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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용 하드에서 찾아낸 글

마스패로(222.98) 2010.11.10 23: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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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나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은 기이했다. 그 내용은 양판소에나 나올 법한 이고깽 환타지 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나의 향수를 자아내는 면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에서 깨어난 나의 뇌리에 한참동안이나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었다. 이에, 별 시시콜콜한 이야기 같긴 하지만, 몇 줄이라도 써서 그 꿈을 기념하려 한다.




꿈속에 내가 있던 곳은 그 지역 말로는 “륵”이라 하는 곳이었다. 너무 작은 마을이고, 행정력도 제대로 미치지 않는 곳이었는지 이 마을을 문자로 어떻게 쓰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그 마을에는 문자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던 듯, 문자 구경을 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거기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치마를 입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옷깃을 오른쪽으로 여미는 것을 보니, 이들이 문명인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곳에서 별 하는 일도 없는 한가한 사람이었던 모양으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과 한담으로 시간을 때우는 정도였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남쪽으로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는 상대가 북쪽의 나라로 가는 도중, 잠시 이 마을에서 묵는 일이 생겼다. 그 상대는 높으신 분들도 상대하는 사람들이었던 모양으로, 상대의 영수되는 사람은 제법 문자를 아는 사람이었다. 마침 시골에서 무료한 생활을 보내고 있던 나는 이러한 외지인의 방문에 호기심을 갖고 상대의 영수에게 공손히 인사한 뒤, 말을 걸었다.




“二三子께옵서는 어디로 가시는 길이시온지?”




내가 그렇게 말을 걸자, 이 사람은 상당히 놀란 모양으로, 약간 눈을 껌뻑이더니 잠시 후 뜬금없이,



“여긴 우리 지도에도 없는 마을이고, 모두들 시골의 말을 쓰기에,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할 지경이었소만, 子께서는 어찌 夏의 말을 쓰시는구료. 이 먼 곳에서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니 기쁘기 한량 없소이다.”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내가 화답하였다.



“대저 먼 곳에서 친구가 오면 어찌 기쁘지 아니하리오리잇가.”



“君子는 夏에 거한다더니, 지금 생각해보니 君子가 거하면 어찌 누추함이 있겠소이까. 초면이오만, 子의 君子됨과 이 鄕里의 교화됨을 알겠소.”




이렇게 저 상대의 영수와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상대의 영수는 본래 齊 수도 臨淄 사람으로, 山東의 여섯 나라를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상인이라고 하였다. 그 상인은 자기가 돌아다니면서 들은 각 지역의 형세라든지, 물산에 대해 이야기하였는데, 하나하나가 흥미진진하여 이야기 하나하나를 놓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본거지인 臨淄 이야기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낯빛이 어두워졌다. 나는 그것을 기이하게 여겨 물었다.




“갑자기 어인 일이시오. 齊의 臨淄는 부유한 도읍으로, 수레와 사람이 서로 부대끼고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이 아니오이까. 또한 齊왕도 현군이라 搢紳者들을 크게 우대한다 들었소. 어찌 그리 걱정하는 듯 해 보이시오.”



그 상인은 한숨을 쉬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실은 말이오, 요즘 臨淄는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엉망이오. 나조차 장사를 핑계로 거길 나와 떠돌고 있고, 가족들도 환란을 피해 이미 大梁으로 옮아 가 있소.”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망명까지 하실 지경이 되었소?”



“그것은...”




