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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갤탑소설가(66.249) 2016.01.05 11:58:33
조회 106 추천 1 댓글 1




매너.


종종 이런 일이 있다.

"저 잠깐 한 대 피우고 오겠습니다"

얘기하는 도중에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잠깐 대화가 끊긴 시점에서 남직원은 항상 이런 식이다.

상대방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문뜩 생각난 말이 있어 해야 할 때, 할 수 없게 되어 기다리게 되는 것이 싫다.
담배 냄새 풍기며 돌아온 그의 입 냄새를 감내하기도 싫다.

"안됩니다"

나도 이런 식이다.
대개 그들은 호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가 잘 있는지 더듬으며 일어나려다가 안 된다는 말에 아차 싶은 얼굴로 자세를 바로잡는데, 그 중 일부는

"딱 한 대만 피우고 오면 안 될까요?"

하고, 앉지도 서지도 못한 어정쩡한 자세로 사정하듯 말한다.

예를 갖추는 사람과 갖추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이런 자세에서 차이가 난다.
예를 갖추면 주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반면에 예를 갖추지 않으면 주변 시선 의식하고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진다. 두 유형으로 나누면 양아치처럼 과잉스럽거나 찌질이 처럼 소인배스럽게 된다.

상대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는 "예, 천천히 다녀오세요" 하고 서류를 덮는다.
다음 스케줄을 꼼꼼히 점검한다.

대개 상담 스케줄은 넉넉하게 잡아두기 때문에
일찍 끝내면 여유가 많다.

그 여유를 즐기며 어디 싸돌아다닐 곳은 도심에서, 혼자서 마땅히 없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걸어오는 그가
테이블 위에서 치워버린 서류를 찾으며
쌍라이트를 켠다.
착석한 그를 환영하듯 맞으며
나는 그와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꽃피운다.

"그땐 그랬었죠, 지금은 많이 변했머요"

"아, 고향이 그쪽이세요? 친한 후배 고향이라 가본 적 있어요. "

등등, 시답잖은 얘기 같지만
지폐의 그림과 문양 공의 개수를 살피는 것과 같다.
그와 이런저런 명분으로 친분을 쌓고 나면
다음 스케줄에 맞춰 일어선다.

계약은 회사 일이고,
사람 사귐은 또 다른 일이다.

돈이라는 것은 돈을 가질 수 있는 인간에게 주어진다.
은행이나 저금통은 돈을 보관하는 곳일 뿐
실질적으로 돈을 만지는 것은 인간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곧 재산이라는 말은 성립된다.

그가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건 내 마음일 뿐이고,
업무 관계에서 그와 잘 맞지 않더라도 그건 주어진 업무에 한해서다.

어떤 인연이든 후에 다른 인연으로 만나게 될 것인데
현 상황만 보고 그 인연을 악연으로 만든다면
후에 그의 보복이나, 동정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보복보다는 보온을, 동정보다는 동감이 낫지 않는가.

매너가 사람을 만들며
사람은 곧 돈이다.
예컨대 사람을 만들고 불리는 것은
돈을 만들고 세상에 저금해두는 것과 같다.
필요하면 쓰고 필요없으면 저금해둔다.

간혹.
돈을 뿌리거나, 돈으로 돈을 사려 투자를 하는
멍청한 인간들을 보면서 가슴 새파랗게 시린다.

`차라리 기부를 해라. 오히려 그게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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