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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밤/문학] 케이크의 비밀

라오디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25 23:44:41
조회 238 추천 21 댓글 11

 안녕, 눈송이들. 우리 눈송이들을 무지무지 사랑하는 엄마야.


 고롱고롱 코를 고는 너희들 옆에서 편지를 쓰니 괜히 설레네. 음, 안나가 들으면 화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지금 안나가 좋아하는 연필로 쓰고 있거든. 


 미안해, 안ㄴㅏ-------- <-우리 작은 눈송이, 엄마 팔을 치다니. 언제쯤이면 잠버릇이 얌전해질까? 허락도 없이 연필을 써서 그런가? 바닥에 누워서 써야겠다.


 눈송이들! 너무나도 귀여운 눈송이들이지만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어엿한 눈사람으로 자라겠지? 그땐 아리따운 아가씨로 변해 있겠구나.


 그날이 얼른 오길 바라는 마음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조금만 더 천천히···왔으면 싶기도 해. 조막만한 입술과 손가락을 만지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더욱 커진단다. 너흰 왜 그런 줄 모르겠지?


 아니, 어쩌면 알 수도 있겠다. 엘사와 안나가 편지를 읽고 있을 때는 지금보다 많이 자라 있을 테니. 그래, 엄만 이 편지를 바로 보여주지 않을 거야. 깜짝 선물을 준비했거든.


 어머나, 아직 생일도 오지 않았는데 웬 선물일까?


 엘사. 안나. 너희 둘다 단 음식을 좋아하잖아. 특히 초콜릿을 되게 좋아하고. 그래서 말인데 엄마가 특별한 음식을 소개해주려고 해.


 바로 초콜릿 아이스크림 케이크야!


 초콜릿 케이크가 뭐가 특별하냐고 그럴 수 있는데 당연히 특별한 비법이 있지.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엄마만의 비법. 궁금하지?


 편지 말미에 적어둘테니 한번 만들어봐. 둘이 만들어도 좋고 혼자 만들어도 좋고. 가장 좋은 건 우리 눈송이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주는 거야. 생각만 해도 흐뭇하지 않니? 아닌가. 엄마가 너무 주책이니?


 아무튼 지금은 힘들겠지만 나중에 크면 서로 잘 만들어줄 거라 생각해.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 눈송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사이좋은 자매니까.


 계속 누워서 쓰니까 허리 아프다. 이만 줄일게.


 참고로 이건 우리만의 비밀이니까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돼. 아빠한테도 비밀이야!

 

 -엄마가


 나만 빼놓고 셋이서만...-외로운 아빠가


 엘사는 남몰래 숨죽여 웃었다. 손에는 편지지가 들려 있었다. 셀 수도 없이 많이 읽어봤음에도 편지지는 구겨지거나 귀퉁이가 닳아 보이지 않았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라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


 엘사가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는 먹음직스러워보이는 케이크가 넓은 쟁반에 놓여 있었다. 눈을 감고 냄새를 맡으니 달달한 내음이 느껴졌다.


 “여기에 엄마만의 특별한 비법을 넣으면···.”


 엘사는 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 멀리서 크리스토프가 종이에 무언갈 적어내려가고 있었다. 온몸에 물감을 묻은 채로 아주 열심이었다. 옆에 우두커니 서 있는 스벤은 올라프의 코에 꽂힌 당근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도 엘사 쪽을 보고 있지 않았다. 엘사는 부끄러우니 얼른 하기로 했다. 엘사는 손바닥에 입술을 쪽 하더니 케이크에 살짝 갖다댔다.


 “맛있어져라. 얍.”


 “맛있어져라. 얍!”


 엘사가 기겁을 했다. 어느새 옆에 다가온 올라프가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올라프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입술을 내밀고는 마구 입맞춤을 갈겨댔다. 덕분에 장본인은 잔뜩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야만 했다.


 엘사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서 중얼거렸다.


 “올라프. 그러지 말고 가서 크리스토프 좀 도와줘.”


 “뽀뽀 더 안 해? 아직 더 남았는데. ”


 “그 정도면 충분히 할 만큼 했어.”


 올라프는 내심 아쉽다는 얼굴로 바라보다가 자리를 떠났다. 엘사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마지막으로 장식품이 있어야겠지.”


 엘사가 허공에 동그라미를 그렸다. 눈가루가 내려앉더니 케이크 위에 아름다운 장식품이 만들어졌다. 엘사와 안나가 사이좋게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었다.


 그 사이 크리스토프가 플랜카드를 완성했다. 조금 완성도가 부족해보였지만 그래도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엘사는 억지로 웃어보인 뒤 크리스토프와 올라프에게 케이크를 잘 간수하라고 말했다.


 안나 방 앞에 선 엘사는 들어가기 전에 심호흡을 했다. 언니로서 동생에게 처음으로 해주는 생일 파티였다. 망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도 다들 도와주겠다고 나서줬잖아. 응. 할 수 있어.”


 엘사는 주먹을 꽉 쥐었다. 왠지 몸에 열이 나는 것 같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곧 있을 생일 파티에 흥분이 되서 그런 것 같았다.


 엘사는 안나 방에 들어가 살금살금 침대로 다가갔다. 안나가 고롱고롱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엄마가 말한 아리따운 아가씨의 모습과는 괴리감이 있었지만 엘사는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누가 뭐라 해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동생이었으니까.


 무릎을 꿇고 옆에 앉은 엘사는 숨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옛날 안나가 자신을 깨웠을 때의 감각을 되살리며 입술을 오물거렸다. 


 “프슷. 안나.”




---------------------

안나를 위해 마련한 케이크가 사실 과거에 엄마가 알려준 레시피대로 만들었다는 설정으로 간단히 한번 써봤어요.

부족한 글이지만..그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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