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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좀무2

줫뉴비(211.189) 2008.05.21 21:28:15
조회 56 추천 0 댓글 1


인영이 숲을 나선 것과 같은 시각.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크다 할 수 있는 마을에서 인영의 모습을 알아보고
인사를 하는 목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들렸다.
그 중 몇몇은 깐죽대다 옆의 사람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으나,
인영은 허허로이 웃으며 흘려버렸다. 친밀함이 그득 담긴 웃음이었다.
인영이 제법 길게 늘어진 상가를 호기로운 걸음으로 휘적휘적 걸어나가며
여기저기 잔잔히 들려나오는 안녕을 묻는 소리는 모두 인영, 즉 종리추를
향한 것이었다.

종리추는 백염을 길게 늘어뜨리고, 아직은
회색 빛깔인 머리칼과 눈썹을 옅게 휘날리는,
인자해 보이는 환갑의 노인이었다.
허나 항상 웃음을 머금어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눈매에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눈에는 신선과도
같은 맑음이 서려있었다.
계속해서 보법을 유지하던 종리추는
이내 육중한 현관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또한 동시에, 한걸음을 더 딛으려 움직이던 발걸음이
공중에 우두커니 멈추었다.

피비린내.
어느새 밝아온 동에 따듯해져가는 아침의 정취와는 달리
시릴 정도로 차가운 한기가 문 뒤쪽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을 인지하자마자, 종리추의 공중에 멈췄던 발이 위엄있게 진각을
울렸다.
그 충격에 두꺼운 나무 문짝이 발로 찬 듯 홱 열리며 뒤편의 벽에
부딪혀 깨질듯한 소리를 냈다.

동시에 앞으로 쏘아진 그림자의 눈동자에는 믿기 힘든 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갈!"
위엄있는 목소리가 대청을 쩌렁쩌렁 울렸으나, 그곳엔 어떤 흔적도 찾아볼 수 없이
목소리에 일순간 흔들린 피보라만이 채 가시지 않은 채 혈향을 옮기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까드득..! 이가 부러질 듯이 이를 간 종리추의 눈에 핏발이 섰다.
자신이 나선 지 채 두 시진이 안 되었건만, 자신의 모든 가솔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차갑게 널브러져 있었다.
종리추의 눈이 번개같이 현장을 살폈다. 그리고 이윽고, 옅은 핏자국이
담의 기와와 토담벽에 찍혀있는것과 그 방향을 확인한 순간, 종리추의 핏발 선 눈이 충격으로
휩싸였다.
종리추가 강호행을 접고 이 마을에 흘러들어온 이래 십수년동안 사귄 자신의
목숨까지 내 줄 수 있는 벗들과 자신의 외가까지 이 마을에 자리하고 있었으므로..

또다시, 종리추의 몸이 시위를 떠난 화살만치 발자국이 향한 방향, 즉 마을의
중심부로 쏘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을의 중심부에 가까워질수록, 피비린내가 짙어질수록 종리추의 마음은 급박해졌다.
이윽고, 종리추의 신형이 마을의 중심부에 도착한 순간, 일순간 그곳에 있던 모든 인형과
종리추의 신형이 벼락을 맞은 듯 멈췄다.
마을의 모든 사람이 철저히 도륙된 채, 피를 뚝뚝 흘리며 검은 장삼을 입은 놈들에게
마을의 자랑거리이던 삼백년 묵은 참나무 밑에 둥글게 쌓아올려지고 있었다.
그중엔 종리추가 절친히 여기던 선비가 내장을 쏟고 머리가 날아간 채 널브러져 있었으며,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모두가 무참히 죽어 길바닥의 돌처럼 취급받고 있었다.
까드득..! 이빨을 가는 소리가 두번째로 울렸다. 이빨이 부러지지나 않았을까 하는
끔찍한 소리가 장내에 울려퍼졌다.

일순간 잠잠하던 장내가 수장으로 보이는 검은 장포의 사내에 의해 깨졌다.
"쳐라!"
어느새 검을 빼든 스무 두엇 되는 살수들이 종리추를 향해 뛰어들었다.
제일 먼저 찔러든 피묻은 검이 종리추의 명치를 향했으나 종리추의 오른손은 옆구리를 막았다.
아니나 다를까, 번개같이 허초를 전환한 검은 옆구리에서 오른손에 틀어막혀 더이상 움직이질 않았다.
종리추의 부릅 뜬 눈엔 어느새 마기가 줄기줄기 뻗쳐나오고 있었다.

종리추가 등을 찔러든 검을 몸을 틀며 간단히 피해내곤 칼날을 부수며 일갈했다.
"갈!!"
노호성을 뻗친 종리추가 먼저번 잡힌 검을 빼앗아 찌른 자의 복부를 훑었다.
동시에 왼손으로 자신의 도를 뽑아든 종리추가 수장을 향해 성큼 내딛으며 자신을 향해
찔러오는 검들을 떨쳐내며 번개같이 살수들의 수장의 목을 찔렀다.
허나 수장이 대경하며 옆으로 피해내자, 종리추는 자신을 찔러드는 너댓의 검들을 막아내는 데
급급해야 했다.

