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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단편집] 한나의 일기 - 14화: 정서대장군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2.20 00:00:32
조회 523 추천 18 댓글 6

한나의 일기 - 마스터링크


 

전작 링크: 쏭픽 마스터링크 바로가기

 

 

전작 링크: 악마의 집회 - 마스터링크

 

 

전작 링크: 정령살해자 - 마스터링크

 

 

이 픽은 패러렐 아렌델에서 이어지는 단편집입니다. 패러렐 아렌델을 읽지 않으셨다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먼저 읽는 걸 권장합니다. 그 전편인 정령살해자 역시 읽어두면 좋습니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A7NGf

 

 

 

ㅇㅇㅇㅁ년 3 15안나 언니, 원정 온 중국 군대를 접견함.

 

***

 

흉노족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유라시아 대룩 전체를 통틀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마치 역병과도 같은 기세로 기병들을 휘몰아쳐 한낮 유목 집단 주제에 나라 하나 정도는 우습게 약탈해버리는 무시무시한 민족. 그 이름을 듣고 떨지 않는 왕국은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최근, 먼 동쪽에서 흉노족이 접근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아렌델 왕실은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차하면 전선에 나서 놈들을 얼음으로 뒤덮을 준비를 하는 멜리사와 엘사였으니 말 다했다.

그런데 거기서 일이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바로 그 뒤를 이어, 엄청난 규모의 중국 군대가 토벌대란 이름 하에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겼다; 본디 중국은 거대한 제국인데다가 전세계를 자신들의 속국 취급하는 나라. 괜히 그런 강대국에 휘둘리기 싫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그들에겐 흉노족으로부터 다른 국가들을 구한다는 대의가 있으니, 국경 근처까지 온 그들의 군대를 무시하거나 박하게 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여왕과 대신들간의 며칠간의 입씨름 끝에, 아렌델은 중국 군대에게 먼저 호의를 보이기로 했다 사절을 보내 연회를 열어, 먼길을 온 군사들을 달랜다는 명목으로.

그리고 위험하다고 한사코 말리는 자매들에게 떼를 써서, 안나가 그 사절로서 가게 된 것이다.

그건 그렇고, 병사들 한번 절도있네~” 자기도 모르게 넓디넓은 진영을 둘러보며 감탄하는 안나. 이렇게 많은 군사가 있으면 기강이 조금 느슨해질 법도 한데, 다들 군기가 딱 잡혀있는 데다가 보기만 해도 어떤 기백을 발산하고 있다.

새삼 이 군대와 적대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 생각한 안나였다.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공주님,” 그녀를 안내하던 장수 하나가 포권을 하며 예를 갖춘다. “잠시 이 천막 안에 들어와 계시지요. 곧 대장군님께서 만나러 오실겁니다.”

자못 기품있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 앉는 안나. 대장군이라…… 그럼 중국 안에서도 꽤나 높은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어떤 사람일까?

천막 안에 다시 인기척이 난 것은 의외로 금방이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안나가 고개를 입구 쪽으로 돌리니, 전신갑주에 투구까지 걸친 장수 한 명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일단 좀 의외였던 건 장수의 겉모습이었다; 솔직히 거대한 호걸 풍모의 남자를 연상한 안나였지만, 정작 그녀 앞에 선 사람은 오히려 갑주 밑에는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보였고, 키도 그녀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일국의 공주께서 직접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와 주셨으니 감개무랑하기 그지없습니다,” 포권을 취하며 공손히 예를 갖추는 장수. “제가 이 군대의 총대장인 정서대장군 화평(和平)입니다. 아렌델의 안나 공주님께 예를 표합니다.”

여기서 놀라운 점 두번째; 화평의 목소리가 의외로 톤이 높고 여렸다. 설마 소년인가?

, 그렇게까지 딱딱하게 격식 차릴 필요 없는데요……” 몹시도 공손한 태도에 오히려 살짝 무안해지는 안나. “그나저나 생각보다 젊으신가보네요. 대장군의 직책은, 뭐랄까……”

조금 더 노련해보이는 사람이 맡을 거라 예상하셨다고요?” 투구로 가려진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웃는 표정이 그려지는 화평이었다. “, 괜찮습니다. 다들 제 모습을 보고 다소 놀라곤 하죠; 아직 17세밖에 되지 않았으니, 체구가 작은 것도 어쩔 수 없군요.”

