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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카라서 ㅈㅅ] 김탕면씨의 수육 요리기

안습탕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3.22 12:22:12
조회 79112 추천 14 댓글 263

한갤에 올렸다가 기갤 가래서 기갤에 또 올립니다.




저는 요리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museo.gif




어렸을 때엔 어머니께서 요리하시던게 참 대단해 보였더랍니다.




재료들을 착착~ 하면 요리가 짠~ 하고 나타나는 게 말이지요.




물론 그걸 구경하고 있노라면 어머니께서는 제게 말하셨죠




남자가 요리하면 고추 떨어진다!




라는 19세기 개그를




스물 일곱이라는 어리지 않은 나이가 된 아들에게 하셨더라, 이 말입니다.




eori.jpg




뭐 그다음 여차여차해서 이래저래 하다가 어영부영하다가는



결국 스물 일곱 때 서울에서 일자리를 얻는답시고 상경했습니다.




그게 바로 작년 11월이고




이제 시간이 흘러 3월 - 만 5월이 다 되어 가네요.




뭐, 그 동안에 김치찌개 콩나물 국 정도 끓일 수햏은 했답니다.




포스는 딸리지만, 그냥 먹을 만한 먹거리






brother.jpg






딱 그 정도 요리할 능력은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번 설엔 마찬가지로 부천에 자취하는 친구녀석과 떡국을 끓여먹었죠.






그리고 보니 오늘은 특별한 날 - 3월 21일 모 병원에서 약국 근무를 시작한 지,




처음 직장이라는 것을 가진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었답니다.




.


.


.




뭔가 자축할 것이 있나 생각해 보니, 나가서 시켜 먹을 돈은 없고,




그냥 집에서 쳐잘까. 하다가.



그렇습니다.




남자가 요리하면 어떻단 말인가




byeon.jpg





바로 그 생각이 퍼뜩 들면서,




고기를 사와야 하겠다




생각이 들어 인터넷에서 레서피를 확인한 다음, 고기를 샀답니다.




080321-0001.jpg




뭐 인증샷 정도랄까요.




평소 채소가 부족하기에 겉절이용& 쌈용채소를 샀답니다.




투실투실목살 1kg에 한 만이천 오백원




생강은 사고나서 안화 훡유.




흙도 많고 껍질 벗기기도 귀찮네요.




일단 흙들어간 사이사이를 씻기 위해 여기저기 해체해 놓고,



감자깎는 칼로 생강을 깎아 내려갑니다.



하다보니 제대로 깎이지는 않고



힘만 죽어라 들고



19260_Manson-Marilyn.jpg



감자깎이 칼 너머로
맨슨이 보입니다.





그래서 검색을 했답니다.




.


.


.




나무젓가락으로 하면 되는 거였군화!




대충 불린 다음에 그냥 나무젓가락 넓은 면으로 껍질을 밀면 되는군요



sang.jpg



자료 화면 : 생강까기 예시


직접 생강까는 인증샷 없어서 죄송 굽신 굽신




080321-0002.jpg




형수님 하사품 유기농커피




어디서 커피 몇알 넣어주면 맛난다는 것을 주워들어서는 커피믹스를 까발려 뒀습니다.




근데 까놓고 설탕 커피 구분하러 보니 유기농커피용 설탕이라 갈색설탕이네효.



수육에 설탕넣는 건 좀 아니라 생각하고 구분 시작



조금 하니 눈 아파옴




그래도 근성으로 이겨내리라 하고 있는데


dojeohi.jpg


아놔 훡유 걍 들어가





저기 플라스틱 통에는 생강과 마늘 다섯쪽이 들어있습니다.



폰카로 찍은 거라 마늘과 생강간에 구분이 안되네요.




생강은 저거 반이나 2/3만 넣는게 정상일 듯 합니다.




나중에 보면 알지만, 생강 향이 너무 강하네요.





080321-0003.jpg




원래는 레서피에 물 끓이고 하랬습니다만




아차 이미 넣고 나니 생각나네 십라




그냥 다 쳐 넣죠.






080321-0004.jpg




오오 집된장 오오




오오 어머니 손맛 오오




집된장 까면 사살 'ㅅ'




어머니가 음식을 짜게 안드셔서 된장이 짠맛은 덜하지만 반면 구수한 맛은 더 도드라지더군요.




아무튼 저거 한스푼




한달전에 김치찌개 끓인 답시고 사 쟁여 둔 말라 비틀어진 고추도 넣습니다.




