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뭐라할 입장은 아니지만 일단 나한테 대신 부탁해서 올려둠, 근데 이거 금지어 돋네. 금지어 부분은 아예 단어 날려버렸으니 양해바람. 나한테 물어봐봤자 제대로 답은 못하니 저기다 댓글 남기셔야 될듯,
http://gforce.egloos.com/5387334
※ 들어가기 전에 말해두겠는데, 내가 여기서 말하는 자동사격이란 3~4발씩 끊어쏘거나 아니면 아예 3점사 모드처럼 모드가 정해져 있는 경우도 포괄해서 말하는 거임.
제목은 반쯤 낚시고, 뒤로 밀려난 글에서 SVD 횽이 내 견해에 어이없어하는 반응을 보이길래 나름 정리해 보는 의미에서.
일단.
SVD 횽의 반자동만 쓸 거였음 M16 대신 M14나 SKS 같은 물건이나 계속 썼을 거라는 말은 배틀 라이플에 비해 돌격소총이 가지는 여러 가지 이점을 무시한 말이다. 돌격소총에서 자동사격의 용이함 빼면 뭐가 남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건 교전거리가 짧아짐에 따라 기본 개인화기의 구경이나 무게는 줄어들고 장탄수는 늘어났다는 후장식 총기의 발전사를 간과한 얘기지.
자동소총은 배틀 라이플에 비해 적어도:
1. 가벼워서 휴대와 빠른 대응이 용이
2. 사용탄이 가벼워서 (거의 2배) 늘어난 휴행탄수로 전투지속성 우위
3. 반동이 적어서 숙달된 사수를 양성하기 용이
4. 역시 반동 덕분에 속사에 용이.
대충 이런 이득이 있다고 보인다. 내가 궂이 "속사"라는 단어를 썼다는 걸 눈치챈 횽들이 있을 듯 한데, 그건 물론 내가 소총의 자동사격을 별로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인간이라서 그런 거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지. 자동사격이 아니라 반자동 속사라도 배틀 라이플과 돌격소총의 차이는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거다. 앤디 맥납 아저씨는 HK33을 무지 절륜하게 쏴대지만 알보병한테 저런 반동제어를 기대하는 건 무리고, 그 아저씨가 M4 쏘는 걸 보면 거의 총구가 안 들리는 걸 볼 수 있지. 눈에 팍 보일 정도로 반동이 차이난다. 반동이 저렇게 차이나면 반자동 속사에도 큰 영향이 올 수밖에 없어. 반자동 속사라도 교전거리에 따라 탄착군과 발사속도의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데, 반동이 심하다는 건 정확하게 후속탄을 때려넣을 능력에 팍 페널티가 온다는 거고 그만큼 필요한 탄착을 위해 발사속도도 느려진다. 같은 반자동 사격이라고 배틀 라이플이랑 돌격소총이 같은 게 아냐.
뭐 근데 그렇다고 치자. 그게 아니라도 쳐도 사실 이건 지엽적인 문제이므로 무시해도 상관은 없다고 본다. 근데 시가전이나 CQB 상황에서 자동사격은 필요한 게 아닐까? 100미터, 하다못해 50미터 이상 교전만 해도 자동사격으론 영 본전이 안 나온다는 거에 반대하는 횽들은 없겠지. 근데 근접전 가면 역시 화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수긍하는 횽들 많으리라 본다. SAS의 80년대 대테러 독트린은 테러범 한명에게 기관단총의 자동사격으로 한 탄창을 들이붓는다는 꽤나 과격한 것이기도 했고 말이지.
내 입장은 저런 근접전 상황에서도 자동사격보다는 반자동 속사가 더 유용하고, 오히려 자동사격은 탄 낭비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 입장은 나라는 듣보잡 혼자서 떠들어대는 게 아냐. CQB나 시가전 상황에서 반자동 속사가 제일 유용하다고 보는 견해는 90년대쯤 되면 미국 법집행기관 전술팀 커뮤니티에서 꽤나 일반적인 것이었고--미국 사는 횽들은 그때 전술팀이나 법집행기관을 다루는 잡지의 기사들을 뒤져보도록--군 특수부대도 비슷한 결론을 내린 걸로 보인다. 저 시절의 Navy SEAL CQB 훈련영상을 보면 MP5로(...) 반자동 사격으로 모잠비크 드릴(!)을 하여 적을 제압하도록 훈련하고 있고, 심지어는 SAS도 똑같이 가르쳤지.
