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중. 동경 일정 가는 길. 밤 늦게 요코하마에 도착했음. 

나 내일 공연 보러 감. 

남자. 일반인. 머글. 모시고 감. 전에 언젠가 약속 했던 대로. 

그래서 나, 내일 일코하고 울지도 웃지도 못하면서 일반석에서 공연 봐야 함. 

가장 먼저, 너무 너무 표 구하기 힘들었음. 

특히 남자 분을 모시고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은 진심으로 힘들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음. 

이걸 가능하게 해준 한국과 일본의 장어들....내가 딱 사랑한댔다!!!!!!!! 

우리 둘 다 일정이 그지 같은 사람들이라서 급하게 구했는데 

정말 빛의 속도로 "남자 머글이 온다고!!!" 소리를 지르며 표를 구해주신 

그 모든 분들, 복 받으실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내일 공연장에 남자 머글 하나 추가요. 

갤주는 이 분을 내일 우나오로 만들도록 합니다 ㅇㅇ 

나도 아시아 어드매 그 오빠도 아시아 어드매 각자 프로모 뛰고 

일정 그지 같은데 동경으로 날라오게 되었음. 

정말 전격적으로 그리고 무턱대고 내가 징징댔음. 동경 오면 안돼? 

안돼 할 줄 알았는데 하루를 빼서 오겠다고 해준 그 호기가 고맙고 

저녁에 공연 봐야 하니까 일정 비워놔 했더니 흔쾌히 가자 하고 해준 마음이 매우 고마움. 

무슨 공연일 줄 알고 가냐고 했더니 

무슨 공연이 되었든 네가 고른 것일 텐데 뭔 걱정이 있냐고 해줘서 더 고맙. 

내일 일 마치고 아레나 오기 전까지 어디 가는지 이야기 안할건데 (도...망...갈까봐....) 

아마 아레나에 있는 그 긴 줄과 인파들을 보면 

예전에 내가 그랬듯, 난 누구 여긴 어디 상태가 되겠지만......

언젠가는 꼭 이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임. 

일본에서 대단하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지만, 

그게 정말 어떤 느낌인지 보는 것은 아마 다르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있고, 

내가 처음에 그랬듯이, 

이 사람이 어떻게 여지껏의 명성을 쌓아왔는지 직접 보는 것은 의미가 또 다를 것 같고. 

남들이 말하는 것만 들은게 아니라 직접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을 가지게 될지 옆에서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나 보다 더 취향 좋은 사람이니, 나 만큼 반짝이는 스타성에 대한 존중과 경외가 있는 사람이니 

넓은 마음으로 재미있게 내일 공연을 즐길 것이라고 생각함. 

(아니라면 다시는 안 볼거임!!!!!) 

이렇게 어렵게 보러 가는 공연,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도와준 공연. 

한국에서 만사 제쳐 놓고 가는 한국 장어들 

피케팅을 뚫고 아침부터 아레나를 만원사례를 이룰 일장어들 

그 누구도 후회하지 않을 공연 

만들어 줘야 돼!!!!!!! 

언제나 처럼. 

너무 너무 큰 기대, 그리고 너무 너무 믿는 갤주 공연. 

비록 나는 내일 일정 빼느라 이 시간까지 호텔에서 밤새 일할 예정이지만 

일하면서 너무 너무 신나는 거다. 

팬석에서만 봤던 운이 좋았던 그간의 공연들이었지만 

멀리서 보는 무대 전체의 모습은 또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고 

아레나 전체를 꽉 채우는 포스는 또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중. 

그리고 호텔로 오면서 봤던 잠든 요코하마 시내 전경. 

어릴 때 할머니가 즐겨 부르셨던 

부루 나이토 요코하마를 틀어 놓고 

아주 오랜만에 아루이떼모 아루이떼모 흥얼 거리는 중. 

그 어린 시절의 나는 

요코하마에 가볼 줄 몰랐어. 

노래를 들으면서 요코하마는 부산이랑 비슷한 항구 도시라던데 

거기는 어떤 곳일까 궁금했었는데 

내일 바다도 보고 항구도 볼 시간이 있을지 (아마 아레나만 보고 오겠지만) 모르겠지만 

기분 묘하네. 

울 할머니가 아직 살아계셨다면 

내 손 잡고 놀이 공원 가고 가왕 공연 보러 가는거 참 좋아하셨는데 

아마도 이 공연도 즐겁게 같이 모시고 와서 봤다면 참 좋았을텐데.....

박수 막 치면서 함박 웃음 지으면서 아이고 이뻐라...어쩜 저렇게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잘 생겼을꼬....

하고 보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피로에 지쳐서 에너지가 1도 없지만 

신나서 오늘 밤은 잠이 잘 안 올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