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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겜 팬픽 써옴

kou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06 21:25:33
조회 117 추천 4 댓글 1

남은건 손에 쥐어진 시키시마씨의 손수건.
그 손수건을 무의식적으로 두 손에 꽉 쥔 나를 발견한다.

그의 등은 점차 모여든 행인들에 의해 이만 형체를 감추고 말았다.

그래도 왜인지 모르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한번만,

한번만 더

얼굴을 보여주세요.

한번만 더

‘신타’ 라고 불러주세요..

한번만…

두 눈에서 뜨겁게 흐르는 눈물을 시키시마씨의 조각으로 닦아본다.
손수건에선 지난 날 그에게서 느낀 체취가 깊이 베어있었다.

분명 눈물을 지워내려했는데,
더 서글퍼지는건 왜일까…

눈물에 왜곡되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어느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는 상태로,
저 멀리 전광판에는 도쿄로 향하는 신칸센 출발 알림이 뜨고 있었다.
시키시마씨를 다시 보기엔 이미 늦어버렸어.

이걸로 다 끝이다.

이제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야지.
다시 일터로 복귀하려면 정신 차려야지.

끝인거야.
끝인걸거야…

지금 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지 조차 자각할 수 없다.
그저 터벅 터벅 한 걸음 내 질러
몸이 기억하는 집으로 돌아가는 행위의 반복 뿐.

집 앞 횡단보도,
빨간 불이 파란 불로 바뀌는걸 기다리는 매 초 한 순간순간들이 두근거리던 순간이 있었는데.
날 보고 이빨 보이며 웃어주던 그 표정, 팔을 살짝 앞뒤로 흔들던 몸짓까지.
그런데 지금은 왜이렇게 마음 한 켠의 불이 꺼진 느낌인지, 공허함 만이 감도는 기분이다.

지금이라도 집에 들어가면 씻고있는 시키시마씨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조금만이라도 더 함께 했으면 좋았을텐데.
많은 걸 바라지 않아.
그저 옆에서 기대고 싶었을 뿐이야.

역시 춥다.
같이 있을 때는 그렇게 따뜻했었는데.
이제 다신 이 공간에 둘이 있을 수 없다니…
다시 눈에 열감이 몰려온다.

그가 누웠던 이부자리에 그만 털썩 주저 앉았다.

“시키시마씨…”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그의 흔적을 찾아 베개를 꼭 끌어안아본다.

“따뜻해…”

그리곤 베개에 눈물자국을 남긴 채 그만 잠에 들고말았다.
꿈에서라도 다시 만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품고서.


***


“지금 쯤 들어갔으려나”
숨을 들이 쉬고 나지막히 뱉은 열차안에서의 첫마디였다.

서로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무렵에서부터 지금까지면
이미 도착하고도 남았을거다.

지난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업무 차 왔던 오사카에서 할 일을 모두 끝내고 온천을 즐기고 돌아간다’는, 어찌 보면 간단한 계획이었을지는 몰라도
그 안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피할 수는 없었다.
특히… 또 남자랑 잘줄은 생각도 못했다.

처음부터 그 부탁을 받지 말았어야했나 하는 생각도 잠시 스쳐간다.
스쳐간 생각이었지만 곧바로 부정했다.
츠카구치씨 한테는 여러모로 도움도 많이 받았고 고마운 면이 더 컸다.
고작 하루동안 연애 상대처럼 대해 달라니,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다른 사람이었어도 이런 부탁을 들으면 분명…


“그 때 난 왜 신타에게 입을…”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입모양이 순간 떠오른 마음을 대신 발산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기억속에 뚜렷하게 남아있던,
어쩌면 애써 외면했던,
입을 맞췄던 기억이 떠올라 심장을 뛰게 만든다.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 이성애자다.
그렇지만 연애를 해본적은 없다.
그렇다면 이성에게 연애감정, 좀 구겨말해서 사랑하는 감정을 느꼈던적이 있었나?
애시당초 사랑하는 감정이 뭐지?