상인은 또 다시 한숨을 푹푹 쉬곤, 한참동안 하늘에 뜬 달을 쳐다보더니 겨우 모든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齊왕은 수도 臨淄의 남문에 대규모 택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諸夏의 식자들을 수도에 총집결시켜 齊란 국가가 학문을 숭상하는 문명국임을 천하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곳에 불러모은 식자들은 자기가 열흘 동안 하늘을 날았다고 헛소리를 하든지, 흰 말은 말이 아니라 하든지, 심지어는 닭의 다리가 셋이라 해도 거주지와 봉록을 받아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학문이 발전하는 한 편으로, 학자의 행세를 하면서 혹세무민하는 무리들이 득시글거리게 되었다. 덕분에 臨淄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 곳에 호의적이었으나, 나날이 지겨워하며 짜증을 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북쪽의 中山으로부터 이인이 하나 도착했다. 남자인데도 옥 같은 흰 피부에, 碧眼紅鬚를 지닌 이 이인은 곧 臨淄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는 穗安이란 곳에서 왔다고 하는데, 臨淄의 사람들은 그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하였으며, 심지어는 臨淄 남문에 모아놓은 대학자들조차 어딘지를 몰라 전전긍긍할 정도였다. 그는 곧 齊왕을 뵙고 성 남문에 거하면서 신비로운 말로써 왕을 유혹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왕의 전적인 신임을 얻어 丞相의 지위를 덜컥 받아버렸다. 國人들은 그러한 조치를 도저히 납득도 할 수 없었고, 이해할 수도 없었으나 왕의 의지가 확고했을 뿐더러, 그 이인이 조회에서 몇 마디를 하니 모두 딴 사람이 된 듯 설득당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의 위정은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었다. 직접 齊의 모든 강역을 돌아다니며 백성의 말을 직접 견문하고, 적확한 지시를 내리니, 백관의 불만이 있으려 해도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그가 전국을 전부 순회한 뒤였다. 그는 갑자기 희한한 법을 제정하여 온 나라에 공포하였다. 그 법은 “唫而不呿之法”이란 것으로, 온 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법도를 제정하여, 그것을 따르지 않으면 입을 찢어버리는 혹형에 처해버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법도는 희한하여, 어떤 말을 해도 입을 다물어야 했다. 이것을 강제하기 위해 象胥를 전국에 보내 온 백성의 말하는 것을 감시하고, 툭 하면 그 말하는 것을 검문해서 입을 찢어버리니, 전국에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齊에서는 나날이 나라를 떠나 망명하거나 유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莒를 어떻게 입을 다물고 말할 수 있단 말이오. 심지어는 嗚呼라 탄식하려 해도 惡郝이라고 입을 다물어야 하오. 또한 말하는 것의 급하고 느린 것 또한 제멋대로라 牙를 虐으로 읽으라고 하지를 않소. 이 어찌 사람이 배겨낼 수 있는 바겠소. 결국 그 혹정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나온 처지라오.”



나는 그 말을 이상하게 여겼다. 어떻게 입을 다물고만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蒼頡氏가 鳥跡으로써 문자를 만든 이래 있었던 적 없는 일이다.



“도대체 그 사람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오?”



“참으로 복잡한 夷狄의 이름이라 상세한 것은 모르오. 固인가 路인가로 시작하는 이름이었소만, 스스로는 分然인가 畚燃인가로 부르더구료.”



나는 그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 穗安의 奮燃.... 그가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과연. 그와 같은 고집쟁이라면 이런 짓을 하고도 남음이 있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죄도 없는 백성들을 상대로 이런 잔학무도한 짓을 하다니. 일찍이 傑紂도 한 적이 없는 처사이다. 내 이를 어찌 두고보랴.



나는 고개를 돌려 마을을 둘러보았다. 시각은 이미 半夜를 넘어,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잠에 들었고, 간간히 개짖는 소리가 들려오긴 했지만, 잠잠한 채였다. 李耳의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란 이런 것인가. 필시 齊에도 이런 마을이 있었을 터. 그러던 곳이 피와 비명으로 얼룩짐을 생각하니, 뜻 없는 눈물이 흘렀다.




“내 직접 臨淄로 가야겠소이다. 이 일을 앉아서 두고 볼 수는 없소.”




“아니, 가셔서 어찌 하시려 하오. 그 자의 象胥는 외지 사람이라 해도 용서함이 없소이다. 위험하실 터이니, 부디 그곳으로는 가지 마시구료. 이제 齊는 다른 나라의 사신이라 해도 가기 꺼려하는 곳이 되었소.”



“걱정마시구료. 그 자는 내 잘 아는 사람이오. 무슨 심산에서 이런 미친 짓거리를 거리낌 없이 하는지도 대략 짐작은 가니, 그것을 안 이상 아니 갈 수가 없소이다. 지금 내가 그를 막지 않는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소. 천리를 멀다말고 갊이 있을 뿐이오.”



내가 그렇게 비장한 심정으로 말하니, 상인도 더 이상 말릴 수 없음을 알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子는 과연 위험을 보고도 목숨을 바치는 志士이시오. 잠시 동안이나마 子를 뵙고 이야기할 수 있었음도 하늘의 뜻임을 알겠소이다. 부디 神明께서 子를 보우하시길 빌겠소이다.”



“부족한 몸에게 과한 말씀이시오. 아무래도 한시가 급한 듯 하니, 내일로 바로 떠날 준비를 하겠소이다. 후일 또 뵐 날이 있기를 바라겠소.”



“子의 하시는 일이 성공하시어 내 다시 臨淄에 돌아가는 일이 있다면, 거기서 선생을 크게 대접하리이다.”



“걱정마시구료. 반드시 그리 되리이다.”