한 검이 종리추의 목으로 날아들었다. 종리추는 옆으로 슬쩍 피하며 찔러든 자의 검 잡은 손을
잡고 한놈에게 뛰어들어 흉부를 깊게 훑어버리곤 놈의 목을 꺾어버렸다. 동시에 셋의 검이 자신의
복부, 허리, 등에 뛰어들자 종리추는 등을 노린 살수에게 목을 꺾은 놈을 던져버리곤 몸을 앞으로
굴리며 허리를 찌르던 놈을 베어넘겼다.
뒤이어 여덟이 둥글게 에워싸며 검을 찌르자 종리추는 두 손에 잡은 검들을 야무지게 잡고
반쯤 회전하며 앞으로 베었다. 순식간에 합격진이 무너지며 두 놈이 허벅지에 칼자국을 내며
물러섰다. 하지만 후방의 한 검만은 그도 어쩔 수 없었는지 왼 팔뚝을 내어주고 말았다.

날카로운 파육음이 들리며 검이 그의 팔뚝을 뚫었으나 익숙한 듯 그는 미약한 신음성으로 참아내며
놈에게 발길질을 했다.
찰나의 자만에 빠진 듯 너무나도 쉽게 복부에 발길질을 허용한 놈이 앙다문 이빨 사이로 검은 피
한줄기를 쏟아내며 뒤로 굴렀다. 필시 내장이 뒤집어졌으리라.
곧이어 세놈이 더 나가떨어지고 나서야 열 남짓 남은 살수들이 무언가 결심한 듯 종리추를
반원형으로 에워쌌다.
곧이어 놈들의 눈빛이 형형해지자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세가 합격진을 이룬 놈들에게서
종리추를 압박해왔다. 허나 종리추의 마기에 가득 찬 눈빛은 더욱 핏발을 세우며 놈들을 노려보았다.

까드득..!
종리추는 세번째로 이빨을 갈며 자신 앞에 검을 들이댄 열 남짓의 살수들을 향해
칼날같은 마기가 담긴 눈빛을 던졌다.
겨우 그정도에 움찔할 놈들이 아니라는 듯, 열의 검들은 각기 다른 급소를 노리고 짓쳐들었다.

종리추는 오른손으로 검을 크게 휘두르며 검막을 펼쳐놓음과 동시에
어느새 합세한 수장의 검을 왼손을 들어 막았다. 대단한 기세로 찔러든 검은
종리추의 장심을 관통에 손목을 뚫고 관절을 뒤흔들어 놓았다.
뼈를 찢는 고통에 종리추는 눈앞이 아찔해지며 일순간 검에 힘이 빠지는것을 느꼈다.
때문인가, 하단전과 옆구리로 찔러들어온 검들은 깊은 검상들을 남기며 물러났다.

"이..놈..들..!!"
폭풍같은 기세가 줄기줄기 뻗치며 일순간 살수들을 압도했다. 그 일순간으로도
번개같이 휘둘러진 종리추의 뭉툭한 칼날은 세놈의 목을 뜯어버리고도 여력이 남아
수장의 오른손목을 기이하게 뒤틀어버렸다.
실로 광인같은 눈빛으로 남은 놈들을 쏘아보며 종리추는 다시 몸을 날렸다.
태산압정의 기세로 내려치는 봉에 한놈의 검이 부러지고 머리가 부서지며 끔찍한 파육음이
도처에 깔렸다.
종리추가 칼을 반대로 돌려잡으며 어느새 후방으로 돌아든 한 놈의 인중을 부쉈다.
무지막지하게 나머지 두 놈의 몸을 끔찍하게 뒤틀어버리자 보기만 해도 아플정도로 돌아간
손목을 쥐고 끙끙대는 수장에게로 종리추의 시선이 돌아갔다.

종리추의 기세에 질려 뒷걸음질치던 수장이 시체더미에 가까워지자 왼손을 기민하게 움직였다.
번개같이 날아든 칼날에 왼 팔이 날아가 버렸지만, 놈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을 알려주듯
시체더미에서 불길이 치솟으며 검푸른 연기가 치솟아올랐다.
그 연기를 보고 종리추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안색을 찌뿌리며 수장을 향해 달려들어 저항을 포기한
수장의 명을 단숨에 끊어버렸다.

그리고 몇 초 되지 않아 시뻘건 선혈을 토해낸 종리추가 다시 한번 이를 갈았다.
까드득..!
종리추의 발걸음이 다시 민첩하게 움직였다. 깊은 숲속을 향해서였다.



종리추. 종리추. 어감 참 좋지 않음?
종리추. 종리추..
흠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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