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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이끌림2016_네번째이야기

l헤실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5.09 03:25:04
조회 939 추천 19 댓글 6

일단 2014년에 처음 생각했던 내용이었는데 그때도 현일때문에 2015년에 다시 수정해서 쪘던걸로 기억함. 물론 드라마는 끝났고 캐붕때문에 고민 많이 하긴 했는데 제일 문제는 현일이었음 가끔씩 갤 들어왔을때 기다리는 횽들 있는거 보고 미안하면서도 고마워서 완결은 내야겠다고 생각함ㅎ 아무튼 너무 오랜만이라 <이끌림> 1,2,3편 먼저 읽고 왔으면 좋겠음 

 

난독증을 앓는 남자와

미각을 잃은 여자의

 

만남, 사랑

 

 

이끌림

네번째 이야기

 

 

 

 

 

 

 

 

#

07

 

 

 

 

 

 

"계십니까?"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래서 찾아 올 수밖에 없었다.

 

 

 

"누구..."

 

"..잘 지내셨습니까."

 

"오랜..만입니다. 찾아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몇 년 전부터 말씀드린 것 같은데, 어떻게 올해는 직접 오셨네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앉으세요."

 

 

 

정확히 10년 전의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좋다. 어릴 적부터 부족한 것 없이 자랐고 가난이라는 글자의 의미를 알기에는 너무나도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중원은 흔히 말하는 금수저, 재벌 3세의 도련님이었다. 지금은 상당 부분을 아버지께 물려받았고 몇 가지 계열사를 통합해 킹덤의 주인이 되어가는 중이었지만 그 당시 중원은, 고작 14살의 아주 작은 소년일 뿐이었다.

 

 

 

"그... 아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

 

"궁금해서 직접 오셨군요."

 

"네. 얼마전에 소식이 끊겼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찾아왔습니다."

 

"잘 자랐고, 후원해 주신 덕분에 공부도 잘 마쳐서 지금은 잘 살고 있습니다. 더이상 경제적인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 후원을 끊겠다고 연락드린겁니다."

 

"...그렇습니까. 다행입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저희 킹덤에서는 희망보육원에 계속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김비서님께서 조만간 연락하실 겁니다."

 

"...뭐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아닙니다. 그런데 마지막 소식이 6개월 전이었는데 아직도 기억을 찾지 못한겁니까?"

 

"네.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떠올리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강요할 수는 없지요. 훌륭하게 잘 자랐습니다. 종종 찾아와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저랑 담소도 나누고.. 참 착하고 예쁘게 컸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디 아프지는 않습니까?"

 

"건강합니다."

 

 

 

문득 원장의 어깨 너머로 뒤덮힌채 놓여있는 사진 액자가 중원의 눈에 들어왔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갑자기. 그렇게 생각이 나서 그 아이의 흔적을 쫓아 왔듯이 자신의 시선을 앗아간 액자에 중원은 모든 신경이 쏠릴 뿐이었다. 창 밖에는 비가 내려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아마 교실에서 따분하게 책이나 읽고 있겠지. 언젠가 한 번, 이곳을 찾아 왔을 때 중원은 지금보다 많이 어렸고 여유도 없었다. 그저 자신 때문에 사고를 당한 그 불쌍한 소녀가 궁금해서 찾아왔는데 외국에 공부를 하러 갔다고 했다. 여름이었고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중원의 마음에는 계속해서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잘 지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 비가 그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나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웃기지도 않지만, 어쨌든 그 당시에는 너무나도 막막해서 얼른 제 마음속에 비가 그치고 밝은 태양이 뜨길 바라고 또 바랬다. 공실이 보고싶었다. 나만의 태양. 태공실이라는 여자가 뜬 뒤로는 언제나 맑음.

 

 

 

"..? 주중원 사장님?"

 

"아, 죄송합니다. 잠깐 일 생각이 나서.."

 

"또 일을 미루고 오셨나봐요. 그러지는 마시라니까."

 

"아닙니다. 그리 급한 일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저한테 가장 중요한 일은..."

 

 

 

똑똑- 마침 가라앉은 분위기를 상기 시키듯 작은 선생님이 문을 두드리고 원장을 찾았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혼자 남은 중원은 자리에서 일어 선 채 원장실을 텅 빈 눈으로 훑어보다 계속해서 눈에 어른거리던 액자를 향해 다가갔다. 세상에는 이상한 순간들이 존재했다. 지금도 그러한데, 그 액자를 발견하고, 손을 댄 순간 중원은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액자를 쥐고 있는 손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더니 괜히 돌려 볼 엄두가 나질 않았다.

 

 

 

"별 일이네.."

 

 

 

청소하다 뒤집어 놓은 건가, 아니면 차마 버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눈에 담을 수도 없는..? 그런 사람과 찍은 사진이라면 어디 구석에 치워놓으면 될 텐데. 그것도 아니라면 왜 액자가 여기 이렇게 뒤집어져 있는.. 마음과 달리 길고 곧은 손은 액자의 끝 모서리를 간질거리며 뒤집을 준비를 마친 듯 했다. 잠깐만 보고 다시 덮어놓지 뭐. 신경쓰여서 안 되겠어. 중원은 액자를 뒤집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뒤집혔다.

