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력 아다뗐는데

아파트 현장 보내더라

돌 부스러기나 잡다한 자재같은거 마대에 담는거라 일도 의외로 편했음

근데 거기서 같이 일한 아재가 점심먹고 해준 말이 잊혀지지가 않아서 잠이 안온다






이 아저씨는 원래 이름만 들으면 다 알 대기업 재벌가 친척 집안에서 태어났음

스물 여섯살의 나이로 자산가치 8백억대 계열사를 물려받았고

지금 나이좀 있는 유명한 영화배우들이랑도 친분 있었고 결혼식도 오가는 사이였음

정치인들과도 친분이 있었음은 말할것도 없지.. 심지어 노태우 대통령이랑도 식사 몇번 해본 사이니까..

이정도면 대충 감 오지?

근데 이 아저씨가 결혼을 한번 잘못했다가 재산을 거의 싹 날림.

상대는 아나운서였는데 이혼하면서 재산 토막나고 그후로 실의에 빠져서 술먹고 도박하다가

회사 부도나서 감옥까지 갔는데

출소하고 나니까 이사들이 아예 지들끼리 대동단결해서 뒤통수를 쳤음

그래서 이아저씨는 그때부터 다시 여기저기 대출받아서 사업 일궈보겠다고 사방팔방 뛰어다니다가

결국에 다 말아먹고 또 빚 못갚아서 감옥 들어갔다 나오니까

이제는 진짜 도저히 할게 없는데 빚만 많고 당장 먹고살기위해 고시원방 살면서 인력 다니고있음

불과 20대때 해외 섬같은곳에 별장 차리고 요트 띄우고 모델들이랑 놀고 세상 다가졌던 사람이

지금 50대 돼서는 인력이나 전전하며 입에 간신히 풀칠만 하고 살고있다는게

사람 인생이 진짜 바람처럼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는게 확 와닿아서 너무 무섭더라

진짜 소름돋을정도로 무서웠고

왜 사람들이 제자리 지키기위해 아등바등 목숨걸고 일하는지 알것같더라


나는 지금 스무살이고 재수생인데 솔직히 공부 열심히 안하거든...그래서 정신차릴라고 노가다 나간건데 하루 나가고 저얘기 들으니까 진짜 정신이 번쩍 들고 진짜 내일부터 공부 안하면 좆되겠구나 깨달음

저런사람도 삐끗하면 인생 망가지는거 순식간인데

나같이 가진거없는 놈은 진짜 어느정도로 망가질지 모르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