 여전하구나. 목소리만 들어도 알수 있어.


두 기의 말발굽 소리가 점점 멀어지다가 사라지고, 그 후에야 난 굽혔던 몸을 일으켰다.


- 크리스토프, 이런건 하지 말라니까요! 우리들 사이에 민망하게..


- 무슨 소리야 엘사. 국민들에게 여왕의 권위는 절대적인거야. 일개 병사 앞에서도 권위가 없는 모습을 보여선 안된다니깐.


- 으으.. 그래도... 오글거리는데..


엘사가 진저리가 난다는듯 손사래를 친다. 그래도 이러는게 당연히 맞는거지. 엘사도 곧 적응할꺼라고 생각한다.


- 흠.. 그래서, 무슨 용무십니까? 한창 수업으로 바쁘신 우리 아름다운 여왕님께서 이런 누추한곳을 다 오시다니 광명이옵니다.


약간 과장된 톤으로 말해본다. 왠지 엘사는 놀리는게 재밌다니깐.


퍽!


엘사가 내 이마에 얼음덩어리를 던졌다. 야, 이건 좀 심하게 딱딱하잖아..


- 장난 그만해요 크리스토프! 난 지금 중요한 이야기를 하러 왔으니까요.


중요한 이야기 라는 말에 태도를 진지하게 바꾸기로 했다. 엘사가 저런걸로 장난칠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 그 바쁜 스케줄을 미뤄두고 여기까지 온걸 보면 일의 중요성도 꽤나 높아보이니까


- 중요한 이야기? 무슨 이야기이길래..


이마를 문지르면서 엘사에게 묻는다. 아까껀 아무리 생각해도 심하게 단단했어.. 우, 아파라...


내 말에 엘사를 으흠. 하고 헛기침을 한뒤 표정을 굳히고는


- 안나에 관련된 이야기예요. 요 근래 밤의 외출이 너무 잦아요. 들어오는 시간도 점점 늦어져서 아침에나 들어온다고 하네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 드나요? 그래서 오늘 밤부턴 안나에개 미행을 한명 붙힐꺼예요.


아... 안나에 관련된 이야기... 밤마다 돌아다니는것.


그래, 요근래 안나의 행동이 갑자기 이상해지긴했다. 그 전에도 몇번 밤에 돌아다니는걸 알았지만, 보통 한 두시간뒤면 들어오곤 했는데, 요근래 3일간은 해가 뜨기 전까지 성으로 들어오지 않았었다.


- 안나가 이상한 단체 같은 것에 빠지지 않았나 언니로서 걱정되네요..  비밀 집회들은 보통 밤에 이루어지니까요. 그런 불법 단체가 만약 있다면...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한기와 눈을 머금은 바람이 나를 덮쳐온다. 추위에 익숙한 나도 떨정도의 지독한 한기가 서려 있는 겨울 바람.


지금은 어느정도 컨트롤이 가능해졌지만, 아직도 엘사는 감정이 격해지면 종종 마법을 자신도 모르게 흘려내보내곤 한다.


- 그래, 알겠어 무슨 말인지. 일단 진정좀 해.


- 후우.. 진정이요? 네, 그래야죠..어쨌든 난 이 이야기를 해주려 온거에요. 당신은 안나의 약혼자니까요.. 안나는 아직 18살짜리 철부지 어린 애예요. 우리가 좋은 방향으로 잘 잡아줘야해요. 아시겠죠?


가끔 난 엘사의 간섭이 심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건 유일한 혈육인 안나를 아끼고 걱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는것도 이제는 잘 알고 있다. 정말이지 기특한 언니 아닌가? 저승에 계신 국왕님도 이정도면 만족하실것 같다.


꼬르르르...


기특한 언니의 뱃속이 요동치고, 엘사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어쩔줄 몰라했다. 부끄러워 하긴... 내 점심을 나눠줘야겠네.


- 엘사, 당근 먹을래?















- 으으으... 저기.. 카이씨?


몇시간이나 잔걸까? 꽤나 오래 잔것 같은 기분이야. 잠은 덜 깼지만 피로는 싹 풀린게 느껴져.


- 네, 안나 공주님. 부르셨습니까?