근데 그건 90년대 유행 아닐까? 하기야 군의 전술사격은 장비나 훈련방식 면에서 사실 민간에 비해 한 10, 20년 정도 뒤지는 편이고(예를 들어, 요즘 화제가 되는 크리스 코스타식 파지법은 3-gun 선수들이 1970년대부터 써온 파지법=_=), CQB에서 반자동 사격은 그냥 한때 반짝 일어났다가 사라진 유행이라고 볼 수도 있지. 난 모잠비크 드릴이니 엘 프레지덴테니 하면서 쏘는 탄수를 정해놓는 방식을 별로 높게 평가하지 않고(내 견해가 별로 신빙성없다면 래리 빅커스같은 업계의 본좌들도 같은 소리를 한다는 걸 기억해두길. 요즘의 트렌드는 무조건 "상대가 뒈질때까지 쏜다"임.), 실제로 저런 방식은 슬슬 한물 간 유행이 되어가고 있다. 군 특수부대나 전술팀에서 SMG는 SBR에 대체되었고, 권총사격도 아예 코스로 정해놓은 IPSC같은 경기 커뮤니티가 아닌 실전사격 커뮤니티에선 모잠비크나 엘 프레지덴테 같은 방식은 사라지고 있지. 근데 CQB에서 반자동 사격이라는 방식은 아직도 건재하다. 2008년 즈음의 FBI HRT 훈련영상을 찾아 보자. HRT는 CQB가 스킬셋의 중심을 차지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부대인데, 좁아터진 킬하우스에서 훈련하는데도 반자동으로 훈련하지. 사실 CQB가 벌어지는 대부분의 환경은 적을 때리지 못한 총탄 하나하나가 사회적으로든(소송이라던가) 신체적으로든 위험으로 돌아오는 고약한 환경이다. 특히 좁아터진 쇳덩어리 안에서 벌어지는 VBSS에서 도탄의 위험성은 절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반자동 속사를 기준으로 훈련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자, 그럼 정규군의 경우는 어떨까. 전술팀이나 특수부대원 같은 애들이야 워낙 근접전 훈련을 빵빵하게 하니까 반자동으로도 충분히 빨리빨리 대응해 맞추지만, 정규군은 아무래도 저런 훈련이 부족하니까 자동사격이 낫지 않을까?
난 오히려 저런 훈련이 부족하니까 자동사격은 더 위험하다고 본다.여기서 내가 한동안 계속 어디선가 써먹으려고 벼뤄온 사례를 하나 들까 한다.
<U>http://www.m4carbine.net/showthread.php?t=38540</U>이 사례는 2003년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USMC 소총병이 자신이 하반신 마비를 당한 교전을 분석한 것인데, 이 교전에서 작성자의 소대는 거의 3시간 정도의 치열한 시가전에 휘말린 상태였다. 이 사례의 요점은 대테러전 초기 미군의 개막장스러울 정도로 부족한 전술사격과 CQB에 대한 인식을 지적하는 것이지만, 이번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As I rounded the corner of the house and entered the backyard,
I immediately spotted an enemy fighter roughly 20 yards away at my 11 o\'clock, low-crawling away from the bunker and dragging an AK47 with him. I assumed he was doing exactly what I was doing: trying to get into a <이부분 금칙어로 삭제> position to kill his enemy.
"I stopped moving immediately and began engaging him.
I fired at least 15 rounds at him, with most of the bullets impacting his body. Each time I scored a hit, his body let me know it by violently thrashing around. My adrenaline was pumping like crazy, which is why I continued to pummel him with rounds. I had never engaged an enemy that close before, and this was the very first time I could actually see my bullets impacting another human being\'s flesh.
It was just such a shock to my psyche and
I didn\'t know what else to do other than completely annihilate the threat in front of me. The only reason I quit firing is because another fighter stepped halfway out of the doorway to the bunker at my 1 o\'clock and began firing wildly at me. I responded by shifting my fire over to him. I fired only
5-7 rounds at him before my bolt locked to the rear on an empty magazine.
I scored 1 hit somewhere on his torso, though I have no idea where. He fell backwards into the bunker\'s doorway and out of my sight."
여기서 작성자는 자신의 위치에서 11시 방향, 20야드(약 19미터)의 근거리에서 포복전진중인 적을 발견하고 교전하게 되는데, 거의 패닉상태에서 반자동 사격으로 최소한 15발을 퍼부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격을 멈춘 유일한 이유는 1시 방향에서 자신을 향해 사격을 시작한 새로운 위협을 발견했기 때분이고, 5-7발을 쏘아서 1발을 맞추고 나니 탄창이 비어버렸다고 술회하고 있지. 자, 그럼 이 사례에서 생각해 볼 건 무엇일까?
1. 사격 정밀도의 문제:
처음 15발 정도는 거의 멈춰있는 표적을 비교적 근거리에서 반자동으로 사격했음에도 "거의 다" 맞추는 정도였고, 1시 방향에서 나타난 새 위협은 5-7발을 쏘아 1발만이 명중.
2. 탄약 소모의 문제:
거의 멈춰있는 표적 상대로 최소한 15발을 들이부음. 두번째 위협에는 5-7발 정도, 탄창이 빌 때까지 사격. 작성자는 배운 대로 빈 탄창도 파우치에 넣어 가면서 느긋하게 탄창교환하다가 두 번째 적에게 봉변을 당하게 된다.
