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무너짐. 어느 히키코모리의 글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0.70) 2017.07.11 22:06:26
조회 177 추천 1 댓글 0



사람은 움직여야 산다고 한다.
발 뿐만이 아니라, 마음 역시
어느 종착지에 다다르기를 위한 삶을 살아가야 사람은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혹자는 목표를 찾아 항해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했고. 그렇지 않은 자는 단지 죽어가는 것이라고도 하는데.
나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움직이지 않았다.
지탱하고 있는 발 뿐만 아니라 마음의 노스텔지어에 다다르는 길에도.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멈춰있는 오늘이 편해서 다리에 석고를 붙여왔고. 내일은 달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등에 쇠로만든 날개장식을 몇 장인가 달아왔다.

셀 수도 없이 많은 날이 지났다.
등은 점점 무거워져가고 발에 붙은 석고는 지면과 달라붙어 누가봐도 나는 환자로 보임이 틀림없을 정도가 되었다.

나는 여전히 내일, 활공하는 꿈을 꾸며 살아가지만 날개장식은 완성될 일이 없고.
철로 만든 장식이 완성된다고 한들
나는 꿈처럼 날아갈 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어느 순간인가 내 마음이 굳어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내딛는 가벼운 걸음조차 석고 때문에, 날개 때문에. 그 동안 만들어 온 나 때문에 세상 때문에 내가 있는 덕택에....


죽고싶다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나는 죽고 싶지 않기에 다시 살고 싶다는 말을 이어나가지만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앞으로 나가지 않는 사람이
종착지에 영원히 지지않는 안개를
그 불어터진 숨으로 만들어내는 그 사람이.

아.
그래도 내 마음이 굳는 것은 싫었다.
언제든 날아갈 수 있을 것만 꿈조차 꿀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세상에 있는 온갖 러브젤을 가져와서 내 마음에 덕지덕지 바르기 시작했다. 성욕, 수면욕, 탐욕,
곧 죽어버릴 촛불같은 욕망들
알고 있음에도 나는 어디론가
아니, 제자리에 다리를 동동 구르기 위해
꿈을 꾸기 위해서 윤활유를 계속해서 발라왔다.




그러나 어느 날 나는 깨닫고 만 것이다
나는 스스로의 죽음에 내밀고 있었다는 것을.
꿈은 눈을 뜨고나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것임을 나는 더 빨리 알았어야 했는데.
제자리를 동동구를 바엔 마음을 먼저 죽여서 세상 끝으로 곧바로 떨어졌어야 하는데.



사람이 제각기의 아발론으로 움직이는 윤활유는 밖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제 안에서 몸을 열심히 태워 나오는 애액과 정액과도 같은 것만이 우리를 달려가게 하는 것이리라.


내가 바른 윤활유들은 온통 찰흙같은 것이었다.
이럴수가.
그것들은 바를 때는 누덕누덕한 느낌과 그 스스로의 더러움으로 배덕감까지 더해서 사람을 비뚤어진 쾌락으로도 이끌어가지만
시간이 지나고 꾸덕꾸덕해져 떨어져나갈 쯔음에는 마음을 수 십 갈래로 가물게 하고
머지않아 같이 공멸해버리는 것이다.


이제 내 마음은 다 죽어간다
나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고 산골마을 아스팔트마냥 아무도 눈독이 들이지 않은 채 나는 그냥 죽어버리는 것이다



