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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개호성6

ㅇㅇㅇ(1.237) 2021.07.04 02:44:01
조회 174 추천 0 댓글 1

6

 

 

 

정숙은 자신의 옆의 빈자리를 보았다. 원래라면 호성이 앉아있어야 할 자리였지만 그 날 이후 호성은 보이지 않았다. 금방 나오겠지 싶었지만 사건 이후 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그리고 3일째인 오늘도 호성은 나오지 않았다. 이쯤되자 정숙은 약간 걱정아닌 걱정이 됐다.

자신이 잘못한 것은 없지만 소심하게 이상한 짓이라도 저지르지는 않을까 하는 괜한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마음 속 한 편에서는 꼴보기 싫었던 놈이 없어져서 좋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야 정숙아. 네 짝 왜 안 나오는 거냐? 무슨 일 있냐?”

담임 선생님이었다.

 

저도 몰라요.”

옆자리 친구인데 그것도 모르냐.”

친구 아니에요. 아 정말.”

왜 화를 내고 그래? 알았다. 선생님이 알아보마.”

 

정숙은 짜증이 났다. 왜 괜한 신경을 쓰이게 만들고, 친하지도 않은데 옆에 앉았다는 이유로 선생님한테 귀찮은 질문을 받게 만드는지. 그동안 있었던 미안한 감정도 다 없어질 판이었다.

 

선생님이 나가고 정숙은 짜증을 최대한 진정시키고 다음 수업의 교과서를 책상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호성이 아무 일 없다는 듯 교실로 나타났다. 그리고 정숙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책가방을 자리에 던지고 앉았다. 정숙은 뭐 이런 새끼가 다 있나 싶었지만 딱히 말을 걸 정도로 친한 사이도 아니기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이전처럼 그냥 투명인간 취급할 뿐이었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둘 사이에 엄청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그 전에 일방적으로 무시할 땐 덜했지만 서로 아무 말도 안 하니 티는 못 냈지만 엄청나게 어색했다.

 

아이 씨. 진짜 왜 이런 애 때문에 내가 불편해야하지...’

 

정숙은 불편함을 인내하며 점심시간까지 참았다. 그래도 점심시간은 한 시간이나 되고 다른 자리로 이동할 수 있어서 편히 있을 수 있었다.

 

근데 내가 왜 얘를 피하지?’

 

정숙은 자존심이 상했다. 자신이 쓸데없이 호성을 의식하는 것이 말이다. 원래는 자신이 호성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 왜 이렇게 오랜만이냐?”

 

호성의 친구 나현창은 점심 시간이 되자 평소처럼 호성의 근처로 왔다.

 

그런 일이 있었어.”

병1신. 그래 밥이나 먹자. 급식 받으러 가자.”

 

현창은 호성에게 일어나라는 손짓을 했다. 그러나 호성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 안 가?”

너만 받아와. 난 오늘부터 급식 안 먹어.”

? 오늘 맛있는 거 나오는데?”

아 걍 닥치고 네꺼나 받아.”

생리하냐. 알았다.”

 

정숙은 그런 호성을 보며 학교를 거르더니 이제 급식도 거르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정말 하는 짓이 오만정이 다 떨어지는 짓만 하고 있었다.

 

정숙도 급식을 받기 위해 일어섰다. 반찬을 살펴보니 오늘은 돈까스와 수프가 나와서 학교 아이들이 모두 좋아하는 식단이었다. 정숙과 친구도 기대를 하며 줄을 섰다. 줄이 줄어 정숙이 급식을 받을 순서가 되자 갑자기 아이들의 소근소근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냄새지?”

뭐야? 갑자기...”

 

소란함에 정숙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혼란한 틈에 애들의 시선은 한 곳으로 향해있었다. 자신의 자리, 아니 그 옆에 있는 호성에게 모든 눈이 가 있었다.

 

뭔 일이지?’

 

정숙은 급식을 다 받고 급식판을 든 채로 이동하며 호성의 자리를 보았다. 급식판들 사이에서 호성의 책상 위에는 도시락이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이 냄새의 원인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호성은 도시락의 반찬이 바로 홍어무침이었다.

 

. 시발 이걸 왜 싸왔어??”

현창은 코를 막으며 말했다.

 

닥쳐.”

아 냄새. 급식을 안 받는다더니 뭔 지1랄하는 거야.”

닥쳐. 좆 같으면 딴 데가서 먹던가. 자꾸 쫑알쫑알대네.”

아놔.”

 

호성은 무슨 일인지 모두 앞에서 그렇게 모욕했던 홍어무침을 먹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의 소근거림과 시선에는 전혀 개의치 않고 홍어를 한 젓가락씩 들어서 자신의 입으로 넣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정숙은 이해할 수 없었다.

 

저러다 말겠지.’

 

정숙은 신경을 끄기로 했다. 그리고 친구의 옆자리로 가서 급식을 먹었다.

