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의 기법에는 셀 방식과 컴퓨터 방식이 있죠.

그런데 몇몇 감독님들껜 죄송한 말씀이지만, 전 한국이 셀 애니메이션이라는 걸 완전히 접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2D 셀 애니메이션이 시장의 주류가 된 곳은 일본 애니 시장밖에 없어요.

이건 우리나라가 잘못된 게 아니라, 일본이 기형적으로 셀 방식만 발달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3D 애니가 상대적으로 홀대받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2D 셀 애니에 3D 합성하는 건 문제삼지 않고 있으니 참 희한한 동네죠.

그리고 3D라는 기술이 꼭 <겨울왕국>으로 대표되는 고퀄리티의 풀 폴리곤 애니메이션만을 의미한다고 보지도 않아요.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는 3D 기술을 활용해 2D처럼 보이게 만든 거고, 디즈니의 단편작 <페이퍼맨>은 이 기술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케이스입니다.

<페이퍼맨>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예전의 디즈니가 만들던 2D 애니메이션의 향수가 그대로 녹아 있죠.

(제가 그래서 애니메이션의 기법을 2D와 3D로 나누지 않은 겁니다. 예전에 <원더풀 데이즈>가 2D+3D+미니어처라는 괴랄맞은 기법을 선보인 적 있지만 이건 폐기장에도 못 갈 쓰레기니까 그냥 언급을 하지 말죠.)

결론을 내자면 한국이 지향점으로 삼아야 할 것은 결국 3D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라는 겁니다.

셀 애니메이션은 전체 애니 시장에서 점차 비주류가 되어 가는 중이고, 한국에서 셀 애니메이션은 진심 아무리 생각해봐도 견적이 안 나와요.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시장도 작고 기반도 약한 만큼, 올바른 기술을 택해서 나아가는 것이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