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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밤/문학] 아렌델 올림픽앱에서 작성

빛쫓는방랑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01 21:35:27
조회 297 추천 13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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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전통을 찾아 나선 올라프의 모험이 마무리 되고 며칠 후...



“그거 알아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대회가 있다는 걸요?”
운동선수들의 사진이 담긴 책을 들고 쪼르르 달려오는 올라프에게 안나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올라프. 바로 올림픽이잖아.”
“헉! 맞아요! 근데 아렌델은 올림픽 안 하나요?”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올라프에게 자줏빛 잠옷 차림의 엘사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쉽지만 아렌델은 한동안 올림픽에 참여하지 못했단다. 나 때문에 말이야.”
“우으...”
올라프는 시무룩해져서 고개를 숙였지만 이내 좋은 생각을 한 듯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그러면 이번에 해보는 거 어때요?”
“뭐? 그렇지만 올라프, 올림픽은 열리는 기간이 따로 있어.”
“맞아요. 그건 책에도 나와 있어요. 게다가 그거 알아요? 무려 50년 넘게 올림픽이 중단된 적도 있데요. 그리고 또..”
올라프가 딴 길로 새려고 하자 크리스토프가 다시 불러 세웠다.
“그래서 올라프, 올림픽을 참가하는 건 무리일 거 같은데?”
“아니죠, 스벤, 크리스토프! 우리끼리 올림픽을 개최하는 거예요!”
“뭐어?”
“뭐?”
“???”
모두가 당황했지만 올라프는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갈색 나뭇가지 손을 치켜세웠다.
“엘사, 안나, 크리스토프 이렇게 훌륭한 선수도 있고 스벤하고 나하고 멋진 심판도 있으니 이제 종목만 정하면 돼요!”
그러자 살짝 고개를 기우뚱한 안나가 손을 들었다.
“그런데 왜 너하고 스벤이 심판이야?”
“스벤을 타고 다니면 이동하기도 편할 거고 무엇보다 이걸 보세요.”
올라프가 보여준 것은 높은 의자 위에서 종을 딸랑딸랑 흔드는 올림픽 심판이 찍힌 흑백사진이었다. 안나와 엘사, 크리스토프는 여전히 이해를 하지 못한 표정으로 올라프를 보았다.
“엄숙한 표정으로 종을 흔드는 역할을 누가 봐도 눈사람이 어울리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그냥 올라프는 종을 흔들고 싶은 것이었다. 그렇게 이해한 세 사람은 서로를 쳐다  보았다. 먼저 입을 뗀 것은 안나였다.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마침 성탄절도 지났고 궁전 일도 비교적 한가롭잖아.”
“그렇기는 한데...”
엘사가 말을 흐리자 안나는 재빨리 크리스토프를 쳐다보았다. 어서 지원사격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느낀 크리스토프가 털털하게 웃으며 말했다.
“한 번 해보죠. 뭐 누가 이길지는 뻔하겠지만.”
“뭐라구요, 크리스토프? 설마 자기가 이긴다는 건 아니겠죠?”
“하하, 안나. 스포츠라면 그래도 얼음장수가 유리하지 않겠어요?”
“당연히 아니죠. 아렌델 최고의 검사한테 승부가 될 것 같아요?”
“훗, 그거야 모르죠.”
“으, 크리스토프...”
“후훗”
안나가 살짝 흥분하자 엘사는 난처한 듯 웃었다. 그러자 안나가 엘사를 휙 돌아보며 날카롭게 말했다.
“언니는 경기 중에 마법 사용 금지야!”
“뭐..?”
“당연히 올림픽이니까 마법을 사용하면 안 돼. 그건 공정하지 않아.”
“워워, 안나. 진정해요. 아직 우린 종목도 모른다고요.”
“그래, 올라프. 어떤 경기로 승부를 볼 거야?”
“이거 어때요? 세 명이 각자 자신 있는 경기를 하나씩 제안해서 세 번 경기를 하는 거예요.”