아주 그냥 말라 비틀어져서 꼭지가 돌았더군요.




%B2%C0%C1%F6.jpg




뭐 요리 잘하시는 분이 지적할 부분이 꽤... 있겠죠.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네.




080321-0005.jpg




국물은 이리 되었고, 끓이기 시작합니다.




080321-0006.jpg




그나저나 지방을 빼기 위해, 겉면의 기름기를 걷어 냅니다.




아깝지만 그냥 잘라 냈어요.




뱃살 좀 생각해야죠.




080321-0007.jpg




고기 인증샷 #2




오오 남의 살 오오




080321-0008.jpg




고기를 투입합니다.




왜 처음부터가 아닌 끓는 도중부터 고기를 넣느냐면,




고기 외부의 단백질이 고온에 의해 변성, 응고되며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라고 얼핏 본 것 같습니다.






080321-0009.jpg




자 이제 끓여줍니다. 폰카라 뽀샤시 효과가...




넣자마자 고기가 익는게 보입니다.




아주 잘 보입니다.




어엇 그런데!




homer.jpg




사과를 넣고 싶어서 사과를 꺼내뒀는데 사과를 안 넣었다!




부랴부랴 사과를 깎아 잘 잘라서 퐁당퐁당 집어넣습니다.




080321-0010.jpg




어....


어...?!??


어...!?!!




amita.jpg




내가 왜 사과를 깎은거지


저걸 그냥 먹을 것도 아니고




요리에 넣고 버릴건데




왜 저 따위 삽질을 한거지




...






안화 그냥 스물여덟 퍼먹고 건망증이라니




정줄놓 흠좀무




080321-0010.jpg






아까 그 사진 다시 불러다 놓고






누린내 빼기 위해 뚜껑을 열어놓고 저리 끓이고,






좀 있다가 뚜껑 덮고 약불에서 은근히 가열해 줍니다.






생강을 너무 많이 넣은 탓인지 냄새가 좀 진하긴 하네요.






여튼






입맛을 다시며 기다립시다.






museo2.jpg






맛난 먹이를 얻기 위해선




인고가 필요한 겁니다.






080321-0011.jpg






오오 완성 오오.




정확히는 재지 않았습니다만 한 50분 정도 끓인 것 같습니다.






모두 냄비에서 나와 주십시오 혼자있고 싶습니다.




제길, 이게 다 알바때문입니다.






080321-0012.jpg






일단 냄비에서 고기를 꺼내어 찬물에 집어넣은 다음 쟁반에 건져 식힙니다.




그래야 더 맛있다는 군요.




완성된 모습입니다. 꽤 많은 양을 했는데 원근 덕택에 좀 작아 보이는군요.




(아놔 손톱 긴 거 봐라)




저걸 썰어서 먹으면 됩니다.






080321-0013.jpg




먹기 전 인증




좀 이상하게 썰었습니다. 얇게 수육 써는게 쉽지 않군요.




...더 많은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많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많이 썰어야 멋진 사진이 나올텐데,


많이 썰면 많이 먹어야 하잖아요(...)




맛은 감격입니다.




아... 아...!












뭐 본좌들에게야 쉬웠겠지만,


초짜인 저에겐


그닥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요리사도 아니고, 그냥 생판 초짜가 맨땅 헤딩식으로 요리한 거다 보니 그럴 수 밖에요.




하지만 요리를 하면서 느끼는 게 있습니다.




요리를 만들면서, 하나 하나를 창조하는 기쁨이랄까요.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그냥 붉으스름한 고깃덩이를 통해,




때로는 밋밋한 박력분을 통해,




'먹거리' 라는 것이 제 손 끝에서 창조된다는 것은 꽤나 기분좋은, 것이었습니다.






그냥 생각없이 게임만 한다던지,




물 쓰듯 돈을 써버린다던지 하는 소모적인 일들로는 느낄 수 없는




창조적 자신을 찾은 느낌이랄까요.




매일 아침 여덣시 30분 출근에 저녁 9시에 퇴근하는 생활과




생활비며 적금이며 펀드며 이것저것 조여오는 압박감.




혼자 딸랑 이 차가운 방안에 남아있다는 외로움.






이렇게 지내다 보니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나 자신에게 충실하는 법을,




잠시 잊었던 것 같습니다.






여튼




남의 살 우너츄. 햏자들도 따뜻한 봄 즐거운 시간들 보내시길...


출처 : 음식-기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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