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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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주알을 꿰며

끈이 끊어졌다.

또르륵 거리며 굴러다니는

스물일곱알의 염주알.

하나하나 찾아서

책상위에 놓고보니

어떻게 해야 할까 하며
머리를 갸웃거려 본다.

하지만 할 일은 정해져 있다.

염주알 하나하나 집어서

끈에 꿰어보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그 정밀한 작업에

손이 떨리며

끈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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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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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을 앞둔 어느 날이었다.
그날 나는 전에도 그랬듯이 아무 생각없이
1000원 짜리 싸구려 염주를 굴리며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한참 웹서핑에 빠져들고 있을 때, 그때 갑자기
손가락이 허전해졌다. 그리고 이어서 좌르르르..
하는 소리가 났다. 작고 딱딱한 무엇인가가 굴러가는 소리였다.
끈이 끊어진 것이다. 총 이십팔알의 염주알을 꿰뚫고 있던
그 끈이..
사방으로 흩어져서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여기저기 쑤시다보니
이십삼알을 찾을 수 있었다. 삼알은 여전히 끈에 붙어 있는 채였다.
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어쨌든 오알이 부족했다.
오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욕五慾이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절대로 치료할 수 없는 다섯가지 병病.
물론 감정을 지우면 가능하겠지만 그건 SF에 나올 얘기니 접어두고.
여튼 오욕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나는 이십삼알의 염주알을 책상위에 놓아두고 일어섰다.
얼음을 입에 머금기 위해서였다. 그 때 똑또로로 하는 소리가
들리며 내 눈안에 까만 콩알 같은 것이 들어왔다.
염주알이었다.
이로서 염주알은 이십사알이 되었다.
염주알은 의자 밑에 굴러가 있었다. 나는 바퀴가 달린 의자를 옆으로
밀었다.
똑또로로..
"음?"
똑또로로..
똑또로로..
연이어 울려퍼지는 그 맑은 소리에 나의 눈이 부릎 떠졌다.
염주알은 이십칠알이 되었다.
이후로 나는 의자를 흔들어보고, 몸도 흔들어보고 여기저기
둘러보았지만 끝내 마지막 한알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

...

..

.

.




아시발 존나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