“그러면 각자가 자기한테 유리한 걸 적어낼 텐데?”
“당연히 유리한 걸 쓰겠죠. 그렇지만 세 번 경기를 하니까 각 대회별로 1등뿐만 아니라 2등 3등 순위도 나올 거고 그걸로 최종 등수를 낼 수 있을 거예요.”
“그래도 안 나오면?”
“그러면 그 때는 제비뽑기로 다시 세 경기 중 하나를 뽑아서 하죠, 뭐.”
“좋아.”
그렇게 해서 우선 합의한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종목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엘사는 스케이팅을 제안했다. 안나는 눈덩이를 던져 목표물 맞추기를, 크리스토프는 얼음 나르기(“크리스토프, 치사해!”)를 말했다. 
“꼭 내가 일등을 해주겠어!”
안나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그러자 크리스토프는 어깨를 으쓱하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열심히 해보렴, 안나. 후훗”
엘사는 자신의 침실로 들어가기 전 안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설마 열심히 해도 안 된다는 말은 아니겠지, 언니?”
“글쎄다. 무슨 말일까?”
엘사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침실로 사라지며 문을 닫았다.
“오, 언니도 한 번 해보자는 거지?”



첫 번째 경기날.
경기 순서와 자리 배치는 올라프가 제비뽑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경기는 스케이팅이었다. 궁성 안의 넓은 공터를 엘사가 빙판으로 만들고 각자 스케이트화를 신었다.(사실 엘사는 스케이트 날만 만들어 신발에 붙였다. 안나는 “이거 반칙 아닌가?” 갸웃했지만 넘어갔다)
“오른쪽과 왼쪽 선 안에서는 어떻게 움직여도 상관없고 다섯 바퀴 먼저 도는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
파란색 굵은 실로 뜨개질된 모자를 쓴 올라프가 멋 들여진 은백색 종을 든 채 말했다. 스벤은 살짝 주저앉아 눈사람이 자신의 등에 타기 쉽게 했다. 왼쪽 선에서부터 엘사와 안나, 크리스토프 순으로 가로로 줄을 섰다. 안나는 출발선에 맞춰 서며 도전적으로 말했다.
“처음 스케이트 탈 때의 나를 생각하면 안 돼.”
그러자 엘사는 왼손으로 입을 가리며 살며시 웃었다.
“안나, 아직 날 따라오려면 멀었어.”
“뭐어? 두고 봐.”
“자, 그러면 선수들 준비하시고~”
올라프가 기대 가득한 얼굴로 종을 꼬나 쥐었다. 선수들은 각자 긴장한 채로 몸을 숙였다. 이윽고 힘차게 종이 딸랑딸랑 울렸고 쏜살같이 두 명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선두는 빠르게 엘사가 차지했다. 그리고 그 뒤를 안나가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었다. 크리스토프는 스케이팅에 익숙하지 않은 듯 힘으로 치고 나가려고 했지만 어딘가 턱턱 걸리며 끊어지는 비효율적인 자세 때문에 뒤처졌다.
“휴우, 언니. 스케이팅은 정말 잘 타네.”
안나가 커브를 돌며 외쳤다. 그러자 엘사는 후훗하고 웃었다. 자매는 마치 물고기가 물살을 타고 흐르는 것처럼 재빠르게 빙판을 나아갔다. 순식간에 첫 번째 바퀴가 지나가고 두 번째 바퀴에서는 약간 더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궁전의 성문이 열린 뒤부터 엘사는 안나에게 주기적으로 스케이팅을 가르쳐 주었다. 아직은 선생을 뛰어넘기에 부족했던 것일까?
‘그럴 리 없어!’
안나는 한 번 배운다면 계속 연습해서 능숙하게 만드는 자신의 힘을 믿었다. 그리고 타고난 승부사 기질이 발동하기도 했고 말이다. 이번에 반드시 엘사를 이겨서 놀라게 만들어버릴 거라는 생각으로 그녀는 페이스를 점차 올리기 시작했다.
