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얼마나 지브리를 따라했는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랑 얼마나 비슷한지 매의 눈을 가지고 보려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표절은 없다.

1. 지브리와 다른 캐릭터.

지브리 캐릭터는 굉장히 개성이 강하고 인물 설정이 깊다.

달빛궁궐 캐릭터는 밋밋하고, 도대체 어디서 왜 나왔는지 배경설명이 없다.

난 다 보고 나왔는데, 원이 왜 나왔는지, 왜 현주리를 도와주려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짐작만 할 뿐.

2. 지브리와 다른 작화.

지브리 작화는 캐릭터의 움직임, 동적인 모사가 중점적이고, 배경은 화려한 장면이 몇 부분 나오지만, 등장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져있는데 반해,

달빛궁궐은 배경 작화에 모든것을 다 갈아넣어 캐릭터 작화는 신경쓰지 않은게 티가 난다.

어느 부분에선 배경은 엄청나게 힘을 주고, 캐릭터는 발로 그려서 굉장히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특히 용 타고 날아가는 부분. 용은 지렁이고 배경은 작품이다.

창덕궁 배경 작화에 있어서는 정말 모든것을 갈아넣은 듯, 최고점을 주고 싶다.

3. 지브리와 다른 스토리.

지브리 스토리는 여운과 감동을 주는데, 달빛궁궐 스토리는 교훈을 준다.

딱 한국식 전래동화느낌. 중간에 스토리를 살짝 꼬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보다 보면 의아할 듯.

그 교훈이라는게 지극히 동양스러워서, 서양사람이 보면 한소리 할 수도.

4. 지브리와 다른 시간감(완급조절).

지브리는 굉장히 루즈한 장면도 있고, 급박한 장면도 있고, 시간 배분이 성질급한 한국사람들이 보다 일어날 수 있는 수준.

달빛궁궐은 중간에 일어날 수 없게 빡빡한 전개를 가지고 있어, 한시간 반동안 애들이 지루하다고 울지 않을 것 같다.

대신 '엄마 저기서 저건 왜 나와?'하는 질문세례가 터질 것 같다.

내가 이 작품을 지브리와 비교해서 보고난 결론은 이렇다.

"지브리와 달라지기 위해 지브리의 모든 장점을 포기한 한국 애니메이션."

감독이 왜 그런 오해살만한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 작품들이 워낙 일본 작품 영향에 민감하다보니 지브리의 모든 장점을 포기하면서까지 지브리와 닮지 않으려 한 것 같다.

정말 캐릭터와 스토리의 완급조절이 많이 부족했다.

그 배경설명도 없고, 그냥 뱀같이 생긴 용은 왜 등장시킨건지.

그 용만 안나왔어도 이런 표절논란은 없었을텐데.

용을 그릴거면 중간에 나왔던 화려한 용처럼 계속 갈아서 그리던가...

백호나 해태로만 설정했어도 괜찮았을텐데.

한국작품이기도 하고, 영상미를 중심적으로 보는 관객으로써 평점은 8점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후한건 배경작화의 노고가 보여서.

스토리보다 영상미에 중점을 둔 겨울왕국이나 드라마 달의연인 같은거 좋아하는 갤러라면 돈내고 보고 올 가치가 있다.

창덕궁 배경과 사물들 표현은 최고점.

난 레리꼬를 얼음궁전 보러 간 사람이라. ㅋㅋ

창덕궁(달빛궁궐)과 정원은 최고였음.

+추가) 성우관련.

주인공 김서영 성우님은 깔끔하게 잘 해주셨고, 시영준성우님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시영준... ㅋㅋ 그냥 시영준 그 자체.

김슬기 배우는 배우인데도 나쁘지 않았음. 캐릭터 비중 차이도 있긴 하지만, 그냥 성우 1-2년차라 해도 괜찮은 수준.

권율 배우는 그냥 평이한 장면에선 거슬리지 않는데, 액션 들어가면 으아아아아아아~~ ...기대가 없어서 실망도 없다.

이하늬 배우는... 솔직히 기대 이하... ㅠ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인 강점도 없는데, 전문성우가 아니라서 조금 있는 매력을 끄집어내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