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들 오랜 만이야.

디씨는 여전한가 보네.

형들한테 알려줄 새로운 일이 생겼어.
뭐 대형사건이라면 대형 사건인데,
내가 있는 체육관에서 트러블이 있었거든.

내가 저번에 고민상담 했을때 쓴 글에서
그 아저씨들 있지?(나는 아저씨 아닌 것처럼 말하니까 웃기지만)
https://gall.dcinside.com/list.php?id=kendo&no=22663&page=1&search_pos=-21464&k_type=1000&keyword=%EB%8B%A8%EC%B9%BC&bbs=

요 며칠전에 그분들이 운동끝나고 술마시자고 하는거야.
그래서 도장에서 자꾸 아웃사이더 되면 안되겠다 싶어서
이 기회에 친해지자 하고 같이 마시기로 했지.

같이 맥주 먹다가 서로 체육관 이야기 좀 하고
서로 당신의 검도는 어떻다, 칭찬 비스무리하다가

A아저씨는 나한테 무슨 할 말이 있는지, 표정이 어두워지고
갑자기 이렇게 얘기하는거야

A아저씨: 음.... 뭐 너는 다 좋아... 근데 내 말 잘들어. 너는 실력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 검도는 정말 기분 나뻐. 정말 사람 기분 잡치게 하는 검도야.

나: 예?! 무슨 말씀이에요?
A아저씨: 야, 네가 검도 얼마나 잘하는지는 잘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고 그거에 대해서 얘기 안 할게.
              근데 실력을 떠나서 넌 검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돼.
나: 그러니까 저는 무슨 말씀인지 잘....
A아저씨: 너 자꾸 칼 사람 목에 꽂는 거 뭐야? 너 그런거 어디서 배웠어? 그리고 너 왜 나한테 찌름 했냐? 나 무시하는 거냐?
나: 아, 그건 그런 의도가 아니라...
A아저씨: 야 찌름 같은 건 사범과 제자의 관계에서나 하는거지. 네가 내 사범이냐? 네가 뭔데 나한테 찌름을 해?
나: 아, 예......(난 순간 어이가 없었어.)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A아저씨는 술에 취하신 건지 아니면 진짜 기분 나쁜 건지 자꾸 이거에 대해 말 하고
누구는 목에 칼 못 대서 안 하는 줄 아냐? 찌르기 자기도 하는데, 다칠 수 있으니까 안 한다.
이런 얘기부터, 너는 그런거 관장님한테도 하냐? 관장님한테는 못 하면서 왜 나 한테 하냐? 이렇게 줄줄 얘기하더라고(근데 난 관장님한테도 하는데;;)

B아저씨가 그만하라면서 슬슬 말리기 시작하다가, 네가 잘못한 건 맞으니까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나한테 얘기하더라고. (술 같이 먹자고 한게 이것때문인가...)
다행히 그때 동행한 새로운 아저씨도 있는데(이 분도 3단), 이 분은 조용히 있다가 나중에 술자리 헤어지면서
그런걸로 기분나쁘다고 하는게 자기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하더라고... 네가 그냥 참으라고 하더라고....
뭐... 이런 위로 받아도 좀 씁쓸해...

나는  대련 때  상대방이 공격해도 웬만하면 중단 유지하거든, 그래서 흔히 말하는 죽도로 목에 걸기도 해.
근데 목 걸린 거 확인하자 마자 바로 빼고는 하는데, 한번은 이 아저씨랑 대련할때 너무 세게 들어와서 빼지 않고 목을 건 상태로
유지한 적이 있었어....(그것도 딱 한번) 또, 이 아저씨는 머리치고 나가지 않고 잔심을 제자리에서 취하는 버릇이 있거든.
알 사람들은 알거야. 이런 스타일 조금 있으니까. 칼 치고 팔만 올리고 제자리에서만 존심 취하는 스타일.... 썩 좋은 자세는 아니잖아?
한번 맞지도 않은데 이러니까 한번 그 상태에서 찔렀거든. 그때는 말 없었는데, 아마 마음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야.

근데 그 아저씨도 엄청난 도끼칼이라, 대련하면 나도 엄청 기분 나쁜데 이것도 수련의 일부라 생각하고 그랬지만
이렇게 까지 생각 하는 사람들이랑 굳이 대련 해야 하나 생각 들더라고....

이렇게 같이 술먹자고 한 다음에 으름장 당하니까 기분이 썩 좋지 않네... .ㅠㅠ

그래서 다음날 도장 나가서 한 사람당 찌름 2~3방 놓고(유단자만), 무조건 웬만하면 중단 유지해서 칼 걸어줬지.....
특히 그 아저씨한테는 찌름 한 6~7방 쓴거 같네.

우리 체육관 대형사건이 되어버렸지 ㅋㅋㅋㅋ
관장님은 관원들끼리 하라는 주의인데,
그때 일은 그 아저씨들이 했는지, 찌름 해도 좋은데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한테는 하지말라고 하네 ㅋㅋ

난 체육관에서 인간관계 맺기는 글렀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