한편 엘사는 부담감 하나 없이 코스를 돌고 있었다. 크리스토프야 아직 스케이팅이 익숙하지 않을 테고 안나야 자신이 가르쳐줬으니 이번 경기는 당연히 자신이 이기지 않겠는가? 얼음 마법을 부리는 자신에게 빙판이란 환경은 충분히 시너지를 주는 곳이었다. 그야말로 얼음 만난 엘사였다. 내심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던 엘사는 세 번째로 출발선을 지나가는 순간 오싹해지며 한기를 느꼈다.
‘내가..? 오싹함을??’
의아하지만 아직까지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뒤를 돌아본 엘사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바로 지척에 안나가 무시무시하게 집중한 표정으로 쫓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뭐?!”
당황한 엘사 표정을 본 안나는 씨익 웃었다. 마치 먹이를 발견해 집요하게 추적하는 하이에나 같은 표정이었다. 황급히 앞을 본 엘사는 자신의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사악. 사악. 샤아악.
얼음을 가르며 나아가는 스케이팅 날이 시원한 소리를 내며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시무시한 것은 뒤에서도 똑같은 페이스로 소리가 나기 시작한 것이었다.
‘맙소사. 안나, 대체 얼마나 연습한 거야.’
이제 처음의 여유는 온데간데없이 잔뜩 긴장한 채 엘사는 온힘을 다해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이건 전력을 다해야 하는 경기였다.
“치잇!”
물론 안나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이전의 자신이 내던 최고 속도는 넘어섰는데도 엘사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얄밉게도 얼음 위에서의 엘사는 한 마리의 날쌘 물고기처럼 움직였다. 
‘조금만, 조금만 더..’
세 네 걸음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 같지만 쉽게 거리가 좁혀지지는 않았다. 마치 약 올리는 것처럼 안나가 스피드를 내면 엘사는 그에 따라 스피드를 더 올렸다. 
“마지막 바퀴!”
엘사와 안나가 쏜살같이 출발선을 지나가자 올라프가 신나게 종을 흔들며 외쳤다. 이제 한 바퀴만 돌면 경기가 끝나는 것이었다.
“이...이...”
엘사는 입술을 앙다문 채로 잔뜩 힘주고 있었다. 안나가 정말 집요하게 따라붙어 속력을 높이고 있었다. 이미 엘사도 과거 자신의 최대 속도를 넘어선지 오래였다.
‘정말 어디까지 따라오려는 거야!’
그러나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마침내 경기가 끝났다는 종소리가 울러 퍼졌다. 결승선을 통과한 엘사와 안나는 서로 지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헉...헉... 정말 얄밉게 잘 타네, 엘사!”
“너야말로, 안나. 헉...헉... 정말 무시무시하게 발전했어.”
한동안 헉헉거리던 자매는 이내 서로를 보며 크게 웃었다. 안나는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크게 웃었고 엘사도 굳이 입을 가리지 않고 웃었다. 
“멋진 경기였어, 안나.”
“다음에는 이길 거야.”
“얼마든지.”
엘사와 안나는 서로를 부축하며 일어섰다. 그리고 아직도 트랙을 돌고 있는 꼴찌를 보고는 다시 웃었다. 크리스토프는 아직 3바퀴째였다.



다음 날.
두 번째 경기는 안나의 눈 던지기 경기였다. 엘사가 동일한 규격으로 만든 눈덩이로 일정한 거리에 세워져 있는 목표물을 맞추는 경기인데 각자 총 세 번 눈덩이를 던질 수 있었다. 목표물은 30미터 거리에 떨어진 당근으로 역시 엘사가 만든 얼음 기둥 위에 세워져 있었다.
“드디어 설욕의 시간이 왔어, 언니.”
안나는 눈덩이를 던졌다 받았다 하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엘사는 이번에도 어깨를 으쓱했다.
“이번엔 오히려 내 차례인거 같은데.”
크리스토프도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그러자 올라프가 다시 규칙을 설명하기 위해 역시나 푸른 모자를 쓴 채로 스벤 위에 올라타 다가왔다.