 

 

다음날이 됐다. 어김없이 점심시간은 찾아왔고 호성은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원래라면 제일 1등으로 급식을 받는 그였지만, 또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더니 자연스레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책상으로 올려두었다.

 

야 병1신아. 뭐야 또.”

나현창이었다.

 

닥쳐.”

... 제발 호성아.”

닥쳐. 싫으면 나 혼자 먹을테니까.”

 

호성은 밥에 홍어무침을 올려 입으로 한 입 넣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가는 조합이었다. 이틀 연속 홍어무침이라니 정숙은 내심 그가 부러웠다. 하지만 반 아이들의 시선은 달랐다. 아이들은 냄새 탓에 얼굴이 구겨졌지만 상대가 호성인지라 아무도 직접적으로 말을 하진 못했다.

 

그리고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 다다음날도 계속해서 호성은 같은 짓을 반복했다. 아무리 홍어무침이 밥도둑 꿀 반찬이라지만 한달여간 홍어무침만 먹는다면 질릴 만도 했다. 하지만 호성은 그만두지 않았다. 오늘의 반찬도 홍어무침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익숙해졌다는 듯 반 아이들도 호성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시선이 가는 건 정숙 뿐이었다.

 

.”

 

정숙은 호성을 보며 말했다. 한달여만에 정숙의 말에 호성은 당황해서 말을 잊지 못 하고 그냥 빤히 정숙을 바라봤다.

 

맛있냐?”

 

정숙의 이어지는 말에 호성은 입에 홍어와 밥을 넣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맛있긴 하겠지. 너도 참 너다. 질리지도 않아?”

 

정숙의 말에 호성은 빠르게 입 안에 있던 밥과 홍어를 씹어서 목으로 넘기고 입을 열었다.

 

.. 전혀.”

나도 하나 줘봐.”

?”

나도 하나 줘보라고. 홍어무침. 나도 먹고싶어.”

 

정숙은 호성의 도시락에 젓가락을 내밀어서 홍어 무침을 하나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했다. 호성은 멀뚱멀뚱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너 왜 도시락 싸오기 시작한 거야?”

ㅇ 어..?”

급식 안 먹고 갑자기 왜 도시락 싸오기 시작했냐구.”

그냥. 도시락이 더 맛있잖아.”

나 떄문이면 이제 안 그래도 돼. 괜찮아.”

아 아니거든. 자의식 과잉이네. 내가 먹고싶어서 그런 거야.”

난 말했다?”

 

정숙은 호성을 용서하기로 했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홍어의 달콤한 식감과 호성의 노력이 자신의 마음 속 얼음을 녹였다. 더 이상 호성과 이야기할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정숙은 호성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나쁜 아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실수를 했을 뿐이라는 생각이었다. 사람은 모두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에 단지 실언과 실수를 했던 것이다.

 

이후 호성은 일주일 정도 도시락을 더 싸온 후 그녀의 말대로 도시락을 관두고 급식으로 돌아갔다. 이후 호성과 정숙은 더욱 친해졌다. 이전에는 반에서 앉아 가끔 말만 하던 사이라면 이제 학교에서 보면 서로 먼저 인사하는 사이가 됐다.

 

 

호성은 이러한 발전에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 그동안 한 고생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고 생각했다. 극도로 혐오하는 홍어를 매일매일 점심시간에 먹어야했다. 그렇기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보다, 지겨운 영어 수업을 듣는 것보다 점심시간이 오는 것이 두려웠다. 홍어를 먹는 것도 한계에 다다른 시점, 정숙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그것은 구원의 손길이었으며 그녀가 성녀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그녀와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도 기뻤다. 하지만 별로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호성은 그녀의 옆자리에 책가방을 던지고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방긋 웃으며 호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호성도 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인사를 건넸다.

 

호성은 한창 정숙과 이야기를 하던 도중 조회 시간이 되었고 담임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훼방꾼에 호성은 짜증이 났다.

 

저 새끼는 진짜 시간을 칼 같이 맞춰 들어오네. 빨리 나갔으면 좋겠다.’

호성은 표정관리하며 담임이 빨리 말을 끝내고 나가기를 기다렸다.

 

오늘 전해줄 소식은 별로 없고, 호성이는 조회 끝나면 나 따라와라.”

? 왜요.”

호성은 별로 자리를 벗어나고 싶지 않앗다.

 

오라면 와 인마. 뭔 말이 많아.”

저 다음에 가면 안 돼요?”

안돼. 중요한 일이야.”

진짜 내일 갈게요.”

아이 씨. 너 좋게 말 할 때 쳐와. 너 또 쌈박질 했다고 민원 들어왔어. 아오..”

??”

 

호성은 한동안 홍어를 먹느냐 싸울 기력도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하는 수 없이 담임의 뒤를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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