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황재균

‘피그말리온 효과’는 긍정적으로 기대하면 상대방에게서 기대에 충족되는 결과가 나오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노리는 롯데 내야수 황재균(27)도 피그말리온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황재균은 요즘 자나깨나 태극마크 생각 하나 뿐이다. 그는 1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정말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고 몇번이나 강조했다.

국가대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정작 황재균은 성인 대표팀은 물론, 청소년 대표팀에도 뽑힌 적이 없었다. 황재균의 아버지 황정곤 씨와 어머니 설민경 씨는 모두 1980년대 초반을 주름잡았던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이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황재균은 “2007년 야구 월드컵에서 대표팀에 뽑히기까지 했는데 대회 직전 손가락이 부러져 참가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고군분투했으나 결국 대표팀 발탁이 좌절됐다.

황재균은 내야 전 포지션을 다 소화할 각오도 가지고 있다. 그는 “2008년에 백업으로 1루부터 2루, 3루, 유격수까지 모든 수비를 잘 봤다. 지금이라도 다른 포지션에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단히 각오를 한 모습이었다.

목표가 뚜렷하니 성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시즌 후반기부터 타격을 할 때 오른손을 놓는 스윙폼을 연습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완전히 몸에 익었다. 김현수(두산), 최정(SK) 등에게 발품을 팔아 물어본 뒤 스스로 몸에 익혔다. 그 결과 1일 경기까지 67경기에서 247타수 79안타 37타점 4홈런 타율 3할2푼을 기록 중이다.

특히 6월 성적이 뛰어났다. 황재균은 6월 19경기에서 66타수 27안타 2홈런 13타점 타율 4할9리의 성적을 냈다. 롯데는 6월 9개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13승 6패 승률 0.684)을 자랑하며 4강권에 진입했는데 황재균의 기여도도 컸다.

황재균은 “볼넷과 삼진의 차이를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삼진(78개)의 개수가 볼넷(49개)의 2배나 됐다. 올시즌에는 그 차이(삼진 33개·볼넷 29개)를 줄이고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황재균은 믿고 있다. 그는 “정말 죽기살기로 하고 싶다. 꼭 태극마크를 달아보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