다음 날, 나는 짚신 몇 켤레와 며칠간의 먹을거리, 그리고 허름한 옷을 하나 차려 입고 “륵”을 떠나 臨淄로 향했다. 옛날 墨翟은 다리에 굳은살이 붙을 정도로 걸어 楚로 가서 魯般을 말렸다 하나, 지금 상황은 그보다 더 위급하다. 다행히도 여기서 臨淄는 墨翟 때 정도로 먼 거리도 아니거니와, 중간 중간 배를 타고 갈 수도 있는 곳이다. 나는 노자라도 주겠노라 하는 상인의 권유를 뿌리치고 길에 나섰다.


열흘 정도 넘었을까, 나는 齊의 지경에 들어섰다. 과연 象胥들의 검색은 엄격했다. 이미 많은 여행자들이 피해를 본 듯, 내가 들어섰을 때에는 다른 사람은 보이지도 않았다. 五里를 걸으면 象胥가 와서 나의 발음이 맞는지를 검문하고 지나갔으나, “륵”에서 상인에게 들은 바도 있거니와, 이미 畚燃이라 칭하는 자의 정체를 파악하고 있던 차라 큰 문제는 없었다. 지나가는 동안 볼 수 있었던 정경은 참혹했다. 한 마을을 보니, 이미 象胥이 한바탕 쓸고 지나간 듯,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입을 볼까지 찢어, 어금니가 드러나거나 波와 阿·雜과 遭를 구분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이를 갈고 반드시 그 자를 주벌하겠노라 다짐했다.


“륵”을 떠난지 보름가량 되던 날, 나는 齊의 도성 臨淄에 도착했다. 畚燃의 “唫而不呿之法”은 이미 이 도성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마다 입이 찢어져 있거나, 겨우 볼과 입술을 보전한 사람은 입을 다문 채로 말하는 괴상한 언어를 괴로워하면서 말하고 있었다. 그 꼴은 입이 찢어져있건 아니건 간에 너무 참혹해서 차마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나는 구역질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겨우 참고 丞相의 邸로 향했다. 畚燃의 집에 도착하니, 경비가 삼엄하여 무장한 문지기들이 그물같이 늘어서 지키고 있었다. 나는 혀를 끌끌 차며 문 앞에 섰다.



“나는 ”륵“에서 온 某라고 하는데, 丞相께 좀 뵙고 싶다고 여쭈어라.”



나는 불의에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면서 어눌하게나마 한 마디 한 마디 또박또박 “唫而不呿之法”에 따라 말했다. 그러자 지켜 섰는 한 사람이 몰래 달려나와 귓속말로 건넸다. 놀랍게도 “唫而不呿之法”을 지키지 않은 정상적인 말이었다.



“댁은 뉘신데 이리도 “唫而不呿之法”을 잘 지키시는 것이오? 성내에서 丞相을 제하고는 댁같이 그 법을 지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소. 우리들도 丞相께서 하라 하시니 별 수 없이 그 법에 따라 말하고 있소만, 도저히 힘들어 못 살 지경이오.”



“내 그 어려움을 알고, 그것을 해결하려 왔으니 냉큼 문이나 열고 丞相께 안내하라.”



“그게 정말이오?”



“글쎄, 문이나 열으라는대도.”



“알겠소이다. 댁이 정말로 이 일을 해결해 주신다면야 더할 나위가 없소.”



결국 나는 황당할 정도로 쉽게 丞相, 즉 畚燃에게 인도되었다. 아무래도 “唫而不呿之法”을 이상히 잘 지키는 자로서 소개된 듯싶었다. 畚燃의 앞에 나가니, 그는 좌우를 물리치고 문을 모조리 닫은 뒤, 물었다.



“내가 이 나라에 온 이래, “唫而不呿之法”을 너와 같이 유창하게 말한 자는 없었다. 넌 누구이며, 도대체 여기에 온 까닭은 무엇이냐?”



그 또한 “唫而不呿之法”으로 말하고 있었으나, 조금도 더듬거림이나 망설임이 없는 말투였다. 나는 과연 하고 여기고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소인은 ”륵“ 출신의 某라 하옵는데, 丞相의 “唫而不呿之法”이 만방의 聲音 중 가장 뛰어나 그 공업이 蒼頡에 짝하옵고, 옛 聖王도 이루지 못한 바라, 소인이 미천하옵지만 뵙고 이를 송양하러 온 바이옵니다.“



畚燃은 나의 말을 듣더니 한참을 생각하고는 말했다.



