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요새 신인 책들 보면 말야, 나름대로 신선한 맛은 있어, 물론, 폐품값도 안되는 삼류는 일단 빼놓고 얘기하는거야. 그런데 그 '신선한 설정'에 너무 집착하다보니 소재가 이미 고갈되고 상상의 한계에 부딪혀 버렸지. 너무 튀는 설정을 하려다보니 진짜 어이없는 황당한 스토리가 나오는 경우도 생기고 말야. 한국무협이 다시 부흥한다면 그 키워드는 "정통으로의 회귀"와 "'무협'소설이 아닌 무협'소설'로서의 인정"... 이 두가지가 될듯하다. 용대운의 군림천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몰락한 문파의 부활" 이라는 전형적 소재를 이용한 것이 주효하다고 본다. 좌백 등으로 대표되는 2세대 무협(신무협)의 특징은 쉽게 말해 "구무협이 했던 것은 안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주인공은 대체로 명문파의 제자이기보다는 삼류에 가까운 경우 많고 내용도 거창한 천하제일인, 강호일통과 같은 것들이 아니라 굉장히 생각이랑 고민이 많은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나가는 과정.. 이런게 주를 이룬단 말이지. 이게 처음엔 매우 신선한 시도였지만 2세대를 넘어서 현재에 와서도 거의 그대로 답보상태에 있다. 이제 상당히 식상한 지경에 이르렀다. 시대상을 반영한 덕인지 反영웅적인 캐릭터들이 주류를 이루는건 꼭 무협 뿐만의 이야기는 아니긴 하다만, 이런 필부의 시대일수록 사람들이 갈구하는건 진정한 영웅아니겠어? 클래식이 부활할 시기가 도래할거라고 봐. 무협의 고전주의 시대라고나 할까.. 그리고 그런 부흥기가 도래하려면 기본적으로 한국무협작가들의 글빨이 좋아져야 돼. 자기만의 특유의 색깔이 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별로 없다는거, 존내 안타까운 일이야. 요새 서점에 가서 새로나오는 신간 몇권 집어들면 솔직히 이놈이 쓴건지 저놈이 쓴건지...분간도 안되는게 대부분이야. 서술방식이 너무 천편일률적인 경우가 많아. 비몽사몽 써서 뻘소리가 되어버렸는데 암튼 그렇다고. 이제 자야지. 쿨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