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한데 모여 노래를 불렀다. 우연히 내리는 장대비, 하나의 우아한 종달새. 다 같이 노랠 부르며 빗속에서 마음과 몸을 씻는다. 그 사이에서, 나는 알고 말았다. 그동안 많았던 내 사랑들은, 전부 사랑이 아니었다는 걸. 가장 잔인한 것은. 우연처럼 내리는 비처럼, 우연을 가장한 진실이 가슴에 부딪히는 것을 무시 해 봐도. 언젠가 쓰라린 가슴에 울며 그것이 다시 부딪혀 오지 않게 안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진실은 그렇다. 너무 아픈 진실들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라도. 다시 부딪혀 오지 않게 받아들이 게 되는 것이다. 

내가 안은 진실은, 그동안 내가 사랑한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내 마음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어떠한 진실은 남의 잘못을 알리지만. 어떠한 진실은, 자신의 잘못을 고발하는 것처럼. 

가만히 누워 있을 뿐이다. 손가락을 까딱거리면, 거기에서 퍼지는 울림을 듣고 달려오는 짐승처럼. 가만히 누워 있을 뿐이다. 그래도, 교통사고처럼 그것들은 내게 부딪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