“자, 집중! 모두 알다시피 총 세 번, 그것도 1분 안에 눈덩이를 모두 던져야 하고 기둥을 맞춰서 당근을 쓰러뜨리는 건 인정하지 않아요. 그리고 만약 모두 당근을 맞춘다면 몇 번 만에 맞췄는지로 판단하고 그걸로도 부족하면 좀 더 거리를 벌려서 다시 할 거예요. 다들 동의하죠?”
모두 고개를 끄덕이자 올라프는 스벤의 뿔 한 쪽을 당기며 목표물 부근으로 달려갔다. 
“좋아요, 그러면 첫 번째 타자, 크리스토프!”
크리스토프가 눈을 던지는 곳에 가서 섰다. 그는 스스로에게 말을 걸며 마음을 다잡았다.
“좋아, 크리스토프. 연습한 대로만 해. 후, 좋아.”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스벤은 모래시계를 발로 차서 작동시켰다. 크리스토프는 신중하게 첫 번째 눈덩이를 날렸다. 제법 괜찮은 시도였지만 당근과는 대략 두 걸음 오른쪽으로 떨어진 곳을 지나갔다.
“좋아, 그렇다면...”
첫 번째 공으로 대략 감을 잡은 크리스토프가 두 번째 눈덩이를 날렸다. 이번에는 눈덩이가 한 뼘 거리만큼 떨어진 채 당근 오른쪽을 스쳐지나갔다.
“후우~흡!”
길게 숨을 내쉬고 들이마신 그는 마지막 눈덩이를 힘껏 던졌다. 
퍽!
이번에는 맞았다! 정통으로 맞은 당근이 눈덩이와 함께 멀리 날아갔다. 올라프는 탄성을 지르며 다시 당근을 주우러 갔다.
“크리스토프 득점!”
크리스토프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뒤돌아서며 자신을 보고 있던 안나와 엘사를 보았다.
“봤죠?”
흐트러진 머리칼을 한 손으로 넘기며 잘난 체 하는 모습에 안나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오, 물론이죠. 크리스토프. 아주 잘 봤어요.”
“다음 선수!”
올라프가 당근을 세우고 다음 선수를 불렀다. 다음 선수는 엘사였다. 엘사는 우아하게 눈덩이를 집어들었다. 
딸랑딸랑.
다시 모래시계가 뒤집혀 시간이 흘러가기 시작했고 엘사는 눈으로 신중히 당근의 위치를 가늠한 후 던졌다.
퍽!
“뭐야?!”
얼빠진 크리스토프가 뒤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당근이 쓰러지기는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래 기둥을 맞춰 쓰러트린 것이었다. 올라프는 재빠르게 스벤한테서 내려와 다시 기둥과 당근을 세웠다. 엘사는 두 번째 눈덩이를 집어 들고는 다시 위치와 힘을 조절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크리스토프는 초조한 듯 엄지손가락을 물었다. 뭔가, 느낌이....
휘이익, 퍽!
이번에도 당근이 쓰러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엘사 득점!”
“맙소사!”
엘사는 처음 등장할 때처럼 품위 있는 걸음걸이로 우아하게 퇴장했다. 그리고는 좌절한 크리스토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었다.(“후훗.”) 안나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자리에 갔다. 곧 올라프가 목표물을 준비하고 종을 흔들었다.
딸랑딸랑.
그러나 안나는 눈덩이를 손에 꼭 쥐고 던질 자세만 취한 채로 던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20초가 지나자 오히려 지켜보던 이들이 답답해졌다.
“왜 안 던지는 거야?”
“???”
다시 지루한 10초가 지나 던질 수 있는 시간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목표물을 뚫어져라 보던 안나가 마침내 눈덩이를 던졌다. 
휘이이익~ 퍽!
“안나 득점!”
“맙소사!!”
“안나, 어떻게 한 거야?”
다들 놀라 안나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안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내가 이겼네?”
당근과 기둥을 정리하고 온 올라프가 오늘 경기의 승자를 외쳤다.
