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상플] 행복을 나누는 순간 4앱에서 작성

euno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03 08:41:45
조회 1755 추천 50 댓글 10

먼 하람과 천기의 집까지 소식이 들려온 이후, 하람은 계속 묘한 기분에 쌓여 있었다. 결국 잠에 들지 못하고 마루에 걸터 앉았다. 이게 무슨 기분이란 말인가...

하람이 복잡한 마음에 한숨을 쉬었을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천기가 옆자리에 앉았다.


"부인, 내가 깨운 것입니까?"
"아닙니다."


씩 웃으며 옆자리에 걸터앉는 천기가 약간 흐트러져 있던 하람의 옷깃을 매만졌다. 고민이 깊었던 탓에 옷이 흐트러져 그 안으로 바람이 들어오는 것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관양으로 가보시겠습니까?"
"예?"
"도성으로요."
"아닙니다. 괜히 걱정시켜 미안하오. 들어갑시다."


하람은 애써 웃었고 잠이 든 천기의 어깨를 토닥였지만, 그날은 잠에 들지 못했다.




*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침을 먹고 있던 하람의 집에 손님이 찾아왔다.


"계십니까?"


하람과 천기가 눈이 동그라진채 밖으로 나갔다. 얼마 전 생일에 급히 찾았던 저하의 측근들이었다.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저하께서 서신을 보내셨습니다."
"이걸 어찌 직접..."


하주부, 그곳은 여전히 평안한가? 상 중이라 서신을 보내는 것도 조심스러워 이리 사람을 보내네, 놀랐을 터인데, 미안하네, 이틀 후면 즉위식이네, 가지 않을 것 같던 시간도 가고 다가올 일은 다가오는구만 해서 그 시간이 오기 전에 잠시 들러줬으면 하는 마음에 사람을 보내었네, 궐에 돌아와달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내 친우의 응원이 필요할 뿐인 마음을 헤아려 잠시 들러주면 아니 되겠는가, 거절한다면 내 어찌 하겠소만, 내 꼭 자네를 만나 전할 이야기가 있으니 꼭 들러주시게.

<율>


"저하께서 모셔오라 하시었습니다. 끝내 거절하신다면 답신을 받아오라 하시어..."
"....."

하람은 그대로 서신을 손에 쥐고 말을 잊지 못했다. 그때 천기가 하람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다녀오시지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하람은 천기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마음은 정해졌으니.


"잠시 채비를 할 터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

하람은 새로 지어 다려놓은 옷을 꼼꼼히 덧입고 갓을 썼다. 천기는 하람의 갓끈을 꼼꼼히 매주었다.


"내 금방 다녀오리다. 부인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니.."
"네시진(8시간 내외)은 족히 걸리는 거리입니다. 천천히 다녀오십시오."
"관양에 가면 백유화단에 들를 것입니다. 전할 말은 있으시오?"
"단모님 음식이 먹고 싶어요."
"예, 전하겠소."
"모두 안부를 전해주세요,  뱃속에 아이들이 잘 자라고 있다고요."
"그리하리다."


하람은 천기를 깊게 끌어안았다. 혼인 후 제일 길게 떨어지는 날이었다.


"하중아 어머니 말씀 잘 듣고 있거라."
"예, 아버지."
"부인, 들어가시오."


천기는 소마를 타고 길을 나서는 하람을 묘한 웃음을 지으며 처다보고 서 있었다.




*

하람은 조용히 궐에 들었다. 즉위식 전날,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저하, 하가 람 들었나이다."
"들어오시게."


걔속 가라앉아 있던 양명의 표정이 순간 밝아졌다. 하람이  들어와 예를 갖추자, 양명이 손을 내저었다.


"되었네, 가까이 오시게. 궁에 든 것은 간만이구만."
"예,  5년만이옵니다."
"그래, 5년만에 궁에 들었으니. 간만에 서문관도 좀 둘러 구경도 하고, 옛동료들과 인사도 나누면 좋겠구나 ."
"그저 옛 직장일 뿐이옵니다. 오래 전 궁을 떠났으니, 제가 그곳에 다시 들러 무엇하겠습니까."
"아 이리 빡빡한 사람, 그래, 이래야 하람 자네가 아니겠는가."


