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도시에서 살다가 촌으로 이사온지 언 3개월쯤 되던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 커피한잔을 마시며 창밖을 보니 눈이 많길래

먼저 긁어 모으는놈이 임자다 싶어서 밥도 안먹고 무작정 밖으로 뛰쳐 나갔다.

- 8시간의 기록을 사진과 함께 보도록 한다 -

처음엔 수박만한거 굴리다보면 커질줄 알고 굴렸는데 어림도 없길래

돼지삽을 하나 구해옴

담배 물고 긁다가 담배 꺼지면 새 담배 꺼내 물면서 한장 찍고

반정도 긁은것 같음

동네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그냥 놔두지 뭐하러 치우냐고 자꾸 물어보길래 

눈사람 만듭니다 라고 했던 동영상에서 캡쳐 

얼추 다모으니 해가지기 시작하길래 집에가서 바나나 몇개 꺼내먹음

눈을 다 긁어 모으니 한트럭정도 되더라

크게 만들려면 튼튼해야 되니까 삽들고 스윙으로 존나 때림

머리통 만들고 들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들다가 터짐

열받아서 몸 만들때처럼 한삽씩 때려박음

한삽 한삽 꽂다보니 날이 어두워졌을 쯤 2미터 돌파

동네사람들이 집에서 나와 한번씩 구경하고감

오전에 모은눈이 다 소비되어 슬슬 다듬는 중

내 키가 180이니까 눈사람은 3미터 쯤 되는듯

내 눈사람이 평택에서 제일 크다

내 눈사람 누가 해코지 할까봐 발코니에 나가서 공원 보고 있으면

몇일동안 동네 사람들이 애데리고 나와서 밤이고 낮이고 사진찍음 뿌듯

다 덤벼 씨발놈들아 오예

그 후 한달이 지난 지금도 살아있음

봄까지 안녹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