“눈 던지기 경기에서 1등은 안나, 2등은 엘사, 3등은 크리스토프예요!”
그러자 갑자기 뒤편에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세 사람이 놀라 뒤를 돌아보니 성안 사람들이 2층 창문에서, 복도에서, 옆쪽 방에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들 모두가 지금까지 경기를 관람했던 것이었다. 사실 어제의 요란한 스케이팅 대회에서부터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느 순간 열띤 관람객으로 변한 것이었다. 박수치는 이들 중 몇몇은 투덜거리며 은빛 동전을 꺼내는 것을 보았을 때 경기 결과를 두고 내기도 펼쳐진 것 같았다. 
“엘사 여왕님, 파이팅!”
“안나 공주님, 최고!”
“병풍아, 잘 좀 해라!!”
셋은 겸연쩍은 듯 고개를 돌렸다.
“그나저나 안나, 대체 어떻게 한 거예요?”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 표정으로 크리스토프가 물어보자 내심 비법이 궁금했던 엘사가 귀를 쫑긋 세웠다. 안나는 그런 엘사와 크리스토프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며 웃었다.
“이거 비밀인데...”
“안나, 그러지 말고요.”
“좋아요. 비밀은 삼각법이에요.”
“???”
“오!”
뭔가 깨달은 엘사와 달리 크리스토프는 멍한 표정이었다.



다음 날.
마지막 대회는 얼음 나르기였다.
엘사가 똑같이 만든 직육면체 형태의 얼음들을 처음 위치에서 목표 지점까지 많이 옮기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였다. 목표 지점은 처음 위치에서 대략 10m 정도 떨어진 반경 1m의 원이었다.
“이번에는 간단해요! 원으로 얼음을 많이 옮기는 사람이 이기는 거죠. 대신 얼음의 반 이상이 경계선 밖으로 나오면 그 얼음은 제외에요. 그리고 이번 대회는 세 선수가 동시에 시작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환호했다. 어느덧 이 대회는 단순한 놀이가 아닌 아렌델 왕족이 펼치는 그야말로 아렌델 올림픽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 예상한 승자를 응원하거나 내기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 안나가 손을 들어 질문했다.
“심판님, 얼음을 옮기다가 깨지면 어떡하죠?”
그러자 올라프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며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반 이상 부서지지만 않으면 괜찮아요!”
그러자 안나가 음흉하게 웃었다.
“제발, 안나. 뭔가 이상한 짓을 꾸민 게 아니라고 말해 줘.”
“오, 언니. 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존중한다니까.”
“누가 뭐래도 이 경기는 제가 이길 겁니다.”
“누가 뭐래요, 크리스토프?”
세 선수가 자신의 위치를 잡았다. 선수들이 준비를 하자 성 내 공터에 모인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자, 준비 하시고.”
딸랑딸랑!
종소리와 함께 크리스토프는 한 번에 2~3개씩 얼음을 열심히 나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엘사와 안나는 얼음을 한 개씩 들어서 일직선 모양으로 차례대로 땅바닥에 두는 것이 아닌가? 그에 크리스토프는 의아한 듯 자매를 쳐다보았지만 곧 자신의 일에 집중했다. 이번만큼은 절대 져서는 안 되었다. 반면 자매는 서로를 짧게 노려보았다. 
‘흥, 언니도 그 생각이야?’
‘안나 너도 그 생각이구나.’
관중은 웅성거리며 공주와 여왕의 작업을 살펴보았다. 그들은 얼음을 목표 지점까지 나르는 것이 아니라 얼음으로 목표 지점까지 이어지는 길을 만들었다.
“여왕님이 왜 저렇게 하시는 거야?”
“공주님은??”
“생각이 있으시겠지.”
