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29금은 나중에 봐서....아침부터 뵥반은 좀 글치..ㅋㅋㅋㅋ

어쩌면 이리도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월령은 옆에 누운 서화의 고운 옆얼굴을 바라보며 무한한 행복에 젖었다. 한겹 살가죽 아래는 다 똑같다며 침까지 튀겨가며 말하던 소정의 열변이 무색한 순간이었다. 어쩌면 그 친구는 평생 여인이라곤 접해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문득 월령은 벗이 된 이래 처음으로 소정의 과거에 대한 의혹을 떠올렸다.

 "으음...."
그 때 서화가 몸부림치며 이불을 걷어찼다. 그리도 조신하고 정숙한 여인이 밤에는 정반대였다.

툭하면 이불을 걷어차지 않나, 툭하면 팔과 다리를 한꺼번에 옆 사람의 몸에 감아대지 않나.
 월령은 나지막하게 혀를 차며 이불을 다시 덮어주려 했다.

 "....후우...."
난데없이 월령은 긴 신음을 토해내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하필 속적삼과 치마사이의 공간이 벌어지면서 새하얗고 부드러운 젖가슴살이 살짝 드러나 버린 것이다. 물론 서화와 혼인하고 매일 밤 서로의 몸을 허하긴 했지만 이렇게 달빛 아래 눈부신 자태는 실로 지독할 만큼 유혹적이었다.

월령은 침을 꿀꺽 삼켰다가 소리가 너무 큰 것 같아 제풀에 얼굴이 붉어졌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태평할 만큼 깊이 잠들어 도무지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 묵직해진 아랫도리의 신호를 느낀 월령은 안절부절하며 벌떡 일어났다. 그 바람에 이불이 또 흘러내렸고 이번엔 속치마가 허벅지까지 말아 올려진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산 넘어 산, 강 넘어 강이라더니.

누가 볼세라 월령은 화다닥 이불을 덮었다. 하지만 좀 전에 보았던 광경이 자꾸만 눈앞을 어지럽히며 둥둥 떠다녔다.

오늘 밤 잠은 다 잤군 하며 월령은 긴 한숨과 함께 동굴을 나갔다. 바깥으로 나가자 동굴안의 온화한 기온과 달리 아직 쌀쌀한 초봄의 밤바람이 후욱 덮쳐왔다. 하늘을 보니 자잘한 별들이 여기저기 반짝이고 그 가운데 밝은 달이 홀로 고고한 기운을 뿜어냈다.

 저 달은 꼭 서화의 허벅지를 닮....헉,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월령은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떨쳐버리려다 문득 제 곁에 선 서화를 느끼고 깜짝 놀랐다.

"서방님, 밤도 야심한데 어찌 주무시지 않고서...."
업어가도 모를 만큼 자는 것 같더니 제 옆자리의 빈 구석은 금새 느꼈던가 보다. 월령은 흐뭇한 마음에 입이 절로 벌어졌다

"왜 말씀이 없으신지요? 혹 제가 모르는 근심이라도..."
좀 전까지만 해도 하늘에서 빛나던 작은 별들이 서화의 눈동자에 내려앉은 것 같았다. 말할 때마다 오물오물 예쁘게 벌어지는 작은 입술은 밤에 피는 달맞이꽃처럼 고왔다.

"서방님....."
그제야 월령은 정신을 차리고 어색하게 웃었다.

"별 거 아니라오. 그저 좀 잠이 안 와서."
차마 그게 당신의 속살이 마음을 어지럽혀서라고는 말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월령은 서화의 의혹어린 눈빛을 애써 피하며 변명했다. 그 때 서화가 팔로 제 몸을 감싸며 가볍게 떨었다. 추위탓으로 짐작한 월령은 잽싸게 서화를 안아들었다. 급한 마음에 속옷만 입고 나온 여인의 몸은 사내에게 치명적인 유혹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둘 다 깼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