- 미안하지만, 지금 몇시죠?


- 저녁 6시를 막 넘겼습니다 공주님. 식사를 올릴까요?


식사라...음, 두끼나 못먹었지만 지금은 딱히 배고프진 않네..


- 아녜요, 그냥 마실만한걸 좀 올려줘요.


- 네, 공주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카이가 방문을 조심스레 닫고 나갔다. 나는 침대에 앉은채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오늘밤.. 어떻게 해야하지?


한스를 찾아가야하나? 아니면 어제 마음먹은대로 이대로 만나는걸 멈추고 언니한테 한스가 있는곳을 알려줘야 할까..


어쩌지...공주로서의, 그리고 엘사와 크리스토프에 대한 도리로선 당연히 한스가 있는곳을 알려주는것이 옳다. 이게 일반적으로도 봤을때도 옳아.


하지만 난....


- 으... 답답해..


갑자기 방안에 있는것이 매우 갑갑하게 느껴졌다. 산소가 부족한 그런 탁한 느낌이러고 표현해야할까...


상쾌한 바깥 공기를 쐬고 싶어. 잠시 밖을 나가볼까..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될것 같아.













간단하게 손에 집히는 옷을 대충 입고 성문 밖을 나섰다.


나서고 보니 대관식 드레스에 겨울 외투를 걸친 꼴이다. 이 옷들 정말 오랜만에 입어보네.


저녁 7시 어간의 아렌델은 아직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최대한 사람들이 적게 돌아다니는 곳으로 이동해야지. 알아보는 국민들이 많으면 물론 고맙지만 한편으론 피곤한것도 사실이다.


- 이봐 자네, 그 이야기 들었나?


- 베르그로구만? 얼음장사는 잘되는지 궁금하구만. 허허..


골목을 돌아가는 길이다. 길거리의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일이나 대화를 즐기며 이 시간을 만끽하는 중이다.


-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함세. 방금 전해들은 소식인데 말야..


나도 마음 편히 누군가랑 이야기하고 그러면 좋을텐데.


- 서던제도의 그 왕자 있잖아, 그.. 맞아, 한스 왕자. 우리 여왕님과 공주님을 죽이려 했던 그 냉혈한.


한스? 한스에 대한 소식?


가던길을 멈추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그냥 지나치기엔 그 '소식' 이라는게 너무 궁금하니까.


- 아~ 그 악마같은 새끼? 그래 알지. 그놈에 관한 소식이라니?


- 그게 말일세.. 듣고 좀 놀랬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놈은 왕자니까 말이야..


놀랬다고..? 뭐지?  놀랄만한 소식?


- 다음달에 서던 제도 본국에서 처형된다고 하더구만. 죄명은 타국 여왕과 공주에 대한 살인 미수죄, 서던 재도 본국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린 죄라고 하더군. 듣는 순간 놀랬지만 속이 다 사원해지더라니까?


- 그쪽의 국왕이 어떻게 생겨먹은 놈인진 모르겠지만, 아주 현명한 결정을 내렸구만! 하하!


- 내말이! 그런데...어..!  저기 달려가시는 분은 안나 공주님.....


그 이야기들을 듣고 더 이상 난 가만히 있을수 없었어. 곧장 북쪽 산을 향해서 달려간다. 머릿속엔 약간의 죄책감도 남아 있지 않은채로.
















- 안나 공주님? 말씀하신 음료가...


방이 고요하다. 아무도 없다. 공주님이 자리에 없구나...


나는 그 사실을 알자마자 내 방 옆의 공간으로 달려간다. 원래는 빈 곳이지만 얼마전부터 '특별한' 손님이 묵고 있는곳이다. 그걸 아는건 나와 엘사 여왕님뿐.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는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보기좋게 그을린 검은 피부의 사내. 백인이 대부분인 아렌델 내에선 꽤나 희귀한 존재다.


- 우르드, 이제 자네가 나설 차례일세.


- 때가 되었군요 카이.


- 전에 말했던 대로 안나 공주님을 멀리서 미행해주게. 절대로 눈에 띄어선 안돼.


타국에서 소문난 뒷조사 전문가. 이 사람을 부르려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는지...여왕님이 아끼지 말라해서 데려온거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야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시종장. 여왕님의 명령이라면 그저 따를뿐. 판단은 나의 영역이 아니다.