한동안 이상하게 쳐다보던 관중은 잠시 뒤에 탄성을 내질렀다. 거의 비슷하게 얼음길을 만든 엘사와 안나가 동시에 얼음길 위로 다른 얼음들을 올려 밀었기 때문이었다. 땅바닥이었다면 마찰력 때문에 얼마 못 가 멈췄을 얼음이었지만 얼음길 위에서는 그대로 목표 지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니까 출발 지점에서 얼음을 미는 족족 목표 지점에 곧바로 도착하는 것이었다. 최대한 힘을 덜 쓰면서 얼음을 많이 옮길 수 있는 방식이었던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계속 편하게 얼음만 미는 것은 아니었다. 목표 지점에 얼음이 어느 정도 쌓이면 정리해주는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얼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는 엘사와 안나의 쌓는 구조가 달랐다. 엘사는 마치 아치를 만들 듯이 경계선 한쪽에 돌아가며 얼음을 쌓았지만 안나는 얼음을 세로로 세워 최대한 쌓인 얼음이 차지하는 공간을 줄였다. 각자 전략은 뒤에서 차이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엘사의 전략은 아치가 어느 정도 견고해지자 더 이상 목표 지점의 얼음을 정리하는 것을 그만두고 오직 출발 지점에서 얼음을 밀어 넣기만 했다. 그러니까 아치는 추가되는 얼음을 버티기 위한 장벽이었던 것이었다. 반면 안나는 얼음을 세로로 세워 공간을 확보하고는 그 뒤로 출발 지점에서 계속 얼음을 밀어 넣었다. 물론 그 얼음들이 목표 지점의 경계선을 벗어나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안나의 전략은 일단 확보한 공간으로 많이 얼음을 보내고 그 뒤에 한 번에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크리스토프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직하게 2~3개, 혹은 4개씩 얼음을 나르며 직육면체 형태로 얼음을 차곡차곡 쌓았다. 
크리스토프의 전략은 처음부터 꾸준히 얼음이 옮겨져서 안정성이 있었다. 반면 엘사와 안나의 전략은 처음에는 얼음 이동량이 적었지만 뒤에는 크리스토프보다 많아졌다. 엘사는 아치를 쌓는데 시간을 들였지만 그 아치로 인해 나중에 얼음을 부담 없이 밀어 넣기 좋았고 안나는 얼음을 단순히 세우는 것이어서 빠르게 공간을 확보했다.
점점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서로를 응원하는 열기가 더해져 갔다.
“엘사 여왕님, 파이팅!”
“안나 공주님, 파이팅!”
“병풍아, 잘 좀 해라!!”
어느덧 종료 시간이 다가오고 올라프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5! 4! 3! 2! 1! 끝!”
마지막 순간에 크리스토프는 괴성과 함께 얼음 몇 개를 목표 지점에 던졌다. 안나는 기운찬 기합소리와 함께 얼음길 자체를 확보한 여유 공간에 밀어 넣었다. 엘사는 급히 두어 개의 얼음을 얼음길에서 더 밀었다. 

경기가 마무리되고 올라프와 눈사람에게 선택받은 몇몇 사람들이 얼음 개수를 세기 시작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집계가 끝나자 올라프가 엄숙한 얼굴로 스벤을 타고 공터 중앙에 들어왔다. 이미 중앙에서 선수들은 긴장한 채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고 관중은 그들을 둘러싸 있었다.
“결과가 나왔어요! 먼저 3등부터 말할게요. 3등은 67개 얼음을 나른~”
꼴깍
누군가 긴장한 채로 침을 삼키는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공터는 고요했다. 올라프는 엄숙하지만 장난기를 숨길 수 없는 표정으로 눈빛을 번뜩였다.
“엘사!”
못내 아쉬워하면서 아래로 작게 주먹질을 하는 여왕님이었다. 
“그치만 너무 아쉬워할 필요 없어요. 왜냐하면 1등이랑 3개 차이밖에 안 나거든요.”
그러자 그 결과에 놀란 군중들이 웅성거렸다. 크리스토프는 그 말에 그야말로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내..내가 얼음 장수인데...’
그는 초조하게 2등 호명을 기다렸다.