여기서 기억해 둘 건 작성자는 이 교전 내내 반자동 사격으로 교전했다는 거다. 사격 정밀도와 탄약소모 면에서 자동사격은 반자동 속사에 뒤질 수밖에 없다는 건 엔간하면 동의할 테고, 이 작성자는 반자동 사격으로도 멈추지 않고 최소한 15발을 갈겨댔다는 것에 주목할 것. 만약 이 작성자에게 자동사격이 가능한 소총이 있었고, 시가전 상황이라고 자동사격으로 교전했다면 과연 얼마나 들이부었을까? 내 생각으로는 저 친구는 첫번째 표적에 탄창을 싹 비워버렸을 거다. 반자동으로 15발을 퍼붓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면 자동사격으로 충분히 탄창 하나를 끝장낼 수 있다.
David Bellavia가 쓴 House to House를 읽어보면 팔루자에서 미육군은 SAW 사수가 도로에서 뛰어댕기는 저항군 한 명 잡겠답시고 100발을 냅다 들이붓기도 했다. 저 SAW 사수야 사격팀원들과 함께 지붕에 사격위치를 잡은 상태였고, 기관총이었기에 저런 행동은 비효율적이기는 했지만 즉각적인 위험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었다. 200발이나 되는 탄이 떨어져도 엄폐할 지붕 벽이 있고, 엄호해줄 팀원들이 있었으니까, 그 당시 팀의 화력은 팍 떨어지겠지만 당장 재장전하다가 총맞아 죽을 확률은 적다. 근데 기껏해야 장탄수 30발짜리 돌격소총 든 소총병이 자동사격으로 탄을 낭비한다?
자동사격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위급한 지근거리 교전상황은 그만큼 병사 한명한명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도 막대해지고, 인용한 사례처럼 병사가 패닉에 빠져버릴 가능성도 훨씬 늘어난다. 그리고 적이 가까이 있으니만큼 탄창교환은 무지막지하게 위험한 행위이고, 정규군이니만치 권총 따위는 지급받지 않고 훈련도 안 한다. 그러니 탄창교환 대신 부무장으로 트랜지션 같은 것도 할 수 없다. 난 그런 만큼 CQB나 시가전에서 탄약낭비는 더욱 위험하다고 본다. 그리고 뻑하면 탄약 낭비가 심각하기 쉬운 자동사격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그럼 끊어 쏘면 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겠지 싶다. 하지만 애초에 상대가 쓰러질 때까지 쏴갈긴다는 요즘 전술사격의 패러다임을 생각해 보면, 설사 끊어 쏘고, 전탄 맞춘다고 해도 자동사격은 필연적으로 탄 낭비가 생긴다. 발사 속도가 너무 빠르니까 상대가 쓰러지는 걸 확인하고 사격을 중지한다고 해도 그러는 동안 한 2-3발 정도가 약실을 떠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전술사격 훈련이 부족한 정규군은 과연 얼마나 제대로 끊어 쏠 수 있을까? House to House에서 저자인 David Bellavia는 SAW를 들고 저항군이 기관총을 들고 바리케이드 뒤에 매복한 가옥에 돌입해서, \'아 씨바 탄 얼마 안 남았는데ㅠㅠ\' 하고 생각하면서도 저항군을 향해 완전자동 사격을 멈추지 못했다. 상대가 바리케이드 뒤에 고개를 처박은, 완전히 기선을 제압해버린 상황이었음에도 제자리에 멍청하게 서서 남은 100발을 전부 긁어버린 거다. 어디 신병도 아니고, 시가전 경험 빵빵한 군 경력 6년짜리 부사관이 말이다.
SVD 횽이 말하는 것처럼 M16이나 INSAS 같은 경우 빼고는 돌격소총엔 엔간하면 자동모드가 들어가고, 시가전이나 CQB 상황에서 자동사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다. 나는 오히려 시가전이나 CQB 상황에서 자동사격은 비효율적인 것에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입장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그리고 이 견해는 적어도 미국 총기계에선 꽤 지지받는 입장이다. 나 혼자서 찌질대는 게 아니라고.
긴 글 귀찮아하는 나같은 인간을 위한 요약:1. 적어도 미국쪽 특수부대나 전술팀은 CQB 훈련할때 반자동으로 함.
2. 그럼 정규군은? 너님하라면 좁아터진 방안에서 시커먼 놈이 AK 들고 코앞에 튀어나오는데 자동으로 한 탄창 들이부어버리지 않을 자신 있나요.
3. 끊어 쏘면 되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시커먼 놈이 AK 들고 코앞에 튀어나오는데 예쁘게 끊어쏠 자신 있나요.
4. 그러니 소총으로 자동사격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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