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얼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그는 가끔 자신의 느낌을 자신이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귀로'에서 잘 보여주는 바와 같이 스스로의 필을 주체 못해서 소리를 질러 내거나 굳이 안 들어가도 될 소리를 부러 넣을 때가 많다

벌써 일년, For you, 정말 사랑했을까, My Story, 기다려요, 바람기억 등 그의 수많은 히트곡들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그러한 그의 버릇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를 좀더 꽉 움겨쥐고 붙잡아줘야 하는데 가끔 보면 끈 풀린 망아지 새끼(?) 마냥 살짝 풀어지곤 한다.

나얼은 '이 쯤에선 살짝 쉬어가도 괜찮겠지?' 하고 대충 넘겼겠지만, 사람들이 그걸 모를까보냐...

갓 태어난 아기들도 알아채겠다...쯧쯧...

그런데 김조한은 정말 아주 작은 소리 하나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그가 김건모와 함께 부른 Lately나 솔리드 시절 그가 불렀던

'꿈', '이 밤의 끝을 잡고', '난 너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끝이 아니기를' 등 숱한 R&B 명곡들에서 보여준 그의 몰입도는 그야말로 엄청 나다.

감히 한마디로 '노래와 혼연 일체가 경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뿐인가?

그는 댄스곡에서도 엄청난 기량을 보여 주었다.

특히 나는 솔리드 2집의 'Why?'를 아주 좋아하는데, 여기서 보여준 그의 그루브는 정말 대단하다.

목소리가 아주 끈적끈적하고 섹시하게 넘실넘실댄다

게다가 '잠든 널 포켓 속에'의 잠이 덜 깬 듯한 몽롱한 목소리와 느릿느릿한 리듬감도 아주 일품이었고.

또한 나는 그가 솔리드 때 '이 밤의 끝을 잡고'에서 들려준 환상적인 가성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는 여태껏 많은 노래를 들었지만 아직까지 '이 밤의 끝을 잡고' 에서 김조한이 보여준 가성을 능가하는 아름다운 가성은 아직까지 들은 적이 없다

(그보다 아름다운 가성을 보여준 가수가 혹시 있는가? 있다면 꼭 알려달라)

그리고 아까도 성시경과 함께 부른 '사랑이겠죠'를 들었는데

자신의 달콤한 목소리에 자기가 취해 목소리를 마구 내지르곤 하는 성시경의 목소리가 참 듣기 민망할 지경이다.

(그래도 성시경 목소리는 워낙 감미로우니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기는 하다)

그런데 김조한은 성시경과 달리 한 음 한 음 꼼꼼이 마치 조각가가 나무나 돌을 깎아내듯 아주 섬세하고 예리하게 부른다.

특히 가성 처리에서 김조한은 성시경보다 대단히 노련하기 그지 없다.

보통 가수가 가성 처리를 잘해 내려면 보통 집중력으로는 도달하기 힘든 굉장히 높은 고음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집중력으론 어림도 없고, 조금만 마음이 흐트러져도 이른바 '삑사리'가 나기 쉬운 '초'고난이도의 영역이다.

그런데 이러한 지점을 너무나 여유롭고 가뿐하게 소화해 내는 김조한은 정말 괴물이지 않을 수 없다. 정말 괴물...

아무튼 이거...내가 봐도 글을 너무 잘 쓴 거 아냐? 이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