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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시오짱 러브러브~

애플마티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7.20 14:41:07
조회 126 추천 0 댓글 9

♠ 마리코 ♠


니시나 리카와 헤어진 뒤, 나카다 마리코는 학교를 무단결석하고 있는 학생의 집을 가보기로 했다. 오늘밤은 리카와 오랫동안 수다를 떨 생각이었으나,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아마, 리카도 피로한 것 같았다. 상당히 안색도 안 좋고, 말수도 적었다. 게다가…리카는 변해 있었다. 좋아하는 음식뿐 아니라, 옷 입는 취향, 음악이나 영화, 책 읽는 취향도 모두 변해 있었고, 왠지, 리카가 아닌 다른 여자가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107 ■


이미, 주변은 어두컴컴해져 있었고, 옛 상점가를 지나서, 몇 차례 길을 헤매다가, 복잡한 주택가로 들어왔다. 근처 주민들에게 물어서, 겨우 겨우 그 집을 찾아냈다.
틀림없었다. 벽돌로 쌓아올린 대문 기둥에는 \'사에키\'라고 문패가 붙어 있었다.
"여기가 틀림없군."
마리코는 문 앞에서 인터폰을 눌렀다.
딩-동
응답이 없었다. 다시 한 번 눌러 보았다.
딩-동
역시 응답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마리코는 철문을 열고, 현관으로 갔다.
\'실례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현관문을 몇 번 노크했다. 역시, 대답이 없다.
문고리를 돌려보았다.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실례합니다. 토시오 담임선생인 나카다 마리코라고 합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서, 불러보았다.
\'실례합니다…실례합니다\' 반복해서 불러보았다.
"실례합니다…아무도 안 계세요."
집안으로 올라갔다. 순간, 마리코는 뭔가를 - 엄청나게 이상하고, 불길한 뭔가가 - 느껴지는 기분이 들어 잠시 멈춰 섰다.


현관 안으로는 곧게 복도가 나있었고, 양옆으로 몇 개의 문이 있었다. 현관 바로 옆으로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다.
"저기…누구 안 계세요?"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들어와서 바로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
"까-악"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곳에 마리코 반의 학생인 소년이 있었다.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허공의 한곳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놀랬잖아, 토시오…집에 있었구나?"
틀림없이, 그 아이는 마리코 반의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마리코가 잘 알던 평소의 소년이 아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소년의 눈은 멍했고, 몸은 생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어딘가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토시오, 괜찮니?"
마리코는 토시오의 얼굴에 손을 내밀었다. 눈을 덮을 것 같은 앞머리를 빗겨주며, 이마에 손을 대었다. 마리코의 생각과는 달리, 토시오의 이마는 매우 차가웠다.
"열은… 없는데"
그때, 마리코는 소년 얼굴에-점점이, 뭔가 검붉은 것이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양쪽 무릎은, 어딘가 먼지가 쌓인 곳을 기어 다닌 듯이 더럽고, 약간 피부가 벗겨져서 피가 번져 있었다.
"힘이 없어 보인다? 무슨 일 있었니?"
소년은 벽만 쳐다본 채 대답이 없다.


■ 108 ■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마리코는 소년의 맞은편 소파에 앉아서, 한숨을 쉬었다.
집안은 조용했다. 밖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실내는 조용함이 차가운 공기처럼 쌓여서, 늪 깊은 곳의 고여있는 물처럼 정체되어 있었다. 아니…조용함만이 아니다. 이곳에는 뭔가…마리코가 지금까지 느낀 적이 없는 뭔가 엄청나게 불길한 것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앗, 그거다."
적막함을 깨고, 마리코가 입을 열었다. 마리코는 가방에서 커다란 봉투를 꺼내며, 그 봉투에 담긴 도화지 1장을 책상에 꺼내 놓았다. 그건 지난 주 미술시간에 마리코가 학생들에게 그리게 한 그림으로, 소년이 그린 것은 아버지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와 엄마로 보이는 머리가 긴 여자를 크레파스로 그린 것이다.
도화지위에 그려진 여자 그림을 본 순간, 이상하게도 마리코는 친구인 니시나 리카 생각이 났다.
…왜, 갑자기 리카가 생각이 나지?
마리코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다. 아까 만났을 때 리카도, 이 그림의 여자처럼 검정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흰옷을 입고 있었다.
"정말, 잘 그렸다. 다른 선생님들도 전부 칭찬하시더라?"
마리코가 칭찬을 하자, 이때까지 무표정 이였던 소년의 얼굴에 희미하게 미소가 번졌다.
"토시오, 엄마는 어디계시니? 시장 가셨어?"
마리코가 물어 보았다. 하지만 소년은 대답이 없었다. 체념하듯 일어서서 커튼 사이로 푸른 나무들로 덮여진 마당을 쳐다보았다.
그때, 방안 어딘가 에서 \'야-옹-\'하며 고양이가 길게 울었다.
마리코는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리고 조금 전에 헤어진 니시나 리카의 단축번호를 눌렀다.


♠ 리카 ♠


아파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방의 불을 켰다. 순간, 유리창에 음침한 여자의 모습이 비쳤다.
"누구야!"
뒷걸음치며 소리쳤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열린 커튼 유리창에 비친 것은 리카 자신의 모습이었다. 흰옷을 입고, 긴 머리의 얼굴색이 안 좋은 여자의 모습 -
"…어떻게 된 거지, 내가?"
고개를 저으며, 침대로 향했다. 순간, 리카는 또 한 번 비명을 질렀다.
이번에는 잘못 본 것이 아니다. 『그것』은 틀림없이, 리카의 침대 위에 있었다.
"…어째서, 이것이 여기에…?"
오늘 아침에 분명히 밖에 있었다. 문도 확실히 잠갔다. 그랬는데…
부들부들 떨면서, 침대 위에 놓여있는 갈색 스크랩북에 손을 내밀었다. 손끝이 마구 떨리고 있었다.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볼 수밖에 없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듯이, 리카는 오래된 스크랩북을 집어 들었다.
공포에 떨면서 한 장 한 장 넘겨보았다. 아니 - 리카가 넘겨보는 것이 아니었다. 리카 몸 안에 있는 『다른 여자』가, 반짝반짝 매니큐어가 빛나는 리카의 손끝을 이용해서 그것을 넘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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