잠시 소리를 작게 울리며 웃고 있던 양명의 얼굴이 가라앉았다. 마치 자신이 지금 어디 있는지 깨달은 사람처럼,


"자네가 헀던 말이 생각나네."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그 세월을 모르면서 쉽게 사과해서는 아니된다 했었지."
"저하."
"그때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네,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사과 뿐이었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니."
"예, 저하."
"허나.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네, 그리 오래 마음을 다잡았는데도 이리 버거운데, 자네는 오죽하였겠는가, 물론 자네에 비하면 티끌보다 작다는 것을 내 알고 있네."
"....."
"이보게. 하람 고개를 들게."


하람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자신의 눈은 바닥을 향해 있었지만 양명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하람이 천천히 고개를 들자, 눈물이 위로 지나간 입꼬리가 다시 살짝 올라갔다.


"그래서 나는 자네가 원하는대로 해줄 것이네,  온다하면 반갑게 맞을 것이고, 떠난다하면 따듯하게 배웅할 것이다. 자네는 오지 않겠다. 마음먹었겠지만."
"봄이 돌아오면 아이들이 태어납니다. 지아비의 보살핌이 필요한 이 시기에, 제가 집을 자주 비울 수가 없사옵니다. 하오나 저하, 저와 부인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이옵니다."
"이 나라의 세자인 내게 오라가라 하는 이들은 자네 내외밖에 없을 것이네. 알겠네, 내 잘 기억하지."


양명은 다시 웃었다. 대군 시절 그 웃음으로.


"즉위식을 보고 가시게."
"예 저하."


하람도 마주 웃었다. 하주부 시절, 그 웃음으로.


*

"아이고, 서신이라도 보내고 들리지 그랬어, 천기는 같이 안 왔나?"
"부인, 아이 가진 애가 여기까지 어찌 오겠소."
"아참, 그렇지. 이리 갑자기 관양에는 어찌."
"저하께서 즉위식 전에 만나기를 청하시기에 이리 급히 오게 되었습니다."
"관양으로 다시 올 것인가? 저하시라면 분명 하서방에게 관직을 내리실 터인데."
"저는 다시 돌아갈 것입니다. 즉위식이 내일인데 하루밤 묵고 가도 되겠습니까."
"참 하서방, 당연한 말을 하고 있어, 이리 들어오시게."
"천기 입덧은 안하나? 슬슬 때가 된 것 같은데"
"안 그래도 단모님이 음식이 그립다 하였습니다."
"당연히 해줘야지 장을 좀 봐뒀어야 하는데!"
"부인, 하서방 하루 묵고 간다하지 않소!"


하람은 편안한 마음으로 웃었다 이곳은 자신의 처가댁이었으니.


*

다음 날 양명의 즉위식, 이제는 대군도, 세자도 아닌 이제는 한나라의 임금이었다. 그 웅장하고도 무거운 즉위식의 모습을 하람은 조용히 뒤에서 보고는 즉위식이 끝나고 정신없을 때 조용히 상선을 찾아갔다.

"상선어른. 이것을 전하께 전해주시겠소."
"어찌 뵙고 가지 않으시고."
"즉위식을 마치셨으니 전하께서는 할 일도 만나뵈야 하는 분도 많으시지 않겠습니까 그저 침소에 드시기 전에 조용히 전해주십시오."



하람은 그렇게 조용히 궐을 떠났다.



그날, 밤이 깊어지고 나서야 하람은 집에 도착했다. 말에서 훌쩍 내린 하람의 양 손에는 단모님이 싸준 움식이 든 큰 보자기가 들려있었다.


"오셨습니까 나으리."
"그래. 부인은,"
"조금 전까지 나으리를 기다리시다. 막 잠에 드셨습니다."
"그래 이것을 따듯하게 데워 내일 아침 상에 올리거라."

하람은 만수에게 짐을 건네고 관양댁에게 이르고 나서 곧장 방 안으로 들어갔다.

천기가 하람이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세상 모르고 잠이 들어있었고 자면서 조금 뒤척였는지 이불이 허리 밑까지 내려와있었다.

하람은 이불을 다시 위로 끌어올려줬지만 천기는 답답한지 다시 뒤척였다. 하람은 그 모습이 귀여워 소리 없이 웃다가, 이내 나란히 누웠다. 편안한 잠자리였다.