에엣?! 17!?!!?” 당황하다 못해 외치는 안나. 17살이면 한나보다도 어린데, 그 나이에 일국의 대장군이라니, 무슨 엄청난 출세야……

, 세상에 불가능한 건 없다는 이야기죠,” 후후 웃으면서 말하는 평. “실제로 많은 반대가 있었습니다만, 그걸 전부 무산시키고 절 등용해주신 황제 폐하께는 마음 속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우와아……” 감탄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자신이 사절로 오게 된 때를 떠올리는 안나. 언니들의 반대야 귀여운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이었겠지만, 대신들의 반대는……. , 여자에게 위험한 일을 시키는 게 마뜩치 않기도 했겠지.

하지만 공주님께서 이런 자리에 오신 것도 세간의 눈에는 충분히 놀라운 일이지요,” 안나의 마음이라도 읽은 건지 그 점을 지적하는 화평. “듣자하니 아렌델은 여자들도 승마를 하고 무예를 닦을 정도로 여성들이 적극적인 나라라고 들었습니다.”

아하하, 뭐 그렇기도 하지요……” 머쓱해서 애매한 대답을 하는 안나. 일단 본인부터가 취미가 승마에다가 요즘은 호신을 위해 검도 어깨 너머로 익히고 있는 중이다.

그런 열린 사고가 조금은 부럽다고 생각됩니다,” 어딘가 조금 진지한 말투로 말을 잇는 화평. “그런 면에서 우리 중국은 아직 약간 경직된 태도를 보이지요. 하지만 언젠간 모두 알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중요한 것은 성별이나 나이가 아닌, 마음의 강함이라고.”

“……” 대답은 하지 않지만 마음 속으로는 격하게 공감하는 안나. 당연한 얘기다; 자신이 그랬고, 엘사도, 멜리사도, 한나도 모두…… 강한 마음이 있었기에, 지금의 행복을 누리는 그들 자매가 있었던 것이다.

…… 아무튼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공주님께 저희도 무언가 대접하게 해주십시오,” 무거워진 분위기를 눈치챘는지 한층 밝은 톤으로 화제를 바꾸는 화평. “, 그렇군요; 저희 군사들의 훈련장을 잠시 방문하지 않겠습니까?”

 

***

 

에잇, 얍 하는 기합이 울려퍼지는 훈련장은 아렌델에서 보던 광경과는 사뭇 달랐다.

우선은 조련을 받는 병사들의 일체감이다; 애초에 병력수가 아렌델의 군대에 비해 월등히 많다 보니, 일심동체로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또 하나 차이점은 병사들이 개별적으로 무를 겨루는 작은 훈련장이 따로 있다는 것. 언젠가 군을 통솔하는 장수가 될지도 모르는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려나. 나름 어깨 너머로 군사적 지식을 익힌 안나에겐 꽤나 눈길이 가는 제도였다.

공주님께서 참가하신다면 영광이겠지만, 그러다 여왕님의 분노를 사고싶진 않으니까 말이죠,” 농담조로 웃으며 혼자 안으로 들어가는 화평의 손에는, 검이 아닌 짧은 봉 비슷한 무기가 들려있었다. “보잘것없는 무용이지만 여흥으로 삼고 보시기 바랍니다. 간만에 이런 훈련에 어울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요.”

, 대장군님! 한 수 부탁드립니다!” 그를 향해 일제히 포권하며 경례하는 병사들. 하나같이 화평에 비하면 산만한 체구에 손에는 진검이나 창, 장병(長兵)을 들고 있다. 괜찮은거야, 저거……?

하지만 안나의 걱정이 헛된 것이라는 건 금방 드러났다.

으랴아아아아아아아아앗!” 먼저 나선 병사 한 명이 우렁찬 기합과 함께 손도끼를 크게 휘두르지만

!” 기합 한번에 재빨리 몸을 틀어 그 병사의 뒤로 돌아온 화평이, 다시 기합 한번에 손을 철편으로 가격, 무기를 떨구게 만든 것이다. 다음에 바로 손을 휘어잡고는 뒤통수를 재차 가격해 쓰러트린 건 덤.

이야아아아아압!” 다음에 덤벼든 창 든 병사도 마찬가지; 철편으로 손쉽게 공격을 흘린 다음 쓱 들어와 다리를 가격, 앞으로 고꾸라트리고는 그 위에 올라타 암바를 걸어 제압하는 것이다.

