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후라제국에 대한 출사표

*본편 중간*

‘서쪽 문에서 빛나는 자’ 아후라제국의 옥황상제 서문화는 괴우주의 모든 것을 지배하겠다는 야욕에 불타고 있었다. 괴우주를 지배하는 원리를 중간에서 가로챌 수 있는 권능을 모조리 통제하기를 서문화는 바랐다. 서문화는 영혼마저 잘게 쪼개서 가능과 불가능을 가르는 원리를, 크툴루 괴신족조차 이해해가면서 써야 하는 그 원리를, 괴우주를 매우 깊고 작은 단위에서나 무법천지로 만드는 그 원리를 더욱 근본적으로 다스리기를 바랐다.

서문화는 대라신선들 보다도 강력한 신선들이자 신족들과 신족들과도 대등한 삼황오제의 존재론적 권능을 능가하는 강대한 아후라신족이었다. 서문화의 개인적 무력은 아후라제국의 7명의 군단장들과 비등할 정도였다.

그런 서문화를 인신족은 싫어했다.

우주중장대포를 쓰기도 하는 인신국의 법황이자 1군단장이며 아후라제국 동쪽 군단장인 우주인간 운수천은 오랫동안 서문화를 감시해왔다. 내면의 깊이가 다른 신족들 보다 깊다는 특징을 오랜 명상과 수련과 연구로 얻어 다른 여러 신족들로 변신하여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위장이 가능한 인신족(Cosmic nation of in)이었다.

운수천 또한 서문화를 눈앞에서는 섬기고 아후라제국의 명령들을 수행했지만 마음으로 충성하지는 않았다.

서문화에게 있어 권력 그 자체의 추구만이 중요했고 선악은 부수적이었다. 아후라제국의 동맹자 데바 신족에게 있어 선악이 다양한 경험을 위한 유희에 불과하듯이 말이다. 운수천과 같은 인신족은 선을 추구하는데 애를 썼는데 이는 탁월과 절제를 인신족이 구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탁월이라는 가치에서, 선이란 힘의 논리가 지배하면 어쩔 수 없이 수렴되어 발생하는 괴우주의 약육강식적 측면을 극복하는 것이었기에 도전 욕구의 자극이자 충족이라고 인신족은 생각했다. 절제란 측면에서도 선은 본디 험하게 대해도 상관없는 약자를 잘 대해주는 것이었기에 스스로의 본성을 극복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했다. 탁월과 절제를 향하다 보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측면도 있었다.

빈곤과 불의는 인간 사회에 있어 두 개의 악덕의 총아인 법이었다. 둘 다 결국 사회의 힘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불의는 결국 가해자를 게으르게 하고 피해자를 나약하게 하여 의지를 꺾는다.

운수천을 비롯한 인신족은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할 수 있는 괴우주 최강자의 자리를 원했다.

운수천의 막내 의붓동생인 별인간 운혜천은 얼음인간 눈루샨 등과 함께 마침내 오랜 신선계 해적 활동을 끝냈다. 인신족을 보다 비도덕적으로 보이게 하고 분열되어 있도록 보이게 하기 위해 운혜천은 해적질을 해왔다. 양심에 가책을 느끼게 하는 교활하고 잔인한 해적 행위였지만, 괴우주는 정보가 보존되는 곳이었고 정보를 역역산하여 동일한 정보를 모이게 함으로서 부활이 가능한 곳이었기에 운혜천은 마음의 짐을 덜곤 했었다.

인신국과 아후라제국이 전면전을 하기로 결정되었을 때 운혜천이 인신국 4군단장으로서 떨쳐 일어났다.

파라탐 지성체인 별들이 술렁였다. 이들 괴우주 일반시공의 주민들은 항성들 표면에 둥지를 틀었고 어느 정도 정신이 개화된 이들에게 항성들의 코로나를 아기처럼 보이게 했다. 별들은 강력해지면 내부의 별 공간까지 오롯이 지배했고 그러면 신선의 반열에 올라 별 신선이라 칭했다. 별 신선들의 무력은 아후라제국의 태양선관들과 대등했다.

이들 별 신선들의 우두머리이자 파라탐 초문명 급의 초존재인 태을성군(太乙星君)이 리겔, 알데바란, 베텔기우스 등의 최고위급 별 신선과 함께 운혜천 앞에 나타났다. 이들은 대라신선 급의 별 신선 군왕들이었다.

태을성군이 말했다.

“아후라제국의 학정은 하늘 전체를 그동안 어지럽게 하고 있었습니다. 이 대우주는 없음 그 자체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님의 창조적이면서 진화적인 실체가 투쟁적으로 드러나는 곳이라는 신앙 아래 나 태을성군은 별들과 함께 별인간 운혜천님 아래에서 아후라제국에 대항할 것을 맹세합니다.”

“환영합니다, 괴우주 별들의 군주여.”

운혜천의 4군단이 기라성 같은 인신족의 대인간 계열과 초인간 계열 장군들이 수두룩한 각 군단들 사이에서 7군단을 빼고는 가장 강한 이유는 바로 태을성군이 이끄는 수많은 별들이 운혜천 휘하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산야강이 최강제국의 으뜸웃크임금으로 추대되었다. 그에 따라 산야강은 관제 관우에게 모신제국 옥황상제 자리를 선양했다.

[2017.07.19.]