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니 핸드폰에 오후 1시쯤

아직 급식충인 나는 깜짝 놀라며 일어나 담임선생님께 전화했지만 받지 않는다.

올해부터 혼자 살게 된 나는 지각하는 일이 잦았지만 결석하는 일은 한번도 없었다.

조심스레 기억을 되짚어봤다. 아랫집 사는 친구보다 친한 후배한테 전화 했더니 점심시간이란다.

"어 형 무슨 일이에요?"

"나 좀 깨우고 가지...나 아직도 집이야"

하자 후배가 핸드폰이 떨릴정도로 웃었다.

"형, 고3 들 어제 방학했어요."

이런 시발. 입던 옷들을 다시 벗고 이불 속에 들어왔다.

생각해보니 고3들 방학이 1,2학년들 보다 빠르단 소식이 있었지만. 어제만 안갔던 학교가 방학식을 하는 날이었다니.

나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이제 내가 학교를 나갈일은 졸업식때뿐이었다. 그 다음 학교를 나갈일은 2월달에 있을 대학교 OT일까?

뭔가 씁쓸했다. 이렇게 내 고등학교 삼년이 끝나간다는게.

원래 끝나갈때 쯤에야 그리워 진다는게 사실일까.

From DC W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