 

 

 

 

 

 

 

 

08

 

 

 

 

 

 

공실은 중원의 얼굴을 본 순간 반가움에 늘 그렇듯 얼굴에 해사한 미소를 띄우고 중원과 원장 선생님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다 자신과 달리 두 사람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마주한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을 지어도 공실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두 사람은 그 무거운 입을 열 생각이 없는 듯 했다.

 

 

 

"왜 우리가 여기서 만나게 된거죠?"

 

"..그게.. 공실아.."

 

 

 

중원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언제나 상황판단이 빠르고 득과 실에 대한 계산이 정확한 중원은 일이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글쎼.. 어쩌면 '인연' 이라는 것일 지도.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타이밍이 좋지 않아. 중원은 공실에게 표를 내진 않았지만 원장을 향해 싸늘한 눈길로 무언의 눈치를 주었다. 조심스럽게 말을 뱉어보려던 원장은 중원의 눈짓에 급히 입을 다물고는 숨을 죽였다. 중원은 고개를 돌려 공실의 손을 잡았다. 절대로 이 손을 놓지 않겠다. 절대로 이 얼굴을, 이 미소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태양."

 

"네?"

 

"이건 비밀인데..."

 

 

 

공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중원의 말에 귀기울였다. 덩달아 원장도 중원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긴장을 하며 집중했다.

 

 

 

"김비서님 조카가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자란 적이 있어. 개인적으로 보육원 후원 하신다는 말씀 듣고 킹덤에서 몇몇 보육원을 정해서 후원하려고 계획 중이야. 연말에는 산타할아버지 분장해서 선-물도 주고. 그렇죠 원장님?"

 

"..그 그래. 공실아."

 

"정말이에요?"

 

"정말입니다. 김비서님 개인사라 내가 말했다는거 아시면 곤란할 것 같은데-"

 

"그건 걱정하지 마요. 근데 진짜.."

 

"멋진 애인이 생겼다더니 그 분이 주사장님이셨구나?"

 

"아앗! 선생님! 쉿!"

 

"아, 태양이 제 소개를 또, 대충 했나봅니다. 멋지고 능력도 있고 완벽한 애인일텐데."

 

"그럼요. 이렇게 완벽하신데.. 우리 공실이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참, 태양 급한 일 아니면 잠깐 밖에서 기다려줘. 일 금방 마치고, 같이 가고 싶으니까."

 

"그럴게요. 아무튼 일 때문에 왔다니까 저는 밖에서 애들이랑 놀고 있을게요 선생님."

 

"그래 공실아. 가기 전에 얼굴 한 번 더 보여주고 가렴.."

 

"당연하죠. 말씀들 나누세요."

 

 

 

공실이 문을 닫고 나가자 공실의 뒷모습을 사랑스럽게 쳐다보던 주우언의 눈빛이 금방 싸늘해졌다. 원장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공실이 나간 곳 만을 묵묵히 그리고 지긋이 응시할 뿐이었다. 백 마디의 말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중원의 압박에 원장은 허공에서 길을 잃은 시선을 결국 땅으로 떨어뜨린 채 무거운 숨을 크게 내쉬었다. 중원은 방금 전보다 더욱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듯 말했다. 상당한 불쾌감이 뒤섞인 목소리였다.

 

 

 

"그동안 저희가 잘못 된 정보를 전달 받은 것 같습니다. 그건 태양도 다를 바 없는 것 같고요.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충분한 이유가 필요하실 겁니다."

 

"..."

 

"그렇지 않으면 제가 굉장히 화가 날 것 같아서요. 아, 정정하도록 하죠. 이미 굉장히 화가 났습니다만, 설명 할 기회를 먼저 드리는 겁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태공실양을 봐서요."

 

"..먼저 그동안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 죄송합니다."

 

"..."

 

"공실이가 많이 아팠어요. 언젠가부터 기억을 떠올리려고 할 떄 마다 열병을 앓듯이 알아 눕고는 정신을 못 차렸습니다. 겁이 났어요. 이 아이는 제가 처음으로 거둔 아이라 골고루 사랑을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장 마음이 애달프던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보호가 목적 이었다-"

 

"네. 그렇습니다."

 

"좋습니다. 계속 하세요."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었다.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사실 액자를 뒤집어 본 순간부터 예측 가능한 일들이었기도 했다. 감당..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중원 자신만큼은 감당 할 수 있어야 했다. 그런데 공실은? 과연 나의 태양은 기억 너머의 진실을 마주하고도 나의 세상에서 우뚝 설 수 있을까. 교실 안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공실이 보였다. 여전히 비가 내렸고 공실의 목소리는 빗소리를 타고 중원에게로 흘렀다. 아아.. 중원은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공실과 눈이 마주쳤다. 피식- 공실과 마주한 두 눈이, 그리고 공실을 향한 온 신경이 웃음꽃을 피운다. 어쩔 수 없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 여인은 중원에게 한 줄기의 빛과도 같으니까. 공실을 보며 웃고 다정하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는 중원은 속으로 다짐했다.

 

아주 열심히 믿어볼게, 너와 나를.

 

 

 

 

 

 

 

 

이끌림_

 

 

 

 

 

*읽어주는, 댓글설리, 갯추설리 갤러들 무한 감쟈! 많이 늦었지만 여유분 맞춰가며 쓰고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올릴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궁예질 해봄..ㅎ 그리고 생각보다 길어질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이 몰려온다. 그동안 줕갤 지박령들 고생했다 자주 보자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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