1분 전까지만해도 평온하게 바라보던
창문 밖으로 비친 어두운 하늘은 사라지고 그 화각을 터널 안쪽이 대신한다.

일반적인 이성애자가 남자랑 잘 수 있을리가 없었다.
보통은 잠자리를 갖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바로 거절 할 것이 뻔했다.
그러나 나는 거절하기는 커녕 수락했고, 연달아서 할 만큼 그 순간을 즐겼다.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 이성애자인가?

아니면 남자를 좋아하는 동성애자인가?

무의식적으로 오른손 엄지가 입술을 슥 훑는다.

‘후자라고 해도…’

확실히 내가 동성애자였다고 하더라도 츠카구치와는 이어질 수 없다.
그에게는 이미 연애 상대가 있었고, 둘이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게 이상적이었기 때문이다.

‘ …!’

“하…”

손바닥을 눈과 이마에 가져다대며 내쉰 한숨.

열차의 감속감이 신체를 덮쳐온다.

「내리실문은 …쪽입니다」

이윽고 문이 열리자마자
난 뛰쳐나간다.

시간이 없다.
꼭 전해야할 말이 있다.
직접 만나서만 전할 수 있는 말이.

교토에서 한번 멈춰준 덕에 그나마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 경로를 검색해본다.
지금 남아있는건 도카이도 본선과 미도스지선인가.

일단 저질러버린 탓에 신칸센 표값은 날아가버렸고, 월요일 연차는 확정이다.
츠카구치에게 가는건 이미 강제되었다.

플랫폼으로 뛰어가 문을 열기 시작한 열차에 재빨리 몸을 싣는다.

이대로 한시간이면 도착할 터다.
늦은저녁 시간대라 좌석이 대부분 비어있어서 편하게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의 무언가 때문에 도무지 앉아갈 수가 없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저 츠카구치와 행복하게 보냈었던 그 시간의 조각들.
그 조각 하나하나를 다시 돌아가면서 주울 때 마다 떠오르는 누군가가 더 그리워지는건 왜일까.

‘미안…츠카구치’

열차의 지연이나 편성이 꼬여 막차가 끊기기 전에 어떻게든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시간이 없다.
열차의 문이 열리자 마자 난 뛰어나가 출구로 향한다.

익숙한 역사 내 구조.
이미 두 번 그의 집으로 가본 경험이 있어 길을 찾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렇게 출구로 달려나가 몇 분 지나지 않았을 무렵 운좋게도 츠카구치의 집 앞 신호등의 신호는 파란불로 막 바뀐참이었다.

다행이다. 정말로.

그렇게 맨션의 계단을 뛰어올라가면

있다.

그의 집이.


***


그리운 목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치!”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린데,

“신타!!”

“신타!!!”

정말로 꿈에서 다시 만났구나…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기도 잠시 눈을 떠서 올려다 본 풍경은
천장이 아니었다.

“시키시마씨…?”

이건 꿈이 아니다.
진짜로 내 눈앞에 시키시마씨가 있어…
근데 도대체 왜…

내가 가장 보고 싶어했던 그가 날 일으켜 와락 껴안아준다.

“신타… 분명 나는 지금껏 내가 이성애자라 생각하며 살아왔어.
사실 아직 내가 게이인지도 잘 모르겠어.”

울먹거리며 흘려 들어오는 그의 목소리에 그만 감정이 복받쳐올라온다.

“그치만 너한테 느꼈던 감정은 그냥 단순한 유희가 아니었다는건 확실해.
그래서인지… 혼란스러워. 분명 너도 그런 삶을 보낸 순간이 있었겠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서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당장 도쿄에 있어야 할 시키시마씨가 여기에 있는 이유조차 납득이 어렵다.
그런데 왜 울고있는거야…
나까지 서러워지잖아…

“난 알아보고 싶어… 너도 그랬듯 나도 날 찾아볼 수 있을까…”

“시키시마씨…”

“이름으로 불러줄 수 있을까…?”





“코우지…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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