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반가운 마음에 아련한 추억에 관한 글 한번 더 올립니다.

위 사진은 치워도 치워도 뒤돌아 서면 발자국이 없어질 만큼 또 쌓이지만 그래도 계속 치워야 되는 지겨운 주파령대대 주도로 제설작업중 한컷 입니다.
웬만한 넉가래 가지고는 효율이 없다보니 우리가 직접 소처럼 끌면서 가는 커다란 넉가래를 만들었지요. 효율 완빵입니다. 타이어 갈듯이 기진맥진하면 다시 사람 바꿔서 끌고..ㅋㅋㅋ

남자들 끼리지만 나름 재밌는 추억이 떠올라  올려 봅니다.

아래 글들은 한치의 과장됨 없이 본인이 몸소 겪은 실화임을 밝힙니다.

* 일병 첫 휴가후 사방거리에서 부대복귀 하는 통차를 놓치는 바람에 복귀시간 맞추려고 주파리 독립막사까지 개거품 물면서 구보로 복귀 했던 일..

아는 사람은 알것임. 사방거리에서 주파리 독립막사 (주파령 독립중대가 아니라 훨씬 안쪽 GOP 근처부대임.) 까지 상당히 먼 거리임.
멀어서가 아니라 정해진 시간내에 복귀 하려니 눈알 튀어나왔음. 무슨 철인경기도 아니고..쩝

* 이등병때 일과마치고 저녁에 냇가에서 목욕하는데 고참이 오더니 내꺼(?)보고 ‘넌 임마 앞으로 별명이 주파리의 꼬질때다 알았냐 쉐꺄 왜냐고? 가늘고 기니깐’...이러더라...쓰바..

* 주파리 독립막사 새벽 위병 근무설때 대따 큰 멧돼지가 위병소 바로 앞까지 다가오길래 갈때까지 무서워서 사수하고 위병소 내에 숨죽이고 숨어있던일..ㅋ

*어느날 갑자기 깍사 하라길래 생전 해보지도 못한 머리 깎다가 가위로 고참 귀 씹어서 격하게 갈굼 당했던일..

그 많던 일중에 이상하게도 스릴 있게 뭔가를 먹다가 걸려 뺑이친 기억만 뚜렷하네요.

맘 맞는 고참들과 군에서 잡아 먹을수 있는 건 다 잡아먹던 일이 생각나네요. (머루, 다래, 오디, 드릅, 더덕캐먹은 얘기는 흔해서 제외함.)

* 뱀은-술, 탕, 구이, 볶음 종류별로 다 먹어보고,

* 구렁이 두 마리 잡아서 황금마차아저씨한테 팔아서 소대원들 회식했던 일.

* 개구리 튀김 양껏. (거있잖아요 배때기 빨갛고 건드리면 머리위로 앞발두개 올리는...누가 그러던데 그거 못먹는 거라고...하지만 튀겨서 한꼬푸 하니 맛만 좋더이다....허나 부대옥상에서 튀겨먹다 인사계 한테 걸려서 버너 뺏기고 개구리튀김 절반 뺏기고 ...그후 까이고 뺑뺑이 돌고...헐..맞고 돈게 억울한게 아니라 다먹기도 전에 걸린게 억울해서리...),

* 까마귀 .산비둘기 덫놓아서 잡아먹고,

* 주말에 해머 들고 냇가로 가서 바위 내리쳐서 메기,잡어 매운탕에 한꼬뿌 하던 기억...물론 부대 개구멍으로 들어오다가 인사계한테 걸려 밤늦게 까지 완전군장 뺑뺑이 돌았지요.

* 2소초 근무때 사단장이 선물한 오리 몰래 잡아먹고 인사계한테 산짐승이 물어갔다고 서로 말 맞췄는데 쓰레기통에서 오리 뼈다귀 나오는 바람에 단체로 뺑이 쳤던 일,

* 고참이 홍더덕 많이 난다고 캐오라 해서 캐고 나서 나중에 보니 빨간 삼각철판 보이는지역 (.쥑.일.놈 지가 들어가서 캐지..)

-지금 생각해보면  인사계 정말 귀신이더이다. 어찌 그리 먹는데만 덮쳐서 뺑이돌게 하는지 쩝. 걍 짬밥이 아니더라는걸 끝까지 보여주는 악바리 인사계. 내무생활검렬 때 천장 보드 나사까지 풀고 경월 찾아내고, 장판걷고 침상나무판 들어내고 그안에 있던 경월 무더기로 찾아내고, 취사장 뒤편 나무밑에 묻어둔 경월 찾아내고....(자기도 사람인데 이건 언놈인가 틀림없이 꼬질렀을 거란 추측뿐...), 침낭안에 말아둔 경월 찾아내 역시나 뺑이돌고...

그 긴 군생활중 일과 마치고 남들 쉬는 시간에 난 참 무던히도 뺑뺑이 돌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조금 있으면 민방위 마져도 끝날 나이가 다되 가니..이 모든 것이 추억으로만 남네요.

아참! 갑자기 그게 또 생각나네요. 당시엔 참 순수 했었지요.ㅋㅋㅋ 말년 휴가때 누가 미팅을 시켜 줬는데 뻘쭘하고 하도 할 말이 없어 위에 있었던 일들 (뱀,개구리,까마귀,오리,메기 잡아먹던...) 얘기 해주니 얼굴빛이 변하더만 그후로 After가 안들어 오더이다.

이밖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면관계상 이것만 올립니다.

어쨌든 많은 선후배님들 군생활 추억 소중히 간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