“2등은 68개 얼음을 나른~”
이번에는 전보다 더 조용한 침묵이 나돌았다. 그야말로 긴장한 선수들과 군중의 얼굴이 잘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안나!”
“그래도 크리스토프 체면치레는 했네요!”
올라프의 호명과 안나의 축하의 말에 순간 안도해버린 그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와 정말 이것도 지면 당장 장사 접을 뻔 했습니다!”
누구보다 그가 안절부절했던 것을 지켜본 사람들이 그의 너스레에 빵 터졌다. 그러면서 그를 응원했던 사람들이 다시 입을 맞춰 응원 문구를 외쳤다.
“병풍아, 잘 좀 해라!!”
“와하하하하!!!”
사람들은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축하했다. 그들 모두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소란이 잦아들자 올라프는 다시 외쳤다.
“총 결과를 발표할게요! 스케이팅 대회에서 엘사는 1등, 눈 던지기 대회에서 2등, 얼음 옮기기 대회에서 3등을 했습니다! 안나는 같은 순서로 2등, 1등, 2등을 했고 크리스토프는 3등, 3등, 1등을 했습니다.”
“병풍아, 잘 좀 해라!!”
“미안합니다~!”
“아하하하하!!!”
다시금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시고 나서 최종 승자가 호명되었다.
“등수 합산 결과 이번 제 1회 아렌델 올림픽 우승자는~ 안나!!!”
“우오오오~”
“안나!!”
올라프의 호명에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공주의 이름을 외쳤다. 마치 맑은 하늘에서 빛나는 태양처럼 환하게 웃는 안나를 보며 어느덧 엘사도 아쉬움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박수를 쳤다. 물론 그건 사랑스러운 그녀를 보는 크리스토프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에선가 나타난 남자아이가 꽃목걸이를 공주에게 걸어주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여자아이가 꽃다발을 건넸다. 다른 아이들은 엘사와 크리스토프에게도 1등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큰 꽃다발을 건넸다.

진정으로 안나는 기쁜 것처럼 보였다. 올림픽에서 승리했다는 사실보다는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축하해주고 기뻐하며 즐기는 것에 행복해 하는 것이었다. 엘사는 그런 안나를 보며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저렇게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러나 그 순간 자매의 눈빛이 마주쳤다. 그리고 안나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언니, 또 그런 생각 하는 거야?’
마치 그렇게 말하는 듯한 눈빛과 표정. 엘사는 그저 가볍게 미소만 지었다. 그러나 안나는 축하하는 사람들 사이로 걸어 나와 오른손으로 엘사를, 왼손으로 크리스토프의 손을 잡아 올렸다.
“여러분! 제가 우승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기쁜 점은 이렇게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멋진 경기를 펼치며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서로 경쟁을 했지만 함께 벽을 넘어서는 친구이기도 했어요. 멋진 경기를 함께 펼친 두 분께 감사드려요.”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여왕님 공주님. 그렇지만 다음부턴 분발할 겁니다.”
“얼마든지.”
“와아-!”
“그리고 저는 이 대회를 확대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 왕실뿐만 아니라 아렌델 사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말이죠! 어떠세요, 여왕님?”
안나는 기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엘사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거부하기 힘든 시선이었다. 엘사는 가볍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싱긋 웃었다.
“그렇게 해요. 매년 한 해가 끝나갈 무렵 아렌델만의 올림픽을 개최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아아아-!!!”
사람들은 환호했고 안나도 역시 기쁜 듯 깡충깡충 뛰었다.
“대신 안나, 준비하는데 많이 도와줘야 해.”
엘사가 그런 안나를 살짝 붙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안나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엘사!”

----------
참고로 저렇게 매년 열릴 줄 알았던 아렌델 올림픽은 다음 해 엘사의 인 투디 언노운으로 개최가 불투명해집니다. 
그렇지만 결단력 강한 새로운 여왕 안나의 엄청난 추진력으로 결국 개최되었다 하는군요.
이후에 계속 규모가 커지면서 노덜드라도 참여하게 되고 유명해졌다는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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