우와아……” 감탄할 틈도 없이, 훈련장 안에 있은 십여 명 가량의 병사들을 그렇게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제압해버린 화평. 크지 않은 체구를 살린 회피 위주의 움직임과 급소를 가격해 순식간에 적을 전투불능으로 만드는 센스…… 피나는 노력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실력이라는 걸, 안나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후우……” 한바탕 하느라 꽤나 지쳤을 텐데도, 투구를 벗고 땀조차 닦지 않고 밖으로 나오는 화평. “아아, 역시 무인으로서 이런 건 좋군요. 공주님도 조금은 이 느낌을 아실까 해서 한 번 보여드려 보았습니다.”

, 뭐랄까…… 의외로 알 것도 같네요,” 선선히 웃으며 대답하는 안나. 빈말이 아니고, 자기 같은 초짜 무인이 봐도 가슴이 뛰는 장면이었다.

공주님께서 열어주실 연회로, 우리 병사들은 더더욱 사기가 오르겠죠,” 다시 훈련을 시작하는 병사들을 돌아보며 말하는 화평. “자고로 군대란 백성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 이미 수 차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이웃 국가들까지 어지럽힌 흉노족을 더는 용서할 수 없다는 황제 폐하의 의지에 의해 본국에서 먼 이곳까지 오게 되었군요. 그런 곳에서 공주님께 이런 위로를 받게 되어 황공하기 그지없습니다.”

아뇨아뇨; 우리 입장에선 도움을 받은 셈이니까, 최소한의 정성을 보인 거죠,” 새삼 아렌델의 공식적인 입장을 먼저 전하는 안나. “그리고, 저기…… 잠깐이었지만, 당신에게는 많은 가르침을 받은 것 같아요. 언젠가 인연이 되면, 또 만날 수 있겠죠?”

세상은 넓습니다; 인연을 실은 바람이 다시 이쪽으로 불어온다면, 반드시 만날 수 있다고 믿어요,” 후후 웃으며 고개를 숙이는 화평. “, 그럼 가시죠; 저희 병사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환하게 웃으며 앞으로 다시 걸어나가는 안나.

정말 세상은 넓다; 자신이 중국의 대장군과 이런 인연을 쌓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

 

안나가 돌아간 뒤, 천막으로 돌아와 쌓여있는 서간을 펼치는 화평.

전 아직도 괜찮은 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불안한 눈빛으로 곁에서 한마디 하는 시종 소년. “대장군님…… 어찌 보면, 일국의 공주에게 정체를 속인 것입니다.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아렌델이 그렇게 꽉 막힌 국가라곤 생각하지 않아,” 조용히 대답하며 마침내 투구를 벗는 화평. 일렁거리는 촛불에 비치는 것은 짧게 치긴 했으나, 남자라고는 볼 수 없는 긴 머리였다. “게다가 그 분…… 얼핏 내 정체를 눈치챈 것 같기도 하더구나.”

재미있구나…… 이 화목란(花木蘭), 겪을 일 다 겪고 나서도 이런 인연을 맺게 되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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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화목란은 바로 우리가 잘 아는 파 뮬란을 한자 그대로 읽은 것. 가명으로 쓴 화평에 대해 말하자면, 뮬란이 종군 당시 핑이라는 가명을 썼는데, 평평할 평자를 중국어로 읽으면 핑이 되니까 그냥 그렇게 갖다붙인거다.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 이야기 그 4탄, 안나와 뮬란의 만남. 디즈니 프린세스 최강 무투파들의 만남(...)일지도. 메리다는? 아무 것도 몰라요

원래 지금까지 나온 벨, 라푼젤, 말레피센트, 뮬란은 패러렐 아렌델 뒤에 나올 후속작에서 전격 등장할 예정이었고, 뮬란이 정체를 밝히는 것도 이 때가 되어야했어. 근데 입대크리(...). 사실 얘네 말고도 크로스오버로 나오는 캐릭터들 엄청 많은 장편이 될 예정이었지. 악마의 집회와 비슷하지만 더 스케일을 키웠다고 보면 될 거야. 나 말야...... 제대하고 나서 그거 연재할 수 있을까......?

암튼 다음편은 결국 마지막화. 그간 오랫동안 프갤에서 좋은 경험 많이 하고 군대 갑니다. 하아......

 

- 저기 댓글이 있군요. 좋은 창작욕 공급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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