“”륵“이라면 齊의 지경 밖의 시골이 아니더냐. 또한 나의 “唫而不呿之法”은 제아무리 문자로 적혀있다곤 하나 내가 직접 말로 전하지 않는 한 너와 같이 촌구석에 사는 자가 알 바가 아닌데, 네놈은 어찌하여 그것을 알고 있는가? 당장 이실직고 하지 못할까?“




역시 저 자도 이상함을 느낀 것 같다. 당연하지. 여기서 너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은 나 하나 뿐일 테니까. 그러나 나는 태연히 말했다.




“본래 성인이 나시면 미물 또한 그를 알고 따르는 법이옵니다. 그러므로 文王이 나실 때 날짐승과 길짐승이 감싸 돌보매 사람이 감히 그것을 해치 못하였삽나이다. 어찌 만물 중 제일인 사람이 그를 모르겠나이까?”



그러나 그러한 변명은 통하지 않은 듯 했다.



“핑계는 집어치워라! 네놈은 나를 臨淄에 돌아다니는 바보들과 똑같이 보는가? 너절한 옛날 글귀를 인용한다고 내가 속을 줄 알아? 똑바로 말하라! 넌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무릇 옛 성왕들은 백성을 우선하였나이다. 古公亶父께서는 邠에 계시다가 오랑캐가 쳐들어오니 백성의 안위를 생각하시어 岐山으로 옮기셨는데, 그러자 백성이 그 마음 씀씀이에 감동하여 그 길을 따라 나섰습니다. 그런데 지금 丞相께서는 백성은 돌아보시지 않고 사람의 성정을 발하는 바인 말을 어지럽히면서, 이를 강제하시니 백성의 울음소리, 하늘에 미치며, 그 흘린 피, 黃泉을 적시옵니다. 이 어찜이시옵니까. 소인이 丞相의 뜻을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니오나...”



“네놈이 감히 뭘 안다고 때까치 울음소리를 지껄이느냐!”



畚燃이 분한 소리로 말했다.



“내가 수십년간 雅言을 忖度하여 그를 考究하고 근심하여 겨우 그 聲音을 분명히 하였더니, 정작 뭇 사람들은 그 소리가 사람의 것이 아니라고 비웃으며, 입을 다물고 말하는 자 어디 있으리 하였다. 또한 혹은 아예 ‘오랑캐의 어그러진 말로 雅言을 궁구하는 꼴이로다’하면서 나의 聲音이 雅言이 될 수 없다고 무시하였다. 이 분하고 원통함을 너는 아느냐? 그들은 나와 같은 고생도 하지 않았으면서, 내가 고민한 것들을 보지도 않고 무시하고 깔아뭉개기를 일삼았단 말이다!”



나는 그의 말 -유창하긴 하지만 그야말로 외계어 같은 괴상한 발음이었다- 에서 비분강개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 이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로 순수한 인간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일은 변하지 않으며, 丞相의 궁구한 바에 틀림이 있다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옵니다. 아무리 분하다 하여도 지난 일을 바꾸어 자신의 잘못된 바를 진짜로 만들어버리려 한다니, 이것은 사리의 어그러진 바이옵니다. 어찌 사람이 입을 다물고만 소리를 발할 수 있겠사옵니까?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으로 두고, 아는 것만 분명히 하는 것이 모름지기 학문을 하는 자의 도리이온데, 학자가 무고한 生民을 괴롭혀가면서까지 자신의 학설을 진짜로 만들려 함은 고래에 있은 바 없는 황당무계한 일이오니다. 아니 그러하옵니까, 고본한(高本漢)! 클라스 베른하르트 요하네스 카를그렌(Klas Bernhard Johaness Karlgren)!"



라는 고함소리와 함께 나는 잠에서 벌떡 깼다.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은 벌써 아침 7시. 출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후닥닥 일어나 준비를 하려는 차, 베개 맡에 있는 책 한권을 발견했다. 스웨덴의 언어학자 K.B.J. 칼그렌이 지은 《Grammata Serica Recensa(修訂 漢文典)》였다. 그제서야 내가 책을 보다가 개꿈을 꾸었음을 깨닫고 서둘러 준비를 하고 학교로 갔다. 학교에 가서 동학들에게 내가 꾸었던 꿈 이야기를 하니 ‘쓸데 없는 소리 말고 일이나 해’라는 핀잔만 들었다.



점심이 되니, 교수님께서 갑자기 호기를 부리시면서 오늘은 고급 한식집에서 먹자 하면서, 학교 뒤 쪽에 있는 한식집에서 거하게 한턱을 내시었다. 마침 돈도 별로 없던 차라 교수님의 성의에 크게 감사하면서 교수님을 따라갔다. 그러나 나는 음식점에 닿아 그 현판에 적힌 이름을 보고 다시 한번 크게 놀라고 말았다.
 


“稟才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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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왜 화자가 놀랬는지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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