단지 아스팔트와 다른 나는 사람이기에
지금이 한 순간 순간이 건곤일척의 승부라는 것임을 알고있다.
솔개의 발톱처럼 뜯어져나간 곳에야 비로서 새살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있다
그러나 그것이 죽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 역시 나는 알고 있을 터였다.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2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288732 "직업인에 대한 전자파 강도기준" 9번 가지고 놀았니 a(211.246) 04.05 45 0
288731 사이토카인, 자체가...'이주 영향'이잖아 [1] a(211.246) 04.05 69 0
288730 이제 간다 ㅇㅇ(112.160) 04.05 54 0
288729 사후의 소통 ㅇㅇ(112.160) 04.05 63 0
288728 삶의 문제가 생기걸랑 ㅇㅇ(112.160) 04.05 56 0
288727 고정된 것이 없기에 ㅇㅇ(112.160) 04.05 53 0
288726 니브리티의 추구 ㅇㅇ(112.160) 04.05 64 0
288725 시ㅡ眞 善 美(眞 仙 美) ㅇㅇ(106.102) 04.05 85 3
288723 "요즘 애들은 나라(국가)를 너무 믿어" [14] a(211.246) 04.05 92 0
288722 진달래가...산에 아토피처럼 피는구나 [8] a(211.246) 04.05 99 0
288721 디바이스 액정 블랙아웃이... a(211.246) 04.05 53 0
288720 t 혐오 니그라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5 101 0
288719 가령 원주 KFC의 경우 [5] a(211.246) 04.05 103 0
288717 들판 ㅇㅇ(223.38) 04.05 102 10
288716 주문한 시집 옴 런던공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5 105 0
288715 프랑스어 공부 9/100 일차 런던공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5 56 0
288714 내가 만들려고 하는 소설 평가좀......... ㅇㅇ(123.108) 04.05 104 0
288713 그리운 구한말 ㄱ..(223.62) 04.05 73 0
288712 오늘도 시써봤습니다 문갤러(182.230) 04.04 79 0
288711 사이토카인 폭풍 과정에서 세포에 전기에너지 저장, a(39.7) 04.04 61 0
288710 내가 어제부로 너무 자주 주저앉고 a(39.7) 04.04 55 0
288709 문제는 단순감각 이상 유도했다 그러면, [1] a(39.7) 04.04 76 0
288708 부속품 (남킹의 꽁트) 남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4 58 0
288706 ㅅㅂ 한글로 시 못쓰겠노 런던공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4 82 0
288705 아 이 휴대전화는 전기 없는 인간이 a(39.7) 04.04 62 0
288704 아 18 a(39.7) 04.04 79 0
288703 에너지가 기체 단위 전하 상태로 존재하니까 [3] a(39.7) 04.04 81 0
288702 그냥 상온핵융합에 해당하는 반응 있어 a(118.235) 04.04 74 0
288700 소설 평가 좀 아무나 제발 [5] ㅇㅇ(119.193) 04.04 166 2
288699 상호확증파괴 MAD a(118.235) 04.04 57 0
288698 피부장벽 관여물질이 칼슘 마그네슘 양이온인데 a(118.235) 04.04 63 0
288697 천재가 아니고 한글만 알면 다 알라며 세종대왕이 [2] a(118.235) 04.04 91 0
288696 아...그래서 <서른, 아홉> 예진 아씨는 피부과 의사, [7] a(118.235) 04.04 92 0
288695 역시 전동 저거 뭐니 서서 타는 아이, 킥보드 a(118.235) 04.04 52 0
288694 칼슘이온 변화 유도해 피부장벽(표피장벽) 망가지게 해 a(118.235) 04.04 61 0
288693 아...신경이 아니고...생화학적으로 a(118.235) 04.04 52 0
288692 라틴어 angelicus도 층간소음 얼추 나오니 a(118.235) 04.04 57 0
288691 나는 정말 빅스비를 볼 때마다 [1] a(118.235) 04.04 80 0
288690 Delilah / Tom Jones [1] 인생(218.52) 04.04 191 0
288689 헌혈 문자 왔거든..내 피가 전자 영향에 의한 쏠림현상 심해 a(118.235) 04.04 59 0
288688 문학은 인간을 [1] 블루만틸라(59.25) 04.04 96 0
288687 경쟁과 우위 블루만틸라(59.25) 04.04 69 0
288686 헨리밀러의 북회귀선 블루만틸라(59.25) 04.04 72 0
288685 그런데 니들은 산재보험에 도대체가... [13] a(118.235) 04.04 84 0
288684 국가단위 건강검진하면... [5] a(118.235) 04.04 95 0
288683 이해가 안 가는 것이 a(118.235) 04.04 56 0
288682 무당굿이 1억 줬는데 효험 없었어 [37] a(118.235) 04.04 104 0
288681 문갤님들 이 노래 가사는 문학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5] ㅇㅇ(211.222) 04.04 111 0
288680 프랑스어 공부 8/100 일차 런던공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4 56 0
288679 평야 ㅇㅇ(223.38) 04.04 6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