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와 만난 국내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는 중국의 인수합병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번째 이유로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수 십년간 업력을 쌓아온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들을 너무 쉽게 사들이려 한다는 것을 들었다. 둘째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위해서 기술 노하우 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중국 기업의 한국 애니메이션 쇼핑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넛잡' 제작사 레드로버 등 몇몇 기업들이 중국 거대 그룹에 피인수되거나 자본을 유치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중국 자본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라바'의 중국 판권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어 중국발 국내 애니메이션 인수합병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것으로 보여진다.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중국 애니메이션 기술력은 상당히 떨어진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 중국 국영방송 CCTV(ch14)에서 방영을 시작한 국내 창작애니메이션 '곤'이 중국 애니메이션을 제치고 어린이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만 봐도 기획·제작에 있어 한국보다는 한 수 아래임에는 틀림없다.
이에 중국 기업들이 우리나라 기업들에 애니메이션 제작 아웃소싱을 의뢰하는 일이 빈번하고 아예 경쟁력 있는 기업 및 애니메이션 판권을 사버리기도 한다.
반면 중국의 인수합병 러브콜을 뿌리치고 오히려 자신들의 기술력을 무기로 중국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단순 아웃소싱 작업을 넘어 공동제작을 통해 일정부분 권리를 가져오기도 하고 심지어 라이선스 사업권을 가져와 사업의 주체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는 "32개의 성으로 이뤄진 중국은 최근 각 성마다 문화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아직도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기술력에서 한참 앞서 있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이를 무기로 중국과의 사업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다면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부족한 지원 속에 중국의 러브콜을 뿌리지치 못하고 아쉽게 권리를 넘기는 기업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냐 싶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이익만을 생각해 더 큰 시장을 바라보지 못하고 기회를 놓치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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