우르드가 제빠르게 문을 빠져나가는걸 잠시 지켜보다가 나도 방을 나섰다.















-후우...후우...


어느새 오큰네 무역본부 앞에 도착해버렸어.


원래는 다시는 오지 않기로 결심했었는데...곧 한스가 처형된다는 말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어.


헛간으로 다가가 문을 연다. 문을 열자 볏짚 위에 앉아있는 한스가 눈에 보인다.


한스가 날 보자마자 몸을 벌떡 일으켜서 다가온다.


- 안나! 표정이 왜 그래요...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건가요?


내 표정이 꽤나 심각해보였나봐.. 일단 지금 바로 꺼낼 이야기는 아닌것 같아 표정을 바꿨다.


- 아...... 아니예요, 뛰어와서 좀 숨이 찼나봐요..하하...


과장되서 숨을 내쉬면서 볏짚위에 앉는다. 약간 까칠까칠하지만 푹신하네..


- 음....


무슨 이야기를 하지? 또 머리가 멍해져.. 한스는 따뜻한 눈빛으로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고.. 으...


- 밥은..먹었어요?


고작 꺼낸말이 밥 이야기라니...우...


- 지금 막 먹을려고 했어요~ 오, 저기 왔네.


문이 쾅 열리더니 거구의 사내가 들어왔다.


- 유후~ 오큰네 특제 디너가 왔어요~ 오우~ 변태 아가씨가 오셨네~


뭐요?


- 벼...변태라니 무슨 소리죠?


- 묶는 플레이를 좋아하다니.. 오우~ 너무 심하면 잡혀간다구요~


오큰의 말이 뭔 말인지 전혀 이해가 안가는데.. 그러다가 내 눈에 보인건 기둥 근처에 풀려있서 나부러진 밧줄..


아, 내가 한스를 묶었었지.. 그걸 보고 설마..


얼굴이 후끈후끈거린다. 이래봐도 나 키스도 두번밖에 안해본 순수한 여자인데.. 이런 취급이라니!


한스 앞에서 그런 이야기는 하지마..


- 아..안나 여기엔 그냥 약간의 사정이 있어요. 그냥 흘려들어요..


- 흘려 들을수 없어요! 일국의 공주가 이런 취급이라니.. 전후사정을 듣어야겠...


잠깐 저건 뭐지? 저 구석에 움직이는 조그마한 물체는.. 찍찍거리면서 내게로 곧장 다가왔다.


윤기 있는 털을 가진 갈색 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싫어..싫어...


- 꺄아아아아!!















안나라는 여자는 정말로 체력이 좋은것 같다. 이 먼거리를 쉬지 않고 달려가다니..


- 헉헉...후....


내가 의뢰를 맡은후로 이렇게 체력 좋은 여자는 또 처음이군.


지금 의뢰 대상자는 왠 허름한 헛간으로 들어갔다. 일단 근처에 숨어서 헛간을 지켜보기로 한다.


한 20분정도 지나도 공주가 나오질 않는다. 이제 슬슬 가까이 가서 지켜보도록 할까..


끼이이익...


갑자기 헛간 옆에 있던 집에서 사람이 하나 나온다. 딱뵈도 키가 2미터는 되보이는 거구의 사내. 손에 뭔가를 들고 헛간으로 들어갔다.


이런, 좀 더 있다가 봐야하나..


그래서 다시 대기한지 약 5분정도 지났을까.


-꺄아아아아!!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내 의뢰 대상자에게 무슨일이 생긴 모양이다.


들어가서 도와줘야한다고? 아니, 그건 초보자들이 간혹하는 실수다. 저런데 잘못 들어갔단 목숨이 몇개여도 남아나지 않을 상황이 자주 일어나거든.


냉혈한이라고 욕해도 상관없다. 내가 의뢰받은건 '미행'이지 '보호'나 '경호'가 아니다.


어서가서 이 사실을 카이에게 전해주면 카이는 그 여왕한테 이 일을 이야기 할테고, 그럼 내 일은 모두 끝나는 셈이다. 이번일은 매우 쉽게 보수를 타가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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