*

"부인, 일어나셨소?"
"서방님, 언제 오셨습니까?"
"어젯밤에 왔소,"
"제가 좀 더 늦게 잠에 들었어야 했나 봅니다."
"잠든 얼굴을 바라볼 수 있어 좋았소. 단모님께서 음식을 아주 많이 싸주셨소. 금세 만든 것보단 덜하겠지만 아주 맛있을 겁니다. 함께 듭시다."


하람과 천기는 곧 밥상 앞에 앉았다. 가득하게 차려진 단모님의 음식에 천기는 얼굴이 환해졌다가 이내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부인 어찌 그러시..."


하람은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천기가 입을 막고 밥상에서 고개를 돌렸다.



하람의 서신



전하, 즉위식이 끝나면 소신, 전하를 뵙지 않고 궁을 떠날 것입니다. 일전에 전하께서 다스리는 나라는 분명 평안할 것이라 아뢰었지요. 전하께서 다스리는 나라는 부디 평안할 것이니 두려워마시고 부디 백성을 위하는 성군이 되어 주시옵소서. 소신은 늘 같은 자리에 있사옵니다.








1. 하람이 다녀간 것을 사람들은 거의 알지 못함, 양명과 상선은 말을 하지 않을 것이고 하람을 본 몇 안 되는 사람들은 하람이 관양을 떠난 후 궁에 들어온 사람들,


2. 그 이후 사실은 하람이  궁안과 밖을 연결하는 아무도 모르는 통로로 궁을 드나든다는 소문이 돈다고 함 ㅇㅇ


3. 도성과 하홍집의 거리는 어림짐작, 오전에 출발해 늦은 오후 혹은 밤에 도착하고 다시 도성에 갔을 때도 날이 어두우려면 7.8 시간이 최선이지 않을까 생각해봄​





이번엔 좀 쓰기 어려웠음, 특히 하람이 이 결정을 어떤 식으로 양명에게 전할 것인가 에 대해,

뭔가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연대가 끝나고 나니 홍시들도 하나 둘 떠날 것 같고. 그런데 그래도 이 글은 끝까지 마무리할 거니까. 홍시들도 마지막까지 같이 즐겨주길 바랄게.  우리 아직 볼 상플이 많다!!


입덧 그것은 헬게이트.

추천 비추천

50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4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1427 공지 홍천기 갤러리 이용 안내 [5] 운영자 21.09.10 5597 4
7565 일반 이번 습스 연대 [3] ㅇㅇ(121.65) 23.12.20 910 39
7552 일반 섬국 딥디 메이킹 몇분짜린지 모르나 ㅠㅠ [5] 홍갤러(118.235) 23.08.07 1322 4
7550 일반 오랜만이다,,, [3] ㅇㅇ(123.212) 23.05.07 1179 101
7549 일반 아니 이 드라마 왜 블레가 없어? [10] ㅇㅇ(223.38) 23.03.30 2476 587
7543 일반 처음부터 끝까지 내 눈 내 눈 하다가끝나네;; [3] ㅇㅇ(183.96) 22.07.18 1809 10
7541 일반 개추 꾸준히 올라가네 [5] ㅇㅇ(118.41) 22.06.27 4800 1652
7539 일반 홍천기 책 다읽었는데 ㄲㄴㅇ(223.38) 22.05.25 3555 1224
7534 일반 치킨집 추천좀(우리집 근처에 있는것만 써둠) 투표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15 385 0
7531 일반 그 1화 연못씬에서 ㅇㅇ(223.62) 22.05.11 729 0
7530 일반 하홍이들 너무 보고싶다 [3] ㅇㅇ(223.62) 22.05.08 5121 1313
7529 일반 이거 보려고하는데 [3] ㅇㅇ(211.230) 22.04.18 1408 1
7528 일반 홍천기 오에스티 앨범 샀는데 봐주라 [1] ㅇㅇ(222.103) 22.04.13 1137 0
7527 일반 내가 발로 본건지 [1] ㅇㅇ(223.62) 22.04.09 1332 2
7526 일반 복습하다 들어옴 [2] ㅇ0(222.121) 22.04.08 996 11
7525 일반 유튜브로 다시 하홍이들 보면서 느낀건데 [4] ㅇㅇ(119.18) 22.04.07 2293 503
7524 일반 벚꽃밑에서 오슷트들어봐 [2] (118.235) 22.04.07 805 13
7522 일반 홍시들 잘 지내니? [5] ㅇㅇ(220.74) 22.04.06 1580 42
7521 일반 오슷 너무 조타 [1] ㅇㅇ(39.119) 22.04.06 706 8
7520 일반 울드 대본집 같은거 안나오나 [3] ㅇㅇ(1.248) 22.03.30 1441 10
7519 일반 정주행다했는데 궁금한게있어 [3] 아아(211.177) 22.03.15 1978 4
7518 일반 나 이제 보기 시작함 [5] OST(220.74) 22.03.14 1911 196
7516 일반 갤러들아 너네 너무 고맙다 [7] 00(59.12) 22.03.08 4061 1184
7515 일반 하중이 많이 컸을거 같은데 [5] ㅇㅇ(121.141) 22.03.07 2629 387
7514 일반 진짜 울드 떡밥없었다 [24] ㅇㅇ(1.252) 22.02.28 4888 1265
7512 일반 2022 해외한류실태조사에 홍천기! [3] ㅇㅇ(118.235) 22.02.23 2197 646
7511 일반 아쉬워서 [25] ㅁㅁ(223.39) 22.02.23 4630 1313
7510 일반 2021 가장 재밌었던 드라마 순위 (홍천기 ㅎㅎ) [3] ㅇㅇ(125.141) 22.02.17 2395 630
7509 일반 [상플] 행복을 나누는 순간 8 <完> [10] euno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2.08 1344 56
7508 일반 타갤런데 이거 몇회인지 알 수 있을까? [1] ㅇㅇ(180.70) 22.02.07 1322 6
7506 일반 [상플] 행복을 나누는 순간 7 [6] euno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2.01 1084 57
7505 하람의 눈빛 [6] 000(118.45) 22.01.27 2099 65
7504 일반 [상플] 행복을 나누는 순간 6 [11] euno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22 1192 55
7503 언젠가 현대극에서 꼭 다시만나길 바래 [13] ㅇㅇ(211.198) 22.01.15 8550 1889
7501 일반 @@기부증서 도착 및 서포트 종료@@ [19] 하홍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1 1972 352
7500 일반 9화중에 마왕이 호령한테 뭐라고하는지 아시는분!? [2] ㅇㅇㅇㅇㅇ(106.101) 22.01.10 1511 4
7499 일반 나 이 장면 메이킹 진짜 꼭 보고싶었는데ㅜㅜ [6] ㅇㅇ(118.235) 22.01.08 4598 1324
7498 일반 연대 하홍 추가 3 [8] ㅇㅇ(211.198) 22.01.08 4258 1215
7497 일반 [상플] 행복을 나누는 순간 5 [8] euno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7 1904 61
7496 잘챙겨주는 누나 같았던 천기본 [6] ㅇㅇ(211.198) 22.01.06 6261 1471
7494 일반 ㄷㅈㄴ 만화 실사판 같았던 하홍 [24] ㅇㅇ(211.198) 22.01.04 5209 1121
7493 일반 인별에 올라온 케이크 사진 [16] ㅇㅇ(118.235) 22.01.03 3973 879
7491 일반 ㅃ일본에 울드 방영하면 [30] ㅇㅇ(223.62) 22.01.03 3616 920
7490 일반 아 역사왜곡 ㅈㄴ 불편하다. [1] ㅇㅇ(121.125) 22.01.03 1375 6
7489 연대 하홍 추가 2 [18] ㅇㅇ(211.198) 22.01.03 4762 1172
일반 [상플] 행복을 나누는 순간 4 [10] euno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03 1755 50
7487 상받은 팀홍천기 [9] ㅇㅇ(182.216) 22.01.02 2637 586
7486 연대 하홍 추가 [12] ㅇㅇ(110.70) 22.01.02 4271 1192
7485 연대 하홍 손인사 모음 [15] ㅇㅇ(182.216) 22.01.02 5156 1380
7484 연대 하홍 [11] ㅇㅇ(39.